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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원림(園林), 담양 소쇄원(瀟灑園) | |
등록일: 2007년 08월 04일 | |
[대기원]대나무 고을 담양은 예부터 선비들이 모여 글을 가르치며 담론하던 정자와 정원이 많아 선비 마을로도 유명하다. 담양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숲이 많은 것도 아마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담양의 많은 정자와 정원 중에서도 남면 지곡리에 있는 ‘소쇄원’은 조선시대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더운 한여름, 대나무 숲과 작은 계곡이 조화를 이룬 소쇄원을 찾았다. | ||||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선비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조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조성 당시의 10만여 ㎡에서 현재는 5000여 ㎡ 정도 남았지만, 이곳의 조경과 건축물은 자연과 인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상을 그대로 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소쇄(瀟灑)’라는 말은 중국 제나라 문인 공치규의 ‘북산이문(北山移文)’에 나온 ‘소쇄출진지상(瀟灑出塵之想 : 맑고도 깨끗하며 세속을 뛰어넘는 고결한 사상)’이란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양산보는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는 뜻의 소쇄를 자신의 호로 정하고 손수 지은 정원에 ‘소쇄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당해 세상을 떠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17세에 낙향해 은둔하며 대쪽 같은 처사의 생활을 했다. 양씨 문중의 14대 종부 심효경(71)씨에 의하면, 소쇄는 집에서 기르던 오리를 찾아다니다 이 아름다운 계곡을 발견하고 자연 속에 선비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가 느껴지는 별서정원(別墅庭園)을 꾸몄다. ‘별서’란 선비들이 세속을 떠나 자연에 귀의하여 은거생활을 하기 위해 저택에서 떨어진 산수가 빼어난 장소에 지은 별저(別邸)를 말한다. | ||||
소쇄원은 1983년에 국가 사적 제304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어느 언덕이나 골짜기를 막론하고 나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 동산을 남에게 팔거나 양도하지 말라. 어리석은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며, 후손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소쇄의 유훈에 따라 지금도 양씨 문중은 15대째 직접 이곳을 관리하며 보존하고 있다. | ||||
소쇄원 원림은 자연과 인간, 주인과 손님이 서로 예(禮)를 갖추도록 되어있다. 인공적인 조경으로 동산 분위기를 연출하는 정원과 달리 원림은 동산과 숲의 자연 상태를 그대로 살리면서 적절한 자리에 집과 정자를 배치해 자연과 인간이 행복한 조화공간을 창출한 것이다. 14대 종부 심씨는 “성리학을 공부하신 할아버님은 성리학의 정신과 도가의 인간과 자연 생태의 상생원리를 소재로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건물 하나하나를 자연과 인간을 배려해 조경하고 건축했어요. 그 분은 예(禮)와 의(義)를 지키는 삶을 사셨고 우리 후손들에게도 소쇄원을 통해 그 정신을 물려주셨지요.”라며 소쇄원 조영의 근본정신을 설명한다. 소쇄원의 공간구성은 1755년에 제작한 소쇄원 목판 탁본 ‘소쇄원도’와 1548년 하서 김인후가 쓴 ‘소쇄원 48영’을 통해 본래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소쇄원 48영을 보면 현재 남아있는 부분을 크게 담장 안의 내원(內園)과 담장 밖 외원(外苑)으로 나눌 수 있다. 소쇄원 내원에는 입구의 대숲을 지나 계곡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대봉대(待鳳臺)와 애양단(愛陽壇), 왼쪽에 광풍각(光風閣)과 제월당(霽月堂)이 있고, 계곡에는 물소리와 물 흐름을 그대로 살린 오곡문(五曲門)이 있다. 제월당이 주인의 서재 노릇을 했다면 광풍각은 귀한 손님을 맞는 사랑방, 대봉대와 애양단은 휴게소, 오곡문은 심신을 씻는 공간이었다. | ||||
대숲을 지나 기와지붕을 얹은 흙돌담이 시작되는 곳에는 소쇄원을 찾은 귀한 손님이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소쇄원의 풍경을 감상하던 ‘대봉대’라는 초가지붕 정자가 있다. 대봉대 앞에는 봉황이 내려앉는다는 오동나무 한 그루가 이상향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고, 뒤에는 우암 송시열이 이름을 붙이고 글을 썼다는 애양단이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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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사찰을 중심으로 한 전통정원은 여러 곳이 있지만 소쇄원과 같이 자연과 인간을 배려하며 조선시대 선비들의 고고한 삶과 품격을 담아낸 정원은 그리 흔치않은 듯하다. |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html?no=8205 |
첫댓글 우암선생의 글씨 또한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