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2회 비행
- 2012년 하계 원정 비행 둘째날 -
아침 비행을 하려고 좀 이른 시간 부터 일어나서 서둘렀지만 역시 하늘이 허락하지 않음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형제봉에는 여전히 구름이 잔뜩끼어 있고 언제 벗겨질지 가늠도 못할 지경이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뒷정리를 깨끗이 하고 나서
대구에서 새벽 6시에 모여 출발한 당일치기 팀과 합류하기 위하여 8시 조금 넘은 시간에 악양면 사무소로 이동했다.
당일치기 팀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늘 보던 얼굴들이지만 멀리까지 와서 보니 새롭고 반갑다.
평사리 공원 주차장으로 다시 이동하여 잠시 기상상태를 살피면서 대기 하고 있는 동안에 운영진에서는 현지팀과 이런 저런 상의를 해보더니 형제봉, 구제봉 둘다 구름이 언제 벗겨질지도 모르고 소나기 내릴 가능성도 높고 여러모로 기상이 좋지 않아 이곳에서는 비행이 안될 거 같다고 판단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 할거라 한다.
우스겟소리로 차라리 다시 대니산으로 가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러 저리 연락 해 보시더니 거제도 계룡산으로 결정했다 한다.
당일치기 내려온 성언이 차에 성언과 짝지님, 정두형님, 정수형님, 용선,
상수형님 차에 상수형님과 다른 3인 가족 이렇게 9명 추가 되어 총 22명이고 차량도 4대다.
무전기로 서로 호출하면서 떼빙으로 한참을 달려 거제도 계룡산에 도착했고 이륙장인듯한 계룡산 8-9부에 구름이 끼어 있어
이곳에서도 비행을 못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서서히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착륙장부터 살펴보니 이곳도 착륙여건이 그리 호락 호락 하진 않다.
바람 방향에 맞게 시멘트 농로에 내리면 되겠지만 자칫 실수라도 하게 되면 남의 집으로 돌진할 판이다.
현지팀에게 이륙장 올라 가는 길을 물어 출발하려 할 때가 11시 반이 넘었다.
이왕 늦은 거 점심을 먹고 올라가면 좋겠단 생각 들었지만 빨리 한비행하고 오후에 비가 올지도 모르니
점심을 늦게 먹기로 했다 한다.
착륙장에서 이륙장 올라 가는 길이 좀 헷갈려 이러 저리 헤매다가 도착해 보니 계룡산 꼭대기 통신탑 올라 가는 길 9부 능선에
길 밑이 이륙장이다.
이곳도 멀리 바다가 바로 보이는 것이 풍광이 꽤 좋다.
어제 마신 술때문인지 아랫배가 살살 아파서 재덕형님과 같이 사이 좋게 무게를 좀 가볍게 하고 조금 늦게 이륙장에 가보니
이미 우리 회원들 준비해서 이륙 하고 있는 중이다.
현지팀원들과 우리 회원들 이륙하는 것을 보니 많이 흔들리고 부드러운 이륙은 아닌거 같다.
바닷가 바람이라서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는 거 같다.
바람 방향을 감안할 때 앞쪽 저수지쪽 낮은 산에서 넘어 올라 오고 멀리 바다에 작은 무인도에서 발생하는 웨이브성 와류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두군데 동시에 펴서 한쪽 한쪽 번갈아 가면서 이륙을 했는데
내차례가 되어 나역시 이륙할 때 거의 이륙실패 할 듯 하다가 겨우 이륙했다.
왼쪽이 붕괴 되었는지 압이 덜 찼는지 왼쪽으로 몸이 치우치고 왼쪽으로 뛰어 나가 보지만 이륙이 안될 거 같다.
이륙 중지할까 생각하고 풀브레이크를 걸었는데 달리는 속도 때문인지 브레이크는 제대로 걸리지 않고 오히려 이 것땜에 기체에 압이 다시 살아 났는지 순간 기체를 올려다 보니 그냥 나가도 될 듯 하다.
즉시 오른쪽 라이져를 당겨 산사면 아래 방향으로 기체를 돌렸다.
발끝에 나뭇가지가 스치면서 무사히 치고 나갔다.
깔끔하지 못한 이륙에 이륙할 때부터 기분이 찝찝하니 오래 비행하고 싶은 생각이 가신다.
좋은 비행의 시작은 이륙인데...
