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지도사 과정을 마치며
구리독서논술지도사 10기 최진영
일독백서!
아이를 둔 엄마가 바라마지 않는 소망 그대로의 기대감을 가지고 등록한 독서논술지도사!
첫 수업부터 나의 기존 사고가 와장창 깨어졌다.
아이에게 바른 것, 옳은 것, 선하고 아름다운 것만 담아주고 싶은 욕심 많은 나였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내가 담아주기 싫고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과도 만나게 되더라. 그래서 때때로 엄마의 가르침과 다른 모습의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이야기해줘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나에게는 청천벽력이요 갈라진 논바닥의 단비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사고의 전환이었달까?
첫 수업 때!
도둑질, 선물, 살인 등…….
살인은 나쁜 걸까요, 좋은 걸까요? 선물은요?
강사님의 그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질문을 받자마자 내뱉지 못했지만 ‘당! 연! 히~~’ 라고 되뇌다가
그런 당연한 질문을 왜 하시는지 집중됐다.
전쟁의 영웅은 살인을 했는데도 나쁘다 평가되지 않으며, 정치인에게 주는 선물은 그 누구도 선물이라기보다는 뇌물이라고 짐작하는 것처럼?
와우!
독서논술 수업은 그렇게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들을 두드려가며 진행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의 그 구멍이 그렇게 심오함을 지닌 줄 새삼 느꼈고,
‘소피가 화나면’ 이라는 동화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가장 마지막 장에 담긴 가족들의 모습까지 모두어 볼 수 있도록 부연 설명해주셨는데 큰 감탄이 일기도 했다.
아이의 감정코치부분에서 많은 반성을 했는데, 혹시 내가 감정코치를 가장한 억압형은 아닐까 지금도 종종 아이를 대할 때 떠올리게 되는 내용이었다.
처음 그저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 줄 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단순무지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내게는 결코 쉽지 않고 가볍지 않았던 강의 내용들이었지만
굳어가는 나의 관념을 망치로 두들겨주었던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
아이를 위한답시고 시작했던 수업이, 끝이 날 때는 나를 좀 더 바라보고 되돌아보는 수업이 되었다.
첫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책장을 넘기며 떠올려보니 왜 그런 걸까?
마치 5개월 동안 나의 삶을 잔잔하게 추억여행 다녀온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