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날이 생각난다. 일이 끝나고 친구와 약속한 장소로 나가는 도중에
주짓수라고 써있는 자그마한 광고를 지나가게 되었다.
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마음에 전화를 걸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친절한 사부님의 말씀대로 신촌 주짓수도장을 처음 들렀었다.
그때 느꼈던 땀의 열기 ... 사실 나는 그때까지도 내가 이 운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남자들이 었고 왠지 모르게 주눅이 많이 들었던 것같다.
몇몇은 웃통도 벗고 있고 그쪽은 쳐다보지도 못했었다.
내가 이런운동하면 저사람들도 민망해 하겠지? 란 생각이 먼저 들었고...
합기도, 조선검도 ...바쁘신 부모님 덕분에 체육관에서 방치 (?) 되듯 살아왔던 나는 옛날처럼
그렇게 재미없는 운동들이라면 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을 두번째로 했는데,
사부님이 "권양 이리와보세요" 하고 정말 너무나도 신기하게 나를 들었다 놨다 , 것도 부드럽게 가지고 놀아주시는 것이 아닌가?
어머 이건 더이상 운동이 아니야 과학이야 !!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가며 뭔 운동이 못하는데도 이렇게 재밌어? 라는 생각이 가득 차는 거였다.
못하면 못하는대로 배우는 재미가 있고 배워나가면 나갈수록 알아가는 기쁨이 있었다.
몸은 잘 따라주지 못해도 이건 이렇게 해서 막고 저건 저렇게 해서 막는거구나, 근데 또 다르게도 할수 있구나.
힘만 쓴다고 해서 잘하는게 아니구나, 마치 이건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바둑, 혹은 체스와 닮은 거였다.
여자도 잘하면 주짓수로 남자 이길수 있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겠네 ...
BJJ는 미국에선 이미 유명한 운동이다. 여성 회원들도 많이 듣고, 나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수업까지 개설되어 있어 들은
경험이 있다. 그땐 그냥 기본적인 초크만 배웠었지만.
신촌에 다니는 거의 모든 여성회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너무 재밌다" 라고...
사실, 내주위에 내 운동을 알아 주는 사람은 없다. 넌 왜이렇게 남자같은 운동을 하냐,
어떻게 남자들이랑 뒤엉켜 싸우는 운동을 하냐...
완기도 나에게 물었다. "누나, 누나는 왜 운동을 해요?"
"나? 강해지고 싶어서."
.
뒤숭숭한 세상이다. 내가 어렸을때보다 더 이상한 세상이다. 그때보다 어쩌면 한국은 더 나아지고 있는것 같지가 않다.
여자들도 명품백 화장품 이런것보다 사실 자신을 단련시킬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 될때다.
그 운동이 땀만 뻘뻘나고 토하도록 힘들다면 얼마나 하기 싫을까?
주짓수는 그렇지 않다. 땀이 나는데 너무나 재밌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무진장 재밌다.
내가 아는 모든 지인들에게 말한다. 주짓수를 해봐... 주짓수 좀 해봐 ... 제발 주짓수좀 해봐
하지 않으면 몰라, 주짓수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일때문에 꾸준히 할수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사람일은 뜻대로 되는게 아니니까.
그냥 그저 이렇게 재밌는 운동 , 다들 한번 해보라고 글을 써본다.
진짜 그냥 해봐요, 여자들도 재밌다니까요...
진짜 레알임. 스트라이프도 없는 흰띠가 이렇게 재밌다는데 파란띠 되면 얼마나 재밌겠어요?
보라띠되면, 갈띠되면 블랙벨트되면 얼마나 얼마나 재밌을까요??
주짓수 만든 사람, 주짓수 잘하는 사람 다들 정말 머리 좋은것같아 ㅋㅋㅋㅋ
마무리는....신촌주짓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