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는데도 노하우가 있다

[김영일]

직장인이 회식 다음날 한두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이 있다. 지각을 하거나 술이 덜 깨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다가 상사에게 혼이 난 기억이다. 이런 일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전날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활기찬 모습인 동료가 부러울 수 있다.

술에 강하고 약한 체질은 따로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술 마시는 요령에 따라 아침이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위에 보호막을 만들어라

회식 등 술자리가 계획돼 있다면 반드시 약속 2시간 전쯤 식사를 해두는 것이 좋다. 위는 음식이 들어오면 위벽을 보호하려고 일종의 보호막을 치게 된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더 힘든 것은 보호막이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 때 육류 등 기름진 음식은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고 가벼운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밥을 챙겨먹기가 여의치 않다면 죽이나 수프 등도 괜찮다.

△물은 수시로 먹고, 폭탄주는 피하라

술을 마실 때는 도수가 약한 것부터 시작해야 인체가 부담을 덜 느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주를 마신 뒤 맥주를 마시는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술은 천천히 마시는 것이 최고의 노하우다. 1시간에 소주 2병을 마시는 것이 3시간에 소주 3병을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는 이야기다.

술을 마실 때 물통을 옆에 두고 시도 때도 없이 물을 들이켜는 사람이 있는데 상당한 고수다. 물은 체내 수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숙취를 예방할 수 있고 알코올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덜 취하게 해 준다.

양주와 맥주를 섞는 '폭탄주'는 술자리 분위기를 띄울지는 모르지만 건강에 있어서는 매우 안좋다. 술은 종류에 따라 흡수와 배설 과정이 다르다. 때문에 종류가 다른 술을 섞어 놓은 폭탄주는 중추신경계를 교란시켜 숙취를 심하게 만든다.

자신의 주량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량은 본인이 최대로 마실 수 있는 양이 아니라 취기가 도는 정도의 양이라고 보면 된다. 기분이 좋아지는 단계에 이르면 술을 그만 마셔야 한다는 말이다.

△몸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빼내라

숙취 해소의 기본은 인체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빼내는 것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상책이다. 이온음료나 꿀물을 먹어도 좋다. 알코올로 인해 손상된 간은 쉬어야 회복이 되므로 한 번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이틀은 음주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술 먹기 전과 마찬가지로 과음한 후에도 식사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음식은 위벽 보호막을 만들어 고생한 위를 달래준다. 매운 음식으로 해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술로 위벽이 헐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좋지 않다. 맨밥에 콩나물국이나 조개국, 배추국 등 담백한 것이 적격이다. 밥을 먹으면 술 때문에 부족해진 혈당도 보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