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본질과 의의
기도는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는 것으로, 하느님을 흠숭하며 하느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죄를 사해 주시기를 빌며, 자신과 타인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은혜를 구하는 것이라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오스딩 성인은 명쾌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대의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자신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과 대화하려면 만나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계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기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중얼거림이나 빈 말의 나열이 결코 기도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참된 기도는 입이나 혀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마음을 드린다는 것 은 바로 하느님 앞에 나아가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대답을 들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여러가지 기도문을 되풀이하여 기계적으로 염송하는 것이나 청원만 드리는 기도는 참된 기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청원자로서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좋지만 자신의 청원에 앞서 먼저 참된 기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에 청원 드리는 그 자체를 기도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도의 요체는 자신을 위하여 청원하는 일이 없고, 오직 하느님과 완전히 결합하여 사람의 흠숭을 드리며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성인들은 이와 같은 기도로 사신 분들입니다. 우리도 성인들을 본 받아 이러한 기도를 준비하고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보통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흠숭, 사례, 속죄, 기원으로 구분지을 수 있고 크게 나누어 흠숭과 청원의 두 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 10가지의 내용이 들어 있는데 전반부(상삼계)는 바로 흠숭과 찬미와 감사의 기도 입니다. 미사 중 거룩하시도다 라고 하는 기도도 감사기도의 청원을 드리기 전에 먼저 하느님을 흠숭하고 찬미하는 노래입니다. 이와 같이 참으로 흠숭과 찬미를 드리려면 저절로 감사하는 감사기도가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찬미와 감사가 지성적인 열성으로 바친다 하더라도 충분하지 않고 오직 후세에 가서야 드릴 수 있으며 이 세상에서는 완벽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죄인이 된 우리의 흠숭과 감사의 기도는 필연적으로 후회하는 청원기도로 바뀌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기도 후반(하칠계)은 청원기도입니다.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마태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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