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나무 물꽃 / 송선영
이른 봄 산골농원 산에는 눈 들에는 비
초면의 늙은 나무가 꿰어거는 물꽃 방울
수행의 초췌한 가지마다 화엄으로 반짝인다
어느 날 갑자기 / 이광녕
뒷짐 지고 꾸부정히 거울 속을 들여 보니
쓴 웃음 이내 모습 팔푼수가 따로 없네
어느 새 지팡이 짚고 따라오는 긴 그림자
선짐강 하구에서 / 정희정
진초록 울음들이 강바닥에 훤히 보인다
지느러미 반짝이는 은어 떼를 배경으로
물결도 깃발이 되어 한꺼번에 펄럭인다
더하기와 빼기 / 이광녕
날짜를 더할수록 삶은 자꾸 빼기 하고
받기만 더할수록 사랑 자꾸 빼길 하며
욕심이 더해질수록 행복 자꾸 빼길 한다.
금 / 이광녕
벽에 금이 가는 것은 바깥이 그리워서다
깨어진 항아리는 참 자유를 얻었나니
너와 나 금이 간 것도 벽을 허문 몸짓인 걸
고적(鼓笛) / 박헌오
옛 성의 이끼 위에 봉화대 잠이 들고
뒷짐 진 소나무에 목소리 잠긴 세월
충절이 시조 한 소절 피 흐르는 대금소리
유리 가슴 / 박헌오
빈창에 비가 오면 입김 불어 글씨 쓴다
비집고 유리 사이 마주보고 흘리는 눈물
긴 세월 따라와 맺힌 정 한 방울 맑게 떤다
복수초 / 조홍원
몰랐다 내 몰랐다 나로 인해 새운 밤을
눈 속에 묻혀서도 꽃을 피운 간절함을
긴긴 날 기도가 쌓여 이 하루가 따스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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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필사
[제4탄] 단시조 종장 어구가 3,5~7/4,4 시조 감상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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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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