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과의 만남
이흥근
은사님과의 만남은 올해 두 번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몇 번을 연기하여 친구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는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과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을 함께 모시는 뜻깊은 만남이다. 중학교 임문남 선생님은 구순이고 고등학교 이성일 선생님은 팔순 중반이 되셨다. 인삼 세트와 중학교 앨범을 찾아 사진과 뒷면에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시를 복사하여 코팅해서 드렸다. 학생 때 추억이 떠오른다. 벌써 반백 년이 지났다.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니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은사님은 건강관리를 잘하셔서 건강해 보이신다.
지난해 모셨던 문태봉 선생님은 돌아가셨다. 6.25사변 당시 군에 입영했는데 군에 가니 입영한 군인 절반이 무학자가 되어 군에서 교육을 시켰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교육하고 학교처럼 시험을 보았다고 한다.
이번에 모신 임문남 선생님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으로 자녀 딸을 두었는데 딸도 선생님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이성일 선생님은 영어 선생님이었다. 사모님도 선생님이었는데 십여 년 전에 암으로 돌아가시고 자녀들은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을 보며 선생님과 친구들이 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회생해 본다. 저녁 식사를 하며 지난 이야기와 가족 친구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 3학년 앨범에 머리를 모두 삭발하였다. 사진을 보며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코팅하려고 문방구에 가니 아주머니가 머리가 이상하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는가 보다.
그 당시는 걸인이 많이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오는 걸인이 있었는데 김포 사우동에서 볏짚 가리에서 누우려는 것을 주인이 느낌이 오는지 왜 여기서 죽으려고 하느냐고 하니 그 걸인은 다리 밑으로 가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이성일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로 이제는 어떻게 잘 생을 마감할 것인가에 대하여 안병욱 교수의 예를 들며 이야기했다. 학창 시절 때 벌 받은 이야기로 친구 중에 구두를 신고 왔다. 선생님이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했는데 동네 형에게 술을 사주고 부탁하여 부모 대신 데리고 왔다. 나중에 알아서 혼을 냈다는 이야기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과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고 계속되는 비로 인하여 농작물도 수확량이 많이 줄었다. 모두가 힘든 한해다.
은사님은 오늘도 제자들에게 커피 원액 1상자씩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