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실시된 일본 총선거는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적 도박이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결판났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단독으로 절대안정의석을 확보했을 뿐더러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의석을 합하면 개헌선 3분의 2를 훌쩍 넘겼다. 이 같은 압승을 바탕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행보는 당분간 거침이 없을 전망이다. 이번 일본총선의 키워드는 ‘개혁’이었다. 그 중심에 ‘우정공사 민영화’가 있다. 국가가 움켜쥐고 있던 우편저금과 우편보험을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으로 이양하자는 것이다. 우정공사는 우편회사와 창구네트워크만 업무로 하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
‘개혁대 반개혁’, 한국정치와 흡사
이 같은 민영화 작업은 야당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자민당내 반대파, 지방 우체국 토호세력의 지지를 업은 이른바 우정족(郵政族)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고이즈미는 우정 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된 직후 '중의원 해산, 총선거 실시'라는 정치도박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고이즈미는 법안에 반대했던 자민당 의원들에게는 공천을 주지 않는 정치적 학살을 단행했다. 대신 후보 공모제를 확대해 참신한 인물을 대거 발탁했다. 정치인 가문이나 관료가 아닌 평범한 배경을 가진 정치지망생의 도전을 가능케 한 것이다. 그동안 폐단으로 꼽혔던 파벌 정치를 일거에 퇴출시키고 신진인사를 우군으로 포진시켰다. 그리고 우정 민영화에 반대하는 야당과 자민당 내 일부 세력을 '개혁 거부세력‘으로 낙인찍었다. 당내 반대세력을 ‘수구세력’으로 매도하는 한편 민주당을 ‘반개혁세력’으로 몰아 선거전을 '개혁대 반개혁’ ‘개혁대 수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철저하게 ‘선과 악'의 양분법을 구사한 것이다. 그런 탓에 야당으로부터 고이즈미 개혁이 ’우정공사 민영화‘밖에 더 있느냐는 공격을 받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결과적으로 고이즈미의 도박은 대성공을 거뒀다. 흡사 대통령 탄핵 후 치른 한국 총선 과정을 보는 듯 하다.
문제는 총선 이후다. 고이즈미 총리는 좀처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정은 직감에 따르고, 결심을 하면 고집스럽게 밀어 붙인다는 것이다. 그 탓에 반대파들이 ‘독재자’ ‘독불장군’으로 비난 할 정도로 매사에 독선적인 정치스타일을 가졌다. 그런 이유로 강화된 권력기반을 빌미로 ‘대통령’을 능가할 독주하는 총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다.
당장 염려되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이다. 이번 총선에서 우익화가 한층 강화됐다. 대표적인 보수우익인사인 이시하라 도쿄도지사의 두 아들이 당선됐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또 이번 공모제를 통해 입성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전후세대다. 이런 분위기라면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고이즈미 총리는 미뤄왔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 일본이 저지른 전쟁을 합리화 하기위한 역사왜곡을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독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영토분쟁도 격화될 여지가 있다. 군사대국화 기도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변국들과의 관계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첫댓글 일본제국주의 사령관 아들인데....침략정신이 어디가나...빼았어면 다지넘건데..도둑심보지..강도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