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 지는 해를 가리다니, 소운/박목철
옛날 사람들은 태어난 곳에서 살다가 그곳에서 생을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생을 통하여 인연을 맺은 사람은 유명을 달리하지 않는 한 언제나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현대에 사는 사람은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하여 사는 곳이 널리 퍼지고 떨어져 있어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며 삶에 쫓기다 보면 일 년에 한 두 번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고인이 된 모 유명한 스님께서 쓴 글을 보고 참 그렇구나 하는 공감에 여름이 싫지 않았다.
한여름 무더위에 허덕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내가 살아서 몇 번이나 더 겪게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니 무더위가 괴롭다기
보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여름을 보게 되더라는 말씀, 그분은 얼마 더 살지 못하시고 무더위가 없는
곳으로 떠나셨고 이생에서의 여름을 그리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코로나가 한 해를 꼬박 넘기고도 수그러질 기미가 전혀 없다.
생계의 터전을 잃고 절망하는 분들도 계시고 경제적 손실은 기십만 원 위로금을 준다 해서 달라질 게
없는 삶을 사는 분들이 주변에 널려있다. 여행을 못 가서 어쩌고는 민망한 사치일 뿐이다.
역병의 확산을 막는다고 모든 모임을 차단 한지가 해를 넘기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까지 부산에서 컸고, 군 생활은 강원도에서 마쳤고, 문단의 터전은 대전에 자리하고 있다.
인연의 그리움도 날을 잡아 단체로 만나지 않으면 얼굴을 볼 기회가 없다. 젊은이야 올해 못 보면 내년에
보고, 것도 힘들면 언젠가는 보겠지 하는 여유가 있겠지만, 살아서 몇 번이나 더 보게 될까를 헤아릴 처지이니
참으로 답답한 코로나 정국을 원망 할 뿐이다.
석양에 지는 해를 가리다니, 소운/박목철
백신을 맞고
몸살기에 시달리며
이젠,
안도에 한숨 돌렸는데,
변종에 변종 발 빠른 바이러스가
꼼짝 마라! 호통이다.
날 잡았다 물리기를 몇 차례
반가운 상봉은 언제적 얘기인지
혼사 날짜를 물린 안타까운 소식도
어쩌지?
매번 본다 해도
살아서 몇 번이나 더 볼까?
열 손가락 셈법으로도 넉넉한 석양인데
그나마 찬란한 노을마져
사치라는 거냐?
코로나야!
석양에 지는 해를 가리다니
첫댓글 무더위가 꿈결처럼 느껴지는 가을 초입이네요!
요즘은 창을 열고 자면 새벽에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세월이 빠르다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마음마다 고향의 그리움은 늘 있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거센 대양의 파도를 헤치고 고향을
찾는 연어가 그렇지요,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