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02년 8월의 제 16회 시바다는 극작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택의 연극 속에서 표현되는 시와 노래를 모아 배우들이 직접 시낭송회에 참여한다. 우리의 향가 구조를 노래로 표현한 네 편의 시무대('원왕생가''어디로 갈까' '사랑의 아리아' '생사길이 예 이샤매')와 역시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극을 꾸민 <연오랑과 세오녀>(김영옥 작/김희정 작곡/이윤택 연출)에 나오는 다섯 편의 아리아 ('그대는 어디 있나요' '세오와 해신의 이중창' '별신굿' '연오의 아리아' '우리사랑 영원히')를 발표한다. 총 9편의 시와 노래를 발표할 배우는 연희단거리패의 주역배우들인 정동숙, 조영진, 서상권, 김경익, 김소희, 이윤주 등이다.
/사랑의 아리아
―유실의 노래
아침 이슬 반짝입니다
패랭이 꽃 절로 핍니다
그리움 섰다 무너지면
산허리 돌아가는
당신이 보이네요
손을 주세요
멈칫 멈칫 님 떠나고
가릴 수 없는
그리움
붉게 젖을 때
나는
풀꾹새 되어
울리라
/ 원왕생가
―정가 변형
아, 아하
남국 해동 조선국에
오다 오다 오다
오다 서럽다라
서럽도다 의내여
공덕 닷가라 오다-
왔구나 왔구나 절로 모여 왔구나-
(대사)
이게 바로 산화공덕,
우리가 지금 향가조로 님을 부르는 것인데,
언니 지금 우리 원왕생가로 가는거야?
왕생을 원하든 무얼 하든 하여튼 향가조로
설을 풀어라 이 말씀이다
(노래)
달하 이제
서방정토 가시려고
무량대불전에 일러
두손 모아
원왕생 원왕생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사뢰어 주소서
아으아 이 몸 남겨 두고
사십팔대원 이룰 수 있을까
/어디로 갈까
―고종의 아리아
산물 게워 앞산은 북악이오
뒷물은 한강수라
석양에 소리 있어
내 잔은 금잔이오
네 잔은 쇠잔인데
골에 그늘차고 골마다 소리로다
시절은 좋은 시절이오나
갈길 몰라 안녕 못하오
나라태평 안녕하오 나라 태평이 오면
사람 살림에 눈물 왜이리 많소
어지러운 사바세계
의지할 곳 가이 없어
어라어라 이내 삭신위로
비 내리고 바람불고
세상에 해떨어지니
대한 제국 반만년
죽어도 살고 살아도 죽소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관동팔경을 구경하면서 우리 부인을
찾아 볼까
어느 천지가 그리 좋길래 나를 버리고
구경 갔나
(대사)
아서라, 이게 모두 부질없는 놀음인
줄 안다만
나 가려네
유실아, 너도 용케 살아 남아
저 산 도깨비들 속에 그렇게
눈 뜨고 있구나
네 노래 자장가처럼 들으며
잠들고 싶은데
너를 데리고 갈 여비가 없구나
/생사길이 예이샤매
(부정청배장단/민비의 시신이
도솔천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노래)
생사길이 예이샤매
나는 간다 말도 못다니르고
가나닛고 가나닛고
가는 길을 모르는구나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리저리 떨어질 잎처럼
가는 길을 모르는구나
아으아 섧읍으라
달하 노피곰 도다샤
님의 갈길 비취오시라
어긔야 즈믄 데를 드듸올세라
어긔야 내 가는데 점그를세라
골에 그늘 차고
골마다 소리로다
한이 깊어 한탄강을 넘어
가는 길 방둑 높고
날은 저물어 발길 재는데
후이후이 후이후이
바람따라 가리라
바람불고 비 내리면
빗속을 따라 가리라
마주 떠도는 산과
강을 두둥둥둥 둥둥 버선발로 가리라
나무나무 태극귀신 해원신
나무나무 제국귀신 대길신
나무나무 식민귀신 보신신
나무나무 정치귀신 오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