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7.15 새벽 네시 오십오분 비몽사몽간에 벨소리에 잠을 깬다.
잠이래봐야 한시간 남짓, 눈을 붙인듯 만듯 왜 이러면서 산을 다니는가?
누가 뭐라해도 산이 좋고 같이 가는 사람들이 좋아서리라.
오랜만에 같이하는 산행이라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여 인사를 나눈다.
회원 한분이 애사시의 감사 표시로 내신 따끈따끈한 백설기가 한손 한손에 쥐어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린 버스는 진부로 빠져 어느덧 진고개에 도착한다.
산에 걸린 약한 먹구름이 태풍의 영향임을 알게 하고
휴게소에 내리자 이슬비가 어깨위에 내린다.
몇년전 아이들과 이 코스로 산행한 기억이 떠오르고
질퍽거리는 산길을 어느 정도 갔을까,
나무로 정비된 계단이 나타나고 비옷을 입은탓에 등줄기엔 땀이 흐른다
서둘러 옷을 챙겨 넣고 방울이를 나눠 먹는다.
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이 시원스럽게 불어주고,
오랜만의 선두 후미가 없는 단체 산행 노인봉 정상에 올라 함께 하며 즐긴다.
이제부터는 긴 하산길 약 네시간을 내려가야 한다니 아찔하기는 하지만
모든것을 즐기기로 맘을 먹는다.
몸과 맘이 지칠 즈음 시원한 물소리가 나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게 만든다.
폭포다,
비가 온 후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소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그 광경은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그곳에 빠져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는듯 하다.
모든이들의 얼굴에서 즐겁고 기쁜 환희의 모습이 나타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만 배고파도 고픈줄 모르고
물소리를 풍악삼아 반주 한잔에 맛있는 점심시간,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기를 헤아릴수 없을 만큼 수없이 하지만
흐르는 계곡물에, 하늘에 걸려있는 만물상에,내 몸은 허공을 난다.
여기저기에 앉아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
신선이 따로 없고 부러울것이 없는듯 하다.
이 깨끗한 강산의 푸르름과 싱그러움을 아무도 몰래 가슴에 퍼 담아 간다.
마무리 하산길 일행들이 탁족을 하는 행복한 모습이 눈에 띄고
나도 맘이 조급해 진다.
옷을 입고 소금강 물속으로 조용히 가라 앉는다.
이렇게 시원할수가 있던가?
소금강에 몸을 담그고 내 속세의 때를 벗긴다.
그것도 잠시 탁주와 부침개 몇점에 또 다시 속세로 돌아온 나를 느낀다.
글자 몇자로 모든것을 표현할수도 없고 또한 이 미미한 글 자체도
부질없는 짓거리지만 뒤돌아 앉아 소금강 계곡을 떠올려 보려
추억거리 몇자를 적어본다.
2007.7.15 추읍산 호랑이
첫댓글 궂은 날씨 치고는 그나마 비가 안와다행이고, 그덕분에 시원한계곡 구경을 했네요..산행기 잘보고갑니다.
사진을 담아 오셨음 같이 실어주시지 가고싶지만 갈수없어 아름다운 풍경을 못본 이들을 위해서...사진도 같이볼수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쉬워여 ㅡ.ㅡ ㅋㅋㅋ 글까지 남겨주시고 다시 산행기가 올라와 정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