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은 흔히 나팔꽃으로 잘못 불리어지곤 한다. 나팔꽃은 열대 아시아 원산인 외래종이지만
학교에서 어렸을 때부터 배워 알아 마치 우리 꽃처럼 친숙하다.
교육이란 게 이처럼 무섭다. 반면 메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리 자생 꽃이건만,
그 이름을 배운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서,
나팔꽃으로 잘 못 불리거나 나팔꽃처럼 생겼다는 말을 듣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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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메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풀밭, 밭둑, 길섶 등에 흔하게 자라는 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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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은 메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풀밭, 밭둑, 길섶 등에 흔하게 자라는 풀이다.
도심의 버려진 땅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메꽃 외에도 애기메꽃, 큰메꽃, 선(털)메꽃, 갯메꽃 등이 있다. 잎 모양은 아랫부분이 넓고 윗부분이 좁은 바소 형태의 타원형으로,
보통 심장모양인 나팔꽃잎과 구별된다.
애기메꽃의 잎은 삼각형에 가깝고, 갯메꽃 잎은 둥근 모양이다.
꽃은 6월에서 8월까지 연붉은색으로 핀다.
나팔꽃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진다. 나팔꽃이 세련된 도시여자를 연상시킨다면,
메꽃의 연붉은빛 여린 꽃잎은 시골 색시의 상기된 볼을 보는 듯하다. 비오는 날, 지나는 길에 비를 맞고 있는 메꽃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그 청순한 모습에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으리라. 그래서 어떤 시인은 메꽃을 보고 이렇게 노래를 불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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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잎은 보통 심장모양으로,
아랫부분이 넓고 윗부분이 좁은 바소 형태의 멧꽃 잎과 구별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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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메꽃. 잎은 삼각형에 가깝고, 꽃자루에 얕은 날개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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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은 열매대신 뿌리줄기를 뻗어 번식한다.
예전에는 이를 이른 봄 캐어 쪄먹거나 구워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단 맛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따뜻하고[溫]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기를 보하고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며 얼굴빛을 좋게 한다. 배가 찼다 더웠다 하는데 쓰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배고프지 않다.
또 힘줄과 뼈를 이어주며 쇠붙이에 상한 것을 아물게 한다.’고 적혀 있다. 민간에서는 설사약, 오줌내기약, 당뇨병 치료약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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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메꽃. 잎은 둥근 모양이며, 주로 해안가에 자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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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에 따르면, 메꽃 뿌리가 허약한 체질을 바꾸는데 상당한 효력이 있다고 한다.
어린이나 노인, 몸이 너무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
병을 오래 앓아서 기력이 약해진 사람이
메꽃 뿌리를 쪄서 두세달 먹으면 살이 오르고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한 성기능을 높이고 콩팥 기능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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