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대불정능엄신주
 
 
 
카페 게시글
원오심요 스크랩 27. 찬상인(璨上人)에게 주는 글
智仁 추천 0 조회 8 09.06.23 21:5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27. 찬상인(璨上人)에게 주는 글



달마스님은 서쪽에서 와서 문자나 말을 세우지 않고 오직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가리켰을 뿐이다. '그대로 가리킴'을 논한다면, 모든 사람마다 본래 갖추고 있으며 무명(無明)의 껍데기 속에서 전체로 감응하여 나타나며, 위로부터의 모든 성인과 털끝만큼의 차이도 없다. 이른바 천진(天眞)한 자성은 본래 청정하고 밝고 오묘하여, 10허(十虛)를 머금기도 하고 토해내기도 하며 6근(六根)과 6진(六塵)을 오롯이 벗어났다고 한 것이다.



이 한 뙈기의 심전지(心田地)는 생각을 여의고 알음알이를 끊어 일상적인 격식을 아득히 초월하였으니, 큰 근기와 큰 지혜 있는 이는 본분의 역량으로 곧장 자신의 근본자리로 나아가서 알아차린다. 마치 만 길 절벽에서 손을 놓아 몸뚱이를 버리고도 다시는 돌아보지 않듯 하여, 지견(知見)과 알음알이의 장애를 밑바닥까지 엎어버리고 완전히 죽은 사람처럼 이미 기식이 끊겨버렸다.



본 바탕에 도달하여 크게 쉬게 되면 입·코·귀가 애초에 서로 알지 못하며, 알음알이[識見]와 생각[情想]도 모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런 뒤에 꺼진 불, 찬 재와 두두물물 위에서 밝히며, 마른 나무 썩은 그루터기 사이에서 사물마다 비춘다. 이리하여 아득하고 높은 데 계합하면 다시는 결코 마음을 찾거나 부처를 찾을 필요가 없으니, 착착 들어맞아 원래 밖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



예로부터 깨달았다는 백천 가지의 사례가 바로 이것일 뿐이니 마음으로 다시 마음 찾을 필요가 없다. 무엇 때문에 부처가 다시 부처를 찾느라고 수고하겠느냐. 혹시 말 위에서 격식을 짓거나 경계 사물 위에서 알음알이를 내어 알려 한다면 너절한 쓰레기 포대 속에 빠져서 끄집어내려 해도 끝내 어쩔 수 없는 꼴이 되고 만다. 이처럼 생각도 잊고 비춤도 끊긴 것이 진제(眞諦)의 경계라 하겠다.



거친 밭에서 가리지 않고 손 가는 대로 집어오니 밝고 밝은 풀끝마다 그대로가 분명한 조사의 뜻이다. 하물며 푸른 대나무와 탐스런 누런 국화와 장벽·기와부스러기 등이 무정설법을 하고, 물새가 숲에서 고(苦)·공(空)·무아(無我)를 연설하는 경우야 말해서 무엇하겠느냐. 이는 하나의 실제에 의거하여 인연 없는 자비를 드러내며, 고요한 큰 보배 광명에서 함이 없는 빼어난 힘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장경(長慶)스님은 말하기를, "도반과 만나 어깨를 스치고 지나는 사이에 일생 참학(參學)하는 일을 모두 끝냈다"라고 하였다.



남탑(南塔)스님은 말하기를, "내가 한 조각 나뭇잎을 가지고 성곽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앙산(仰山) 한 무더기를 옮겨버린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향엄(香嚴)스님의 '대나무에 기왓장 부딪치는 소리'와 영운(靈雲)스님의 '복사꽃을 보았던 일'과 자복(資福)스님의 '찰간대'와 도오(道吾)스님의 '신령한 주장자'와 대앙(大仰 : 앙산)스님의 '가래를 꽂은 것'과 지장(地藏)스님의 '씨 뿌린 것'이 모두 다 금강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니, 당자로 하여금 한걸음도 떼지 않고 크게 해탈한 참 선지식을 참례하고 말 없는 교화를 시행하여 걸림 없는 변재를 얻게 한다.



그리하여 삼라만상의 모든 사물 위에서 긴 시간 두루 참례하면서 원융한 법계를 널리 다 포섭한다. 보신불과 화신불의 머리에 앉아, 앉고 눕고 나타나고 숨으면서 변행삼매( 行三昧)를 초연히 증득하나니, 무엇 때문에 굳이 각성(覺城)의 동쪽 누각(樓閣)문전과 웅이산(熊耳山)과 조계의 근원에서 승당입실(陞堂入室)한 뒤에라야만 친히 전수하고 증득한다고 할 수 있느냐.



혜초(蕙超)스님이 묻기를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하자 법안스님이 "그대가 혜초이다" 하였는데, 혜초스님은 여기서 깨달았다. 이것을 두고 이른바 "너에게서 나온 것이 너에게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당(唐)나라의 옛스님인 영선사(英禪師)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밭일을 하느라 망치로 흙덩이를 부수다가 큰 흙덩이 하나를 보고 장난삼아 힘껏 후려쳤더니, 곧바로 폭삭 부숴졌다. 그러자 홀연히 크게 깨닫고, 이로부터 은현 자재하여 남들이 헤아리지 못하게 되었고, 자못 신이(神異)함을 나타냈다. 한 노스님이 이 이야기를 가지고 말하기를 "산하대지를 이 스님이 한 번 후려치자 산산히 조각나버렸다. 부처님께 공양하는데 반드시 많은 향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였으니, 참으로 진실한 말씀이다.



 
다음검색
댓글
  • 11.02.25 10:57

    첫댓글 고맙습니다, _()()()_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