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誓願>
세상의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게 마련입니다.
개인의 삶에는 각자의 인생의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종교도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불교의 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나도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턱대고 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되어가는 과정도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현세에 부처가 될 수 없어도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의 질을 진정한 의미에서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사회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체성이 상실 되고, 개인에서 기업에 이르기까지 부채가 큰 문제로
대두되는 이면을 분석해 보면, 목적도 명확하지 않지만 돈을 버는 과정에서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 수입이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전통적인 노동과 근로보다는 테크닉으로 쉽게 돈을 벌다, 그 거품이 제거되고 실체가 드러나 경제의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노출되어 수습이 힘들게 되어 버린 꼴입니다.
서원이란 불교를 믿으며 붓다의 가르침대로 수행해 나아가며 얻어지는 ‘어떤 것’이라도 다른 중생들과
같이 하겠다는 스스로의 서약인 것입니다.
즉, 돈이 많으면 필요한 사람과 같이 나누고 정신적인 안락安樂을 얻었으면 그것 또한 필요한 이들에게
안락해지는 방법을 이끌어 주고 하는 그런 거룩하고 숭고한 일 인 것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만약 재산이 몇 십억쯤 되면, 몇 백억 가지고 있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것 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루에 사람이 자신의 육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돈이라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평생을 통장의 숫자로 존재하거나 부동산등의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는
물건으로 가지고 있다가 그냥 죽어 버리는데 이게 대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말입니까?
자기 먹을 밥을 굶고 주자는 것이 아니라 아껴먹고 남은 밥을 못 먹어 굶어 죽을 사람에게 주자는 말입니다.
붓다께서 머무신 최초의 사원으로 금강경이 설해진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은 가난한 사람에서
나눠주는 곳이란 뜻의 절입니다.
인류의 화합을 해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빈부, 교육, 정보 등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데 있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절들이 지금부터라도 승가의 이익이 아닌, 불교의 첫 번째 절인 기수급고독원의 본래
취지에 맞게 모든 양극화의 해소에 앞장서길 ‘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