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時習]의 발자취 따라 水落에 오르다

[솔개바람]

어제는 겨울이 내려앉는 水落山을 찾아 [梅月亭]에 올랐소이다
水落山은 곳곳에 梅月堂 <金時習>의 발자취와 숨결이 남아 있소이다
<金時習>은 <계유정난>으로 출세의 길을 접고 전국을 방랑하다가 돌아와
37세에 水落山 東峰 玉流暴布(현 金溪폭포) 앞에
<瀑泉精舍>를 짓고(현 내원암 절터) 10여년간 은거생활을 하였다

여기 <梅月堂>이 당시 자신의 처지를 탄하며 지은 詩 한 首를 소개합니다

《수락산 노을(水落殘照)》

한점 두점 떨어지는 저녁노을 저 멀리에
서 너마리 외로운 따오기들 돌아오네
(一點二點落霞外 三介四介孤鶩歸)

봉우리는 높아 산 그림자 반쯤 바라보이고
水落에 찬이슬 내리니 靑苔 낀 물 드러나며
(峰高剩見半山影 水落欲露靑苔磯)

기러기는 낮으막히 맴돌다가 그냥 가버리고
겨울 까마귀 깃들려다 놀라 날아가 버리니
(去雁低回不能度 寒鴉欲棲還驚飛)

하늘은 넓은데 눈과 생각은 어찌 이리 유한하며
붉은 빛 머금은 그림자는 밝은 빛에 흔들리도다
(天厓極目意何限 斂紅倒景搖動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