게다가 별다른 조작도 하지 않았고 바람이 세서 밀릴까봐 능선에서 조금 떨어져서 우측 능선으로 붙였다가 다시 좌측으로 이륙장을 향해서 반정도 오는 중에 이미 고도는 산능선 보다 높아진다.
순식간에 내가 현재는 탑이다.
에보의 상승력에 다시 한번 놀라기도 했지만 낮선 이륙장, 이륙부터 찝찝한 기분, 그리고 낮게 깔려 빠르게 밀려 오는 구름들, 센바람에 밀리지 않을 까 하는 두려움, 등등
그때 마침 태만형님이 나를 보았는지 무전으로 바로 구름 밑이니깐 구름에 빨려 들어가기 전에 귀접고 내려 와라 하신다. 점점 더 빠르게 울리는 바리오 상승음과 동시에 눈 앞이 휘뿌옇게 흐려 지는데 이러다가 구름 깊숙히 빨려 들어 갈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급히 착륙장 방향쪽으로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확인 한 후에
정풍이라고 생각 되는 곳으로 기체 방향을 맞춘 후 귀접기 줄을 이용해서 귀를 접었다.
그래도 상승 된다.
전진속도도 점점 떨어진다.
이제 구름속으로 빨려 들어 가려는지 짙은 안개로 시야가 점점 흐려진다.
바닷가 바람 답지 않게 흔들기도 많이 흔들리고 별로 유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일단은 이곳을 탈출해서 고도를 좀 낮춰야 겠다.
귀접기 줄을 놓으면 순식간에 위로 올라가 버릴까봐 귀접기 줄을 유지한 채 새끼 손가락으로 산줄을 조금씩 조금씩
더 늘려 잡아서 귀를 더 많이 접었다.
이제 얼추 보기에도 기체의 반정도가 접혀 버린 거 같다.
전진 속도가 떨어지길래 풋바까지 밟았다.
이제 조금씩 조금씩 하강하면서 고도가 낮아지자 눈앞에 흐리던 안개도 벗어나고 바닥이 다시 보인다.
귀접기 하고 풋바 밟은 상태에서 방향조절이 잘 안되니 바람에 밀려 게걸음 비행하듯이 측풍 받으면서 밀리고 있다.
우측 2시 진행방향 아랫쪽에 정두형님도 귀를 접고 제자리 비행하듯이 바람에 밀리고 잇다.
내기체가 평속이 더 빠르니 점점 정두형님 기체 쪽으로 접근한다.
이대로 계속가다보면 필히 공중 추돌 할거 같은데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방향전환을 시도 해보지만 풋바까지 밟은 상태라서 그런지 반응이 늦다.
고함 쳐서 피하라고 할까 생각도 하는 던 차에 안되겠다 싶어서 시선도 왼쪽으로 완전 돌린채 체중을 더 실었다. 이제 서서히 기체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서로 멀어 졌다.
귀를 접은 상태에서 상승풍대를 벗어나게 되니 하강이 초당 3미터 정도로 빠르게 하강한다.
귀를 접은 상태에서도 흔들 흔들하는데 귀를 풀면 더 많이 흔들리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생각보다 고도가 많이 떨어 졌길래 다시 귀접기를 풀고 능선쪽으로 붙여 고도를 올려 볼려고 시도 하는중에
텐덤비행하고 먼저 착륙한 교택부회장이 마침 착륙 접근하는 성언이 한테 착륙 유도를 하는데 착륙장 쪽엔 많이 띄우고
못앞쪽 능선에서 와류가 발생하니 접근할 때 조심하라 한다.
별로 기분좋은 비행도 안되는데 이건 뭐 설사가 또? 상황이다.
착륙하는게 더 문제겠다 싶어서 고도 여유 있을 때 착륙 들어 가야 겠다 생각하고 능선쪽으로 들어 가다가 다시 방향을
틀어서 착륙준비 했다.
현지팀들이 착륙장으로 이용하는 곳이 저수지 앞쪽 산으로 인해 와류 발생한다 하니그곳은 피하고 마침 바람 방향도 길과 나란히 맞는 거 같아서 처음 내가 생각했던 길가쪽으로 내리려 생각하고 접근하던 중에 열이 튀는 곳에서는 기체가 방방 뜨고 벗어나면 침하 하고 마치 미친년 널뛰기 수준이다.
