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당耳堂은 시·서·화에 능한 재사才士이다. 요즘처럼 전문화된 세상에 일개인이 세 영역에 두루 발을 담그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옛 선비처럼 삼박자를 겸비한 그의 재능에 나 같은 둔재는 마냥 부러울 수밖에. 그의 시를 두고 말하자면, 30여 년 교직을 퇴직하고 근자에 손을 댄 영역으로, 그의 문인화처럼 극도의 추상이나 개념을 피하여 구체성이 살아 숨 쉬는, 이를테면 구상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때로는 일기日記가 시가 되는 경지를 보이는 것은 다분히 구체성의 극단으로 보인다. 그의 시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화이부동和而不同 하는 가운데 마련된 사색의 공간을 외로운 산책자의 걸음으로 완보하고 있으며, 되도록 낮은 자리를 골라 흐르는 개울물처럼 또랑또랑하고 맑기가 그지없는 고결한 품성이 행간에 흐르고 있다. 소위 마음을 비웠다든지, 힘을 뺐다든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든지 하는 자연스러움, 또는 무위의 시편을 이당耳堂은 소리 소문도 없이 펼치고 있었다.
첫댓글 시집 『스페이스 바』의 출간을 축하합니다.
두 번째 시집을 계기로 더욱 아름답고 알찬 작품집을 계속 내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 건필하시기를~~~!
감사합니다 선생님
더욱 분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