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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이 치루어진지 벌써 16년이 지났다.
월드컵을 치루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10개의 경기장을 내세웠다.
한국의 경우 7개 [서울, 수원, 대전, 전주, 울산, 서귀포, 광주(실질적으로는 종합)] 경기장이 축구전용구장인 반면
일본의 경우는 4개 (사이타마, 사뽀로, 고베, 이바라키) 가 축구전용구장이다.
축구팬들은 부산, 대구, 인천 경기장도 축구전용구장으로 건립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당시 상황을 보면
부산의 경우 2002 아시안게임을 유치 (1995.05.22) 해 놓은 상황이고 2008 하계올림픽 유치도 염두에 둔 터라
8만 명 수용 (62,300석) 규모의 종합경기장을 건축 (1993.11 착공 , 일단 짓고 봄) 중에 있었고
인천 역시 1999 전국체전을 염두에 두고 50,250석 규모의 문학종합경기장을 건립 (1994.07.20 착공)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구 역시 2001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실제로는 2003대회 유치)를 목표로 70,000석 규모의 종합경기장 건설을 타진 중이었다.
부산과 인천 그리고 대구의 종합경기장 건립은 2002월드컵 유치와는 무관하게 진행되었다.
그렇다고 부산, 인천 그리고 대구가 월드컵을 염두에 두면서 종합경기장 외에 축구전용구장까지 건립할 만한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편 최종후보도시에서 탈락한 천안 역시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종합경기장 건설을 추진 중이었다.
이젠 월드컵의 유치 과정과 함께 경기장 관련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의 월드컵 유치 문제가 공식 석상에서 맨 처음 등장한 것은 1989년 8월8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업무보고회의에서였다.
그리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포착된 한국의 2002 월드컵 유치의사 표명은 1990년 6월 1일 김우중 축구협회장이 FIFA에 유치의사를 보내면서 부터였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KFA (대한축구협회) 는 1991년 3월 12일에 2002년 월드컵의 남북공동개최 유치를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1993년 1월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KFA 회장에 취임했으며 같은 시기에 일본은 신축경기장이 구비되는 15개 개최지를 발표했다.
1993년 2월 취임한 김영삼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2002 FIFA 월드컵™ 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는데
대통령 취임과 함께 대회 유치를 적극 추진하라고 내각에 지시를 내렸다.
이런 분위기를 발판으로 정몽준 회장은 6월 1일 FIFA에 월드컵 유치 의사를 밝힌 서한을 보냈다.
Doha의 기적 (일본에겐 도하의 비극) 으로 유명한 1993년 10월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극적으로
1994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게 되고 이런 축구 열풍에 힘입어 2002 월드컵 유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르게 되었다.
1993년 11월 1일에 열린 축구대표팀 환영 청와대 초청 행사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월드컵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라고 문체부에 지시했고
12월 13일 KFA 정몽준 회장은 기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2002년 대회를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994년 1월 18일에 유치위원회의 발기위원회가 열렸고 3월 15일에 유치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투표권 한 장을 행사할 수 있는 FIFA 부회장에 당선 (5월 13일) 되었다.
유치위원회는 1994년 8월 월드컵 개최 후보 도시 선정을 위해 후보도시 접수 작업에 들어갔다.
1994년 9월 14일 유치후보도시 접수 마감 결과 아래와 같은 20 여개의 도시로부터 접수를 받았다.
서울 , 부산 , 대구 , 대전 , 광주 , 인천 , 천안 , 청원 , 수원 , 부천 , 성남 , 안양
춘천 , 강릉 , 원주 , 울산 , 창원 , 경주 , 포항 , 전주 , 목포 , 여천 , 제주 , 서귀포
이들 신청 도시 중 경기장을 신설하겠다는 도시는 위에서 언급한 부산, 대구, 인천, 천안 외에
청주, 전주, 여천, 부천, 서귀포 9 곳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종합운동장이다.
1995년 2월 15일 유치위원회는 실사를 토대로 부천 , 성남 , 안양 , 춘천 , 원주 , 경주 , 여천 , 제주를 탈락시키고
아래 16개 도시를 2002년 월드컵 후보도시로 선정했다.
