이상한 시집? 판매하지 않는 시집?
책이 흔한 시대에 나름 이런 책도 얼굴이 될 수 있갰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고 소식 올려봅니다.
단 한 권의 책은 카페 '시월'에서 전시하고 그 내용을 출력하여 앨범에 정리해 놓았죠.
시집 속 제목이 된 시 한 편 올립니다.
------------------------------------------------------------------------------------------------------------------------------------
낯선 그리서 더 낯선
그것 또한 웃음이 된다면-
아내의 몸 안 한 곳에 손님이 왔음을 CT촬영에서 발견했다. 그것도 왼쪽 폐 안이었다. 손톱만한 크기의 결절이라고 했다.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쵤영한 CT에서 변화가 있다고 의사는 서울 큰 병원을 소개했다. 들고간 CT를 판독한 의사도 몸속 손님은 암이 의심된다며 다시 조영제를 먹고 CT를 촬영했다. 그냥 두면 몸속에 세력을 확장하기 때문에 두 가지 치료법을 제시했다. 레이져 치료와 절제 수술. 그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앞에 것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는데 재발이 가능하고, 뒤에 것은 손님을 완전히 없애기 때문에 의사는 그것을 권한다고 했다.
아내는 그간 먹고 재우고 한 손님을 어쩌지 못하고 망연한 눈빛으로 허공을 보았다.
40년 함께 산 내가 아내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아 나 역시 허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서야 산다는 것이 더 절실히 내게 다가왔음을 알게 되었다. |
첫댓글 하재영 선생님~ 소문없이 큰 일을 하셨네요. 시가 깊이 다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