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나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놀란 이유는,
단순히, 죽은 사람이 되살아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자들이 놀란 본질적인 이유는,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에 빠진 자신들의 처지 때문이었고,
제자들은,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자신들의 그 처절한 절망으로부터 빼내어 줄 수 없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모든 것을, 심지어, 가족까지도 버렸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스승님께서, 제자의 배반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셨다는 것이었고,
더 나아가, 정치범으로서 수치스럽게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에 겪었을 고통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왜 나는 예수 라는 사람을 스승으로 모셨을까? 라는 자책감,
더이상 드러내놓고 거리를 다닐 수 없다는 숨막히는 두려움,
그 누구도 자신들을 이해해 주지 않으리라는 절망감 등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고통 중에 있는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고서도, 두려워합니다.
설령, 예수님께서 실제로 부활하시어 나타나셨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제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인사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이 실제로 부활하셨음을 보여주시기 위해
그들 앞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제자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에게 그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왜 제자들이 그러한 일을 겪어야만 했는지를 말씀하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 나선 것도
예수님께서 먼저 그들을 선택하신 것이었고,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는 것 역시,
제자들이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모든 일이 일어난 이유는, 그 모든 일이 필요했던 이유는,
바로, 제자들이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 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 뿐인 외아들이 죽음을 맞이하도록 할만큼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한 없는 나약함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외아드님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당신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참 행복을 주십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것 안에서 '조건'을, '이유'를 생각합니다.
자선을 베풀 때에도, 용서를 해야 할 때에도,
기도를 할 때에도, 사랑을 할 때에도,
그렇게 해야 할 조건을, 이유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부활케 하신 하느님께서는,
죽음에게까지도 승리를 거두신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사랑에는,
’나는 불행할 수 밖에 없다.‘며, 아무리 내가 절망 속에서 부르짖더라도,
’너는 불행할 수 없어. 왜냐하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내가, 죽음까지도 정복한 내가,
너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조차 물리친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호소가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