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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치를 정말 좋아합니다. 시골, 깡시골에서 자라서 김치하나만 있으면 밥이 맛이 있던 시절을 보내서 김치에 대한 각별한 정이 있지요.
그동안은 이상하게도 김치 냉장고를 갖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사지는 못했습니다. 음....그거 아니어도 정말 맛있는 김치인데 그 맛의 차이를 꼭 찾아야 하는가를 고민했어요.
몸에 좋은것만을 찾아서, 입에 좋은맛만을 찾는것에 대한 제 신앙, 즉 마음의 저항이랄까요? 이런거 조금은 희생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그런데 이게 말이죠. 잘넘어가다가 문득, 돈이 없다 생각이 들면 그제서야 김치를 더 맛있게 먹을수 있을텐데! 하고 김치냉장고가 갖고 싶어집니다.
저의 이상한 버릇중에 하나는 원래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돈이 없다 생각이 들면, 갑자기 그 치킨이 눈앞에서 어른거립니다. 정말 맛있을것 같아서요.
그러나 돈이 주머니에 들어오면 그날부로 치킨 생각은 사그리 사라져서 결국은 안먹습니다. 실제로도 치킨을 잘먹지 않으니까요.
김치냉장고도 그렇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습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어느 사이트에서 싼 냉동고를 온도조절기를 달아서 비싼 김치냉장고를 만드는 비밀을 보게 된것입니다.
흠....냉동고는 김치냉장고의 10분의 일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니까 질러봐? 말아?
무진장 고민하다가 그래! 결심했어!!! 하고는 20만원이 안되는 냉동고를 샀습니다. 그리고 2만원정도 하는 온도조절기를 사서 꽂았습니다. 환상적인 김치 냉장고가 완성되어서 잘 돌아갑니다.
'이건 분명히 주님의 선물이야!"
그러니, 너무도 기쁜거 있죠. 김치 맛있게 먹을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생겨서 기쁘고, 제 처지에 맞게 비싸지 않아서 기쁘고요. (아니 김치 냉장고 회사는 이런 단순한 원리를 그렇게나 비싸게 팔다니! 어느지혜로운 형제가 냉동고의 원리(?)를 적용해서 이렇게 김치 냉장고로 변형할 생각을 하다니! 이 똑똑함은 너무 멎지네요!)
문득.... 그 기쁨속에서 저의 위선의 한자락이 확인되는것입니다. 김치에 대한 최고의 맛을 제가 희생한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가난했던 것을, 그렇게 그 가난을 예수님께 덧씌우면서 제 자신을 포장하면서 견디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네요.
즐거운 주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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