서울 , 부산 , 대구 , 대전 , 광주 , 인천 , 천안 , 청원 ,
수원 , 강릉 , 울산 , 창원 , 포항 , 전주 , 목포 , 서귀포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16개 도시 중 그 어떤 도시도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경기장을 4만석 이상으로 증개축하거나 4만석 이상 급의 종합경기장을 신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다만 서울의 경우 71,000석 규모의 뚝섬 돔구장이 잠실종합운동장과 함께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월드컵 유치 입찰서 (Bidding Book)에 첨부되었다.
만약 2002 월드컵이 일본이 배제된 한국의 단독 유치로 결정이 났다면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12개 정도의 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을 치를 수도 있을 뻔 했다.
1996년 6월 1일 월드컵이 일본과 공동개최로 결정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각각 최소 6개의 경기장을 준비하면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유치도시 수가 반으로 줄어들자 도시 간 경쟁이 과열되어 축구전용구장 건립이라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1993년 1월에 15개 경기장을 월드컵 개최후보지로 내세웠던 일본은
1996년 12월 25일 반쪽 월드컵에 10개의 경기장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탈락 후보지는 히로시마, 아오모리, 지바, 아이치, 교토)
일본이 이런 결정을 내리다 보니 한국 역시 일본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10개 경기장으로 결정을 보았다.
그러나 IMF 발발로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한국은 경기장 수를 6~7개로 축소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일본보다 1년 늦은 1997년 12월 29일에 9개 개최 도시 (서울 유보)를 확정 발표했다. (탈락 도시는 포항, 강릉, 천안, 청주, 목포)
1997년 1월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16개 후보 도시 중 어느 한 곳도 축구전용구장 건립 계획을 내세운 곳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후보 도시 선정에 전용구장과 잔디연습장을 많이 보유하는 곳에 가산점 부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997년 12월 29일 개최지 발표 전까지 개최지가 6 곳이 될지 10 곳이 될지 결정이 안 난 상황이었다.
개최 장소가 6개가 되든 10개가 되든 서울 , 부산 (62,300석) , 대구 (70,822석) , 광주 (55,400석) 그리고 인천 (50,250석)은
도시가 갖는 상징성으로 인해 유치 안정권에 있었다.
그런데 이들 5개 도시는 모두 종합경기장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종합경기장을 내세워도 다른 분야의 SOC가 탁월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대도시였다.
이런 까닭에 나머지 11개 도시가 남은 개최지 5곳 (최악의 경우 1곳)을 놓고 경쟁해야 했다.
축구전용구장 건립 외에는 유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그 결과 1997년 중반에 이르러
대전 (43,000석), 수원 (43,000석). 강릉 (45,330석). 청원 (47,380석). 전주 (52,217석). 목포 (43,978석).
울산 (55,700석). 서귀포 (43,487석) 등 모두 8곳이 축구전용구장을 신축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천안 (47,410석 / 신축) , 포항 (45,415석 / 증축) , 창원 (45,000석 / 증축)은 종합경기장을 계속 고집하여
개최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었다.
이런 여러 정황을 놓고 볼 때
한국 유치후보 도시들의 축구전용구장 건립 계획은 2002 월드컵의 한일 공동 개최 결정 6개월 후인
1997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 일본이 경기장 수를 6개로 결정하였다면 한국 역시 일본의 입장을 환영하며 경기장 수를 6개로 축소 결정하였을 것이다.
(예상 개최지는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이 경우 6개 경기장 중 한 두 경기장 정도만이 축구전용구장이었을 것이다.
한국이 단독으로 2002 월드컵을 유치했다면 12개 정도의 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이 치루어질 수도 있었다.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울산, 수원, 전주, 서귀포, 강릉, 청주)
물론 정몽준 축구협회장의 권유와 FIFA의 압력에 못 이겨 몇 개 도시는 축구전용경기장을 건립했겠지만
신축으로 이루어진 전용구장의 상당수는 현재의 광주월드컵 경기장과 유사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회 행사 기간 동안에는 관중석과 피치간 거리가 애매한 어설픈 축구전용구장 모습이나
행사가 지나면 종합경기장으로 전환되는 그런 경기장이 아니었을까?
억측이라고 주장할 여지도 크지만 월드컵의 한일공동유치로 인해
축구전용구장이 6개가 생긴 반면 4만 수용 이상 급의 종합경기장 2개는 철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합경기장 4개 + 축구전용구장 6개] 와 [종합경기장 12개]
전자와 후자 중 어떤 것을 선호하시겠습니까?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으로 유치 가능 도시 수가 반으로 줄어들면서 후보 도시 간 경쟁이 과열되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 축구 전용 구장 건립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경기장 조감도는 대부분 한일 공동개최 합의 후에 나온 산물이다.
