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한 사람을 만나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가슴으로 세상을 연습하는 일이다 비가 오면 비에 젖는 바다의 모습으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다 혹은 불볕 쏟아지는 여름날 바람이 저녁 산을 어루만지 듯 가슴을 열고 목마른 여름길을 홀로 걷던 사람과 마주하는 일이다
이제는 지친 다리를 쉬게 하는 일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어느 미물일지라도 사랑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니 한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목숨을 사랑한다는 것 그의 웃음 부터 흐르는 눈물까지 내 스스로의 것으로 돌려 받는 일이다
그리하여 사랑한다는 것은 둘이 똑같은 하나가 되어 늘 어둠의 깊이보다 높은 데서 빛나는 별들을 한없이 바라보는 일이다.
사랑이란 - 양현근
키큰 나무와 키작은 나무가 어깨동무하듯 그렇게 눈 비비며 사는 것 조금씩 조금씩 키돋음하며 가끔은 물푸레나무처럼 꿋꿋하게 하늘 바라보는 것 찬서리에 되려 빛깔 고운 뒷뜨락의 각시감처럼 흔들리지 않게 노래하는 것 계절의 바뀜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는 것 새벽길, 풀이슬, 산울림 같은 가슴에 남는 단어들을 녹슬지 않도록 오래 다짐하는 것 함께 부대끼는 것 결국은 길들여지는 것.
첫댓글 결혼 축시 고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