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연중 제12주일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배에서 주무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예수님을 깨웁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같은 사람 이시기 때문에,
우리처럼 슬퍼하시고, 기뻐하시며, 걱정하시며, 화도 내십니다.
예수님께서, 배가 물에 잠길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아무 걱정 없이 주무셨던 이유는,
예수님께서 걱정할 줄을 모르셔서가 아니라,
당신 생각에, 그러한 상황이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주무시고 계셨던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시듯,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고 말씀시며
모든 상황을 정리하십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실망하기도 하고,
예수님을 더 이상 찾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나에게는 그 일이 너무나도 큰 일이고, 걱정스러운데,
예수님께서 내 근심 걱정이,
대수롭지 않게 느끼시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무나도 큰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또 불행하게 하는지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들고, 진정 불행하게 만드는 일에
곧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온 정성을 쏟고 계십니다.
구원은, 우리가 찾는 참 행복은,
어느 순간, 어떤 계기로 인해,
갑자기 찾아오거나, 갑자기 멀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내가 어떤 존재인가? 에 따라
좌우됩니다.
예수님께서, 물론, 우리의 삶에 들어오시어, 우리의 모든 일들과 늘 함께 하시지만,
특별히, 예수님께서, 온 정성을 기울여 움직이시는 일은,
우리 구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느냐? 와
관련된 일 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우리를 걱정하시는 때는 언제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순간에 분주하십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모여 나 라는 존재를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지금 내가,
당신께서 선포하시는 복음 말씀에
어느정도 민감하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에
마음 쓰십니다. 단순히,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들을
실천에 옮기고 있느냐? 삶으로써 살아가고 있느냐? 라는 차원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들에
얼마만큼 공감하고, 그 말씀들 안에서 얼마만큼 행복을 발견하며 살아가느냐? 를
살펴보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예수님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당신께서 선포하셨던 말씀들이, 내 안에서
어떠한 반응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경우 입니다.
영적인 무감각 상태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적인 무감각 상태는,
내가 너무 바쁜 탓에,
하느님과 관련된 일들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서 이기도 하고,
그러한 삶과 관련하여,
내가 세상의 목소리에만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어서 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도,
‘참으로’ 좋은 것 과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을
구분합니다.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을
우리는 ’사이비‘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가 이 세상에서,
’좋은 것‘과,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을 구분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든 경험들을 통틀어, 이 세상에서의 경험과 신앙 안에서의 경험을 통틀어,
무엇이 우리에게 참 행복을 주는가? 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이, 얼마나 내 안에서 울림이 되는지? 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이, 내 안에서,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그런 경우에라도에도,
복음 말씀을 멀리하거나, 복음 말씀을 내려 놓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적어도, 주위에, 복음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에라도,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려봅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