축구전용구장 조감도가 공개된 강릉과 청원의 경기장 역시 그러하다.
이제는 1990년대 중반 경에 나온 월드컵 경기장 조감도를 소개해보기로 한다.
1995년 9월 29일 具平會 2002 월드컵 유치위원회 위원장이 FIFA에 월드컵유치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하면서
5권의 Bidding Book도 제출했는데 아마도 그 속에 포함된 내용이 아닐까 생각된다.
네덜란드 사이트에 수록된 조감도인데 경기장 건설 후보 도시 16개 중 11개 도시의 경기장 조감도이다.
서울 , 대구 , 포항 , 전주 , 서귀포 5개 후보도시 경기장만 누락되어 있다.
서울은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간주하면 된다.
다만 뚝섬에 조성될 예정인 서울21세기 돔구장은 입찰서에 첨단 개폐식 형식에 71,000석 규모라고 소개되어 있다.
대구, 포항, 전주 그리고 서귀포 경기장에 대한 조감도는 여기에 없으나
대구와 포항은 애초부터 축구전용구장 계획이 없었고 전주와 서귀포 역시 당시에는 전용구장 계획이 없었다.
네덜란드 사이트에 소개된 11개 경기장 모두 종합운동장이다.
만약 이런 컨셉이 건설로 이행되었다면 한국은 1974 독일 월드컵 경기장 수준의 월드컵경기장을 확보하게 되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나온 조감도이다.
20 여 년 전에 조감도를 접한 사람들도 시대에 역행하는 경기장이라고 평가하였을 것이다.
하물며 2018년에 이런 조감도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탄식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 부산 (PUSAN / 현재 표기는 BUSAN)
8만 명을 수용한다는 2002 아시안게임 경기장으로 62,300석 규모이다.
좌석을 모두 가릴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개폐식 半돔형태의 최첨단경기장으로 하늘에서 본 모습은 현재와 비슷하다.
◆ 창원 (CHANGWON)
1993년 완공된 27,000석 규모의 창원종합운동장으로 현재와 같은 모습이다.
지도 표기가 잘못 되어있다. 지도상 위치는 경기도 안성
450억 원을 추가 투입해 관중석을 45,000석으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 천안 (CHONAN / 현재 표기는 CHEONAN)
2001년에 완공된 26,000석 규모의 천안 백석종합운동장의 조감도이다.
당시에는 35,000석 급으로 디자인되었다.
◆ 청주 (CH‘ONGJU / 현재 표기는 CHEONGJU)
35,000석 규모의 신축 종합경기장이다.
관중석 대부분을 지붕으로 가릴 수 있는 모양으로 부천이나 의정부 종합운동장과 유사한 외관이다.
후에 47,700석 급의 청원군 오송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디자인이 바뀐다.
◆ 대전 (TAEJON / 현재 표기는 DAEJEON)
기존 한밭종합운동장을 37,000석으로 증축하고 일부에 지붕을 얹는 디자인이다.
◆ 강릉 (KANGNUNG / 현재 표기는 GANGNEUNG)
50,000석 규모의 신축 종합경기장으로 외관이나 규모가 1958년에 건립된 도쿄 국립경기장과 유사하다.
후에 45,330석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디자인이 바뀐다.
◆ 광주 (KWANGJU / 현재 표기는 GWANGJU)
관중석 대부분을 지붕으로 가릴 수 있는 55,400석 규모의 신축 종합경기장으로 초창기 디자인이다.
◆ 인천 (INCHON / 현재 표기는 INCHEON)
신축하는 50,250석의 인천 문학경기장 초창기 디자인이다.
◆ 목포 (MOKPO)
기존 목포 유달 경기장을 30,000석으로 증축하고 일부에 지붕을 얹는 디자인이다.
◆ 수원 (SUWON)
기존 수원종합경기장을 35,000석으로 증축하는 디자인이다.
◆ 울산 (ULSAN)
아주 생소한 조감도로 초창기 디자인이라고 판단된다.
울산도 광주처럼 디자인이 자주 바뀐 끝에 막판에 전용구장으로 탈바꿈한다.
참조 ☞ http://cafe.daum.net/stade (세계의 주요 경기장)
첫댓글 전용경기장은 없고 좌석색은 무지개고 큰일날뻔했네...
아찔하네요.
아...큰일날뻔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