여유 있게 착륙 진입했지만 고도가 생각 보다 많이 까져 버리니 길쪽에 내리지를 못할 거 같다.
수시로 1차 2차 착륙장소를 탐색해 두었기에 길가 옆 묵은 밭을 타켓으로 착륙시도.
내리긴 조금 좁지만 그나마 제일 적당할 거 같아서 길가에 세워놓은 대형 윈드쌕을 참조, 정풍으로 맞춰 무사히 두발 착지
착륙조건이 좋지 않아 회원들 혹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겠나? 우려하면서 기체를 개어 착륙장으로 향했고 먼저 내려
지켜보니 우리 회원들 다들 어려운 착륙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잘 내린다.
이제 대부분 착륙들어 왔고 늦게까지 비행하는 몇몇 회원들 빨리 내려와서 점심 먹으러 갔음 싶었는데 언제 내려 올지 모르겠다.
회장님과 몇몇 회원분들 시원한 생맥한잔 생각 나신다 길래 가까운 식당에 먼저 가 계시라 하고 남은 비행자들 내려 오길
기다리는데 또다시 짙은 구름이 끼고 하니 총무님 내리고 차량 회수 해 내려 오던 회원이 차를 길가 측구에 차를 빠뜨렸다 하고 그 와중에 용선이가 연락이 안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짙은 구름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능선뒤로 밀려서 와류에 두들겨 맞으면서도 다행히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안전하게 불시착 했다고 한다.
결국 용선이 구조하고 같이 점심 먹기로 하고 거제도 포로수용소까지 이동했는데 이미 글라이더는 다 회수 해 놓은 상태인데
정말 용하게 내렸다 싶다. 그리고 운이 참 좋앗단 생각이 들었다.
고압선도 있고 고가 도로도 있는데....
다치지 않고 무사하게 내린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용선이는 나름 많이 놀랬으리라...
포로수용소 앞 물회집에서 시장이 반찬인지 정말 맛있게 물회를 먹고 대구로 올라 왔다.
세븐에서 해산식을 간단히 하고 늦은 귀가를 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42회
2. 일자 : 2012년 08월 19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Gin Sprint EVO S size
- Edel Confidence M size 16회
- Edel Live S size 106회
- Gin Bolero Plus M size 7회
- Gin Zulu M size 1회
- Gin Sprint EVO S size 12회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2.1/1.1~3.2m/s, 남서
- 기온 및 습도 : 30도, 습도 72%
5. 이륙장, 및 고도 : 거제 계룡산 이륙장, 약 448m(아센 755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거제 저수지 옆 착륙장(착륙장 부근 묵밭) 48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0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625m(이륙장 대비 177m 상승)
7-2. 최고속도 : 37.3km/h
7-3. 최대상승 : 2.5m/sec
7-4. 최대하강 : -3.1m/sec
8. 비행시간 : 09분 29초(총누계 비행시간 : 42시간 25분 31초)
8-1. 이륙시간 : 12시 52분 47초
8-2. 착륙시간 : 13시 02분 16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31km
9-2. 직선거리 : 1.75km
10. 특기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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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4283C46503BBA7410)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DA541503BBB0F13)
![](https://t1.daumcdn.net/cfile/cafe/1321E945503BBB5B16)
나의 이륙 전 사진(용석이가 찍어준 사진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211945503BBB5C1A)
![](https://t1.daumcdn.net/cfile/cafe/12222245503BBB5D18)
![](https://t1.daumcdn.net/cfile/cafe/18217345503BBB5E18)
![](https://t1.daumcdn.net/cfile/cafe/16235445503BBB5F14)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3EF45503DD2690C)
![](https://t1.daumcdn.net/cfile/cafe/1420F045503BBBB21C)
제 142회 비행 트렉로그
![](https://t1.daumcdn.net/cfile/cafe/2022A045503BBBB317)
![](https://t1.daumcdn.net/cfile/cafe/1221B245503BBBB31A)
![](https://t1.daumcdn.net/cfile/cafe/13231845503BBBB416)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E0F41503BBCD115)
무사히 두발 착지한 묵밭 시멘트 포장 농로 보다 오히려 나은거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46840503BBCEC17)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6253F503BBD4E1E)
총무님 착륙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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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만형님 착륙 진입 중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62C3F503BBD501E)
거제도 포로 수용소 앞에 무사 안착한 용선이와 기체 개는 것을 거들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