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의 좌충우돌
삼손은 특이한 방식으로 자기 민족을 구원하는 별난 사사이다. 삼손은 자기 민족을 압제하는 블레셋
사람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빚어지는 갈등에서 그의 분노를 격발하고, 그때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어
괴력을 발휘하며 블레셋 사람들을 처단한다.
결혼 잔치 수수께끼 놀이에서 신부가 될 여인의 입을 통하여 답이 누설됨으로써, 삼손은 분개하여 블
레셋 사람 30명을 처치하고, 결혼잔치를 파하고 집으로 되돌아 왔지만, 아내가 될 여자의 실수에도 불구
하고 삼손의 마음에는 사랑이 식지 않았다. 다시 블레셋의 처가에 예를 갖춰 방문했다. 그런데 그 사이
신부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또 삼손의 분기탱천!
여우 두 마리의 꼬리를 묶고 거기 홰를 매달아 불을 붙여 블레셋 사람들의 농장으로 쫓아내자 삽시간
에 불바다가 된다. 삼손은 무려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서 두 마리씩 꽁지를 묶어 불을 질렀다. 삼손이 이
렇게 하는 원인을 알게 된 사람들이 삼손의 장인 집을 멸절한다. 블레셋의 딤나 마을은 초토화 된다.
딤나 사람들은 삼손을 추격한다. 삼손이 피신한 이스라엘의 유다 지역으로 갔다. 이에 놀란 유다 사람
들이 삼손을 잡아서 블레셋에 바치려고 의용군 삼천을 소집했다. 블레셋의 압제로부터 나라를 구하려는
생각은 없고, 오히려 블레셋의 심기를 건드린 삼손을 잡아서 바치겠다는 것이다. 삼손을 붙잡으면서 이
들이 하는 말이 기가 막히다. “블레셋이 우리를 다스리는 줄 너는 왜 모르느냐?” 삼손은 동족에게 순순
하게 잡혀 포박을 당한다.
삼손의 좌충우돌은 항상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대립구도가 아닌 블레셋과 삼손 한 사람 사람의 대립으
로 귀결된다. 삼손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그렇게 섭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
기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이들은 애굽에서 파라오의 노예로 지내던 시절, 노예근성
으로 회귀하고 있었다. 가나안 땅을 정복해야 할 사명은 까맣게 잊고!
하나님은 삼손을 통하여 이들에게 소명을 일깨우신다. 언제쯤이나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우리를 다스리는 줄 너는 왜 모르느냐?”고 올바르게 외칠까?
사무엘의 시대에 가서야 이들의 사명이 회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