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훈입니다.
요즘 나름 바쁘다 보니 글을 또 못쓰고 한참이나 지나고 있네요 제가 글 쓰기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오늘은 요즘 커피집 게시판에서 유행하고 있는 발효 커피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사실, 현재 저도 발효커피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고, 일정 부분 결과가 있기는 하나, 지금까지의 제가 얻은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못함을 알려 드립니다. 물론, 제가 발효커피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는 일반적인 커피 애호가들의 관심과는 조금 다를 수 있기에 그 내용을 제외하더라도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의 소개도 어느 정도는 흥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영토님께는 죄송스럽게도, 저는 이미 커피Bio 라는, Methuselah 라는 이름의 발효커피를 생산하는 업체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마침 제가 하던 일정 부분의 연구가 끝나가는 시기에 연락이 되어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신 분이 계시기에, 그 분의 발효원두를 바탕으로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물론, 이미 특허를 포함하여 기본적인 연구는 다 끝나 있는 상태에서 저희 연구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 얻을 수 있는 결과물들을 추가하는 정도 입니다. 하지만, 아직 학계에서는 발효커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학계에는 최소한의 성과를 나타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어차피 나의 영토님께서도 이미 아시고 크게 신경쓰시지 않으실 것 같은 것이, 이미 발효커피에 대한 특허들은 엄청나게 많이 존재해 왔습니다. 현재 kipris 라는 한국의 특허검색 사이트에서 '발효커피'라는 검색어로 출원된 특허만 1641개가 있으며, 그 중 등록된 특허가 560개, 최근 10년간 등록된 특허가 452개 이므로, 이미 10년 전에 108개의 특허가 발효커피라는 이름을 포함하여 등록이 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즉, 현재 발효커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이미 아시고 있으실 것입니다.
물론, 그 연구들 중 상당수가 커피 자체가 아닌, 발효커피의 향이 들어간 쌀이나, 발효커피의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등 전혀 다른 연구이지만, 커피 자체만의 연구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를 많이 있습니다.
제가 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 특허도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추후 발효커피 시장이 커진다면 특허분쟁도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뭐 제 전공쪽은 아니니.... 다만 발효커피 관련 특허출원인들 중에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도 있으니, 혹시 분쟁이 있을 시에는 작은 회사들에서는 힘들 수도 있다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일단 서론이 좀 길었는데, 발효커피의 연구 역사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것이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군다나 아직까지 시장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발효커피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일단, 지난번 제가 소개해 드렸던 논문 요약 내용을 보신 분들은 어느 정도 짐작하시겠지만, 커피는 로스팅 과정에서 카페인 함량은 소량이지만 늘어나게 되고 항산화 성분의 함량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됩니다. 커피가 건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두 가지 성분이 일반적으로 보기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로스팅을 빼 버릴 수 있다면 저카페인에 다량의 항산화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 로스팅을 하지 않고 생두를 먹어야 하나?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생두를 그대로 끓이거나 했을 경우에 생두의 풋내와 비린맛이 그대로 살아나며, 또한 지난번에 제가 소개해 드린 로스팅을 통한 커피만의 향을 낼 수 있게 해 주는 FFT 의 생성이 없기 때문이지요.
지금까지 꾸준히 제 글을 정주행해 주신 분들은 이제 조금씩 보람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FFT 관련은 지난번 '왜 커피는 커피향이 날까?' 라는 글에서 소개를 해 드렸구요, 폴리페놀과 카페인에 대한 내용은 바로 전 글에서 소개해 드렸지요^^ 굳이 다시 찾아보지 않아도 내용이 기억나시는 분들은 제 글의 열성독자분들이시니 감사 드리구요 ㅎㅎㅎㅎ 위에서 이야기 할 때 '아 그 때 그런 내용이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제가 바라는 정도를 잘 지켜 주시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는 2000년 초반에 네슬레에서 문의를 해 왔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폴리페놀의 함량이 많이 들어가는 커피를 개발중인데, 원두와 생두를 1:1로 섞으면 어떻겠냐라는 문의였지요.
저희 교수님께서는 그렇게 되면 폴리페놀류의 함량은 확실히 많아지고, FFT 역시 원두에서 나올 수 있으니 커피 향도 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제품 개발까지 하여 맛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일반커피를 원했기에, 최종 제품화로는 실패했던 역사가 있지요 ㅎㅎ
이 실패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커피 생두의 풋내와 비린맛이었습니다.
발효커피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발효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발효과정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폴리페놀의 손실이 적고, 생두에서 발효원두로 가는 과정에서 질량 손실이 적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 증가율이 적으며, 생두의 풋내와 비린 맛을 발효과정을 통해서 잡아주며 발효시 나는 특이향 향이 커피의 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로스팅 과정이 없기에 FFT의 생성이 일어나지 않아 '커피'라는 느낌 보다는 약차 같은 느낌이 날 수 있고, 발효 과정에서 나는 향이 강하여 거부감이 들 수 있으며, 역시 로스팅 과정에서 풍부해지는 쓴맛과 바디감에서 약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발효와 로스팅을 동시에 조절하여 두 가지의 장점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가장 좋겠으나, 잘못되면 두 가지의 단점만을 모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향후 발효커피의 개선 방안은 발효커피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가서 건강에 좋은 커피를 이용한 차의 개념으로 발전시키거나, 로스팅과 발효 과정의 연구 성과를 얻어서 두 가지의 장점을 다 가질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방안 중에 얻는 것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효커피 시장이 현재는 시장 규모에 비해서 판매자가 너무 많지는 않은가 싶기도 하지만, 위의 사항들을 잘 개선한다면 건강을 생각하는 커피로 충분히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
나중에 제 연구성과 마무리 되어 저널에 실리게 되면 좀 더 화학적인 부분들 정리해서 다시 글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다음 글을 애타게 기다리는 일인입니다.
물론 다 이해 되는건 아니지만
왠지 커피에 관한 보약을 먹는 기분
건강에 각별히 유의 하시고 건승을 바랍니다.
다시 연락 하도록 합시다.
로스팅을 안한 커피는 어떤 맛일까?
굉장히 궁금한데요^^*
발효원두에서는 꼬릿한 청국장 향이 지배적입니다.
먹어 보진 않았고요,
로스팅은 완료,훌륭한 이가체프 발효커피입니다.
좀 색달라요^^
잘지내고 있쟈!
발효커피ㅡ제게는 특이하고 잊지못할 여운이 남는 맛이었습니다
저도 한번 도전해 보고싶네요~^^*
어랜만에 들어와 이글을 보았네요..이곳에서 꾸준히 마시고 있는 커피 중의 하나가 약간 발효 된 생두를 로스팅 한 커피지요..이렇게 생산하는 커피는 단가가 안맞아 힘든데 저와 친한 옹부가 손해를 보면서도 꾸줌히 보내 준답니다..커피 체리와 함께 말리는 방식인데..반은 버리지만 신맛과 시큼한 향이 좋고 또 로스팅 후 오래될 수록 깊은 맛이 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