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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참 빡빡하게 산다. 그렣게 사는 현대인들이 갖는 조교가 있다면 '일상교(日常敎)'쯤이 안 될까?'번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죽음을 코앞에 둔 1923년 말 그느는 여인 밀례나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내낸 마지막 편지. 사신(死神)의 그림자가 어른대던 그 순간 쓴 편지에서 그가 궁금했던 건 세상사였다. 물가 인상을 포한 한 시시콜콜한 정보들을 궁금해 했다. 핸대인은 연애하고 자식 낳고 지지고 볶는 일상을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문제는 있다. 일상이란 범속 하며, 때론 지루하고 밋밋하다. 그래서 코끝에 바람을 쐬어줘야한다. 그 역할을 하는 게 '일상 속의 이(異)차원'의 연극 문학 미술 음악 등 문화다. 하지만 그마저도 심드렁해질 무렵 문극 떠나는 게 여행이자, 휴가다. 근대 이저 사람들이 순환과 적기의 리듬 안에 같혀 살았 다면, 여행 휴가란 현대인에게 주어진 한시적 일탈이다. 유명한 광고 카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는 일상교를 섬기는 현대의 진리다. 누구처람 매일 매일을 신선처럼 살 수 없기에 일주일 휴가 때만 삶의 짐을 내려 놓는 게 허용된다. 여행 휴가는 그래서 우릴 설렉에 한다. 그걸 즐길 권리도 있다. 하지만 일상 탈출 이후 되돌아와야 한다. 돌아와 일상을, 공동체를 소망스럽게 만들고 손봐야 할 의무가 있다. 가을이 깃든다는 입추가 다음 주 벌써 우릴 기다라고 있다. 감사합니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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