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치인이 최근 심경을 토로하면서 閉目降心 이라했다.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뜻인데 본래, 폐목강심 治火良劑 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이 여덟글자는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화를 다스리는 좋은 약이다"라는 뜻이다. 한데 이 말은 선불교의 주요 저술인 경덕전등록에서 초조달마스님과 2조 혜가스님의 선문답 중, '마음이 불안합니다'라 하니' 마음을 낫게 해 줄 테니 마음을 가져 오라'는 초조달마선사의 말에 2조 혜가스님이 '마음을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라 했다. 하니 "그럼 됐구나'라 고 한 안심입명의 뜻에서 온 말이라 전한다.
참고로
이 말은 선종(禪宗)의 안심법문(安心法門)에서 나왔다. 혜가(慧可)가 달마(達磨)에게 물었다. "제 마음이 불안합니다. 가라앉혀 주십시오." 달마가 말했다. "그 마음을 이리 가져오너라. 편안하게 해주마." 혜가가 궁리하다가 말했다. "찾아보았지만 못 찾겠습니다." "그럼 됐구나."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나온다.
조선시대 학자 이의태(李宜泰)는 남의 집에 양자로 들어가 잇달아 상(喪)을 만나고 우환까지 겹치자 마음의 병을 얻어 고질이 되었다. 이른바 공황장애가 온 것이다. 하루는 문득 선현의 가르침 중에 나오는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화기(火氣)를 다스리는 좋은 처방이다(閉目降心, 治火良劑 폐목강심, 치화량제)'란 여덟 글자가 떠올랐다. 그는 방문을 닫아걸고 단정히 앉아 8일간 폐목강심 공부를 실행했다. 심기가 차츰 화평해지더니 예전 증세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忽記先賢所訓 閉目降心, 治火良劑 八字 況然醒悟 閉門端坐力行八日 心氣頓覺和平 無復舊證矣.)
이종수(李宗洙)의 '근인당이공행장(近仁堂李公行狀)' 중에 바로 이 구절이 있다.
또
소동파가 '병중에 조탑원을 노닐다(病中遊祖塔院)'라는 시의 5·6구에서
"병 때문에 한가함 얻어 나쁘지만 않으니,(因病得閑殊不惡 인병득한수불오)
마음 편한 게 약이지 다른 처방 없다네.(安心是藥更無方 안심시약갱무방)“
라고 했다. 몸 아픈 것은 안 좋지만 그로 인해 내면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으니 나쁘지만은 않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