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쯤인가....
부산 남천동 mbc방송국에선가...
패티킴 Show를 본적이 있다.
내가 별로 좋아하는 장르의 가수가 아니었지만
초대권때문에 할 수 없이 갔는데
빨간 드레스를 입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패티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몸에 배인 멋진 무대매너와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관객을 가르치려는(?) 잔소리때문에 기분이 쬐끔 상했지만
아무튼 .....
인상이 깊었던 공연이었더랬다.
어제..
남편의 섹소폰 선생님께서 초대권을 주셔서 할수 없이 (?) 갔다.
충무아트홀에서의 공연을...
왜 할수없이(?)라는 표현을 쓰냐면
얼마전 TV에서 박춘석추모 음악회를 본 적이 있는데
늘 당당하고 멋있고 어쩌면 거만스러운 패티김이 아닌
백발의 뚱뚱하고 망가진 패티를 보는 순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서글퍼 지는 것이었다.
어쩌면 코디가 의상을 잘못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패티도 칠순이 넘다보니
어쩔수 없이 망가지고....
세월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지만......서글퍼 졌다.
정말 추하게 늙어선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긴 했어도...
패티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인가?
칠순 할머니를.......에구
그러나 어제의 공연을 보는 순간 그에 대한 속 상했던 이미지가 깨졌다.
여지없이...
그 녀은 나이만 먹었을 뿐이지 열정은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
패티김은 열정(Passion)이다 라는 타이틀을 내 세우고 한 공연
역시 패티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 열정은 나이를 뛰어 넘었고
그의 정열은 20대나 70대나 똑같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의 열정적인 노래를 들으면서
칠순이 넘은 여성의 멋진 무대매너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우리의 귀에 익은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 못잊어" 를 들으면서 잊혀져가는 옛사랑을 생각했고
작년 몇달동안 심금을 울렸던 "아이리스"의 주제곡인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 를 부르는 패티를 보면서
몸은 비록 칠순을 넘긴 노구가 되었지만 풋풋한 사랑의 감정만큼은 그대로인 그의 감성이 너무 아름다웠다.
CD를 한장 샀다.
아직도 열정을 갖고 나를 기쁘게 한 패티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 출근길에 CD를 들었다.
사무실에 도착하고 한참을 차 안에 앉아 있었다.
노래속에 빠져......내리는 것을 잊은 것이다.
얼마동안은
그 녀의 노래와 그 녀의 열정에 빠져 살것 같다.
첫사랑이든......잊혀진 사랑이든....애증이든.....평생에 몇번 왔던 사랑들이지만
그 사랑노래를 그렇게 애절하고 감미롭고 눈물 나게 부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끼면서
이제 겨우(?) 일흔네살인 울 엄마한테 꼭 공연을 강추해야겠다.
이미 할머니가 되어 세상을 뜰 궁리(?)만 하는 울 엄마한테 경종을 울려주어야 겠다.
.
첫댓글 그러시네요^^,난 왜 일부러 패티김 쇼를 보러가신줄 알았는데~~~~, 어째든 라이브 공연을 보면 항상 그들의 열정에 감동이 다가오지만, 어떤이들은 관객의 기대와는 달리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려는 분들도 가끔 있다고도 합니다,암튼 이렇게 가슴속에 콱 박힐수 있는 그녀의 마력은 역시 몇분 안되는 우리의 국민가수중 한분이기 때문일겁니다
9988에 비하면 70은 아직 애기지.
저두 고 박춘석님의 추모 자리에 이미자누님과 출연한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썩 좋은 감정은 아니었는데 이후에 좀 바뀌었는데 이렇게 가슴 뭉클한 공연글에 다시끔 생각을 합니다 ~ ~ 열정과 가창력은 인정이 되는 가수임에는 틀림없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