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타스님 법문 -
어떤 임금이 광주리를 하나 주면서 명령을 내렸습니다.
“여기 뱀 네 마리가 들었으니, 네가 이 네놈을 성내게 해서는 안 되고, 한 마리라도 죽여서도 안 되고, 네 마리를 잘 키워라.”
왕의 명령을 받은 그 사람이 그것을 직업으로 뱀 네 마리를 키우는데,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비록 다시 보아주고 키워주고 물 먹여주고 부채질 해주고 갖은 짓을 해서 네 놈의 성질을 맞춰준다 하더라도,
그렇게 키워주건마는 꺼떡하면 네 놈이 죽이려고 달려든단 말입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할 것 같으면, 이 몸뚱이에다 비유한 것입니다.
사대에다 비유한 것입니다. 지 수 화 풍. 몸뚱이에...
地(지). 水(수) 火(화). 風(풍)입니다.
地大(지대)라고 하는 것은 딱딱한 것을 좋아하고,
水大(수대)라는 것은 습기를 좋아하고,
火大(화대)는 따뜻한 것을 좋아하고,
風大(풍대)는 시원한 것을 좋아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네 가지가 성질이 각각 다르다고요.
그래 가지고 이 네 놈이 백한 가지씩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네 놈이 다 각각...
그래 합치면 404 가지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거 맞추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한 놈만 맞추고 한 놈만 덜 맞춰줘도 그냥 병이 나거든요.
熱氣(열기)가, 불기운만 많으면 막 그냥 열이 나가지고 열통 터진다고 나 죽는다고 야단이거든요.
물기가 없어도 탈수현상이 나가지고 나 죽는다고 할 것이고요.
어쨌든지 몸뚱이를 움직이지 못하고 꼼짝 아니하면, 움직이지 못하니까 그냥 그대로 “風(풍)”이 와 버린단 말입니다.
이것이 각각. 말하자면 지 수 화 풍. 네 가지가 뱀 네 마리처럼 각각 성질들이 고약하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 몸뚱이를 갖다가. 지 수 화 풍 을 四蛇(사사)에다가 비유를 했어요.
그런데 이제 이 몸뚱이를 해탈 하는 것. 이 생사의 고통을 해탈 하는 것이 바로 뱀 얘기다 그 말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왕이 그렇게 이 몸뚱이를 시켰지만,
그 네 뱀 들어있는 광주리를 “잘 키우라.”그랬지만.. “에이 어떤 놈이 그것을 키우겠나?”
그때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야, 니 그거 맨날 끌어안고 있어봐야 아무 영험 안 난다. 팽개쳐 버리고 도망가거라.
도망가다가 보면 강이 있는데, 그 강만 건너가면 그 쪽에는 그런 것 없어도 아주 행복의 나라다.
좋은 세계가 있다. 가거라.” 그래서 그 소리를 듣고,
이 몸뚱이. 뱀 광주리를 내동댕이치고 도망가는 겁니다.
사뭇 도망가니까. 왕이 보니까 그 놈 괘씸한 놈이거든요.
“그 놈이 내 명령을 복종하지 않고 뱀 광주리를 아무데나 그냥 팽개쳐 버리고 도망가다니 그 놈 잡아라.”
잡으러 포졸 다섯 명을 보냈거든요. 다섯 명 포졸이 뭐냐 하면 '오음전다라' 거든요.
五蔭(오음) 이란 것은, 色受想行識(색수상행식)이거든요.
色= 일체만유. 눈에 보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色聲香味觸法(색성향미촉법)을 대표한 것이 색이거든요.
번뇌 망상을 색수상행식 이라고 합니다. 망상의 근본이 색수상행식입니다.
그것을 갖다가 五蘊(오온=오음)이라고 그럽니다. 그 五蘊山(오온산)을 벗어나야..
五蘊(오온)이 皆空(개공). 오온이 개공 해야 度一切苦厄(도일체고액)이 됩니다.
일체고액을 건너가게 된다 이 말입니다.
마치 손오공이 오온산에서 벗어난 것처럼..
이 사람이 뱀 광주리를 내 버리고 그냥 죽어라고 도망가고 있지요.
도망가는데 뒤에 오음전다라가 자꾸 쫓아오고 있지요. 잡으려고... 쫓아오든가 말든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멈칫거리다가는 잡힐 테니까 죽어라고 내뺍니다. 가다 보니까 동네가. 크고 좋은 집들 여섯 채가 나타나거든요.
집 여섯 채가 나타나니까, ‘아이고, 여기서 살까? 집에 아무도 없네? 이 집에서 살까? 저 집에서 살까?’
그 집에서 살려고 마음먹고 궁둥이를 붙이자마자 공청 소리가 납니다.
허공에서 소리가 나기를 “너 여기 있다가는 잡혀 죽는다.” 그러거든요.
“오늘 도적놈들 여섯이 달려들어 너를 잡아 죽일 꺼다.”
그러니까 “앗 뜨거라.” 하고 또 내빼게 됩니다.
六入空聚落(육입공취락)입니다.
眼耳鼻舌身意(안이비설신의)가 色聲香味觸法(색성향미촉법)을 상대하게 되면 육식 경계가 생긴다고 그랬지요?
내육근. 그것이 외육진인데요. 그 육진이 육입공취락에 六根對賊(육근대적)들이 달려든다 이 말입니다.
육근대적이 저녁에 달려든다 이 말입니다. 육근대적 한테 잡히면 큰 일 나거든요.
오음전다라 한테 잡혀도 큰일이지만, 육근대적 한테 잡혀도 큰일이거든요.
그래서 또 쭉 가는데..
그 가운데 제일 어려운 것이 뭐냐 하면, 恩愛辭親者(은애사친자)예요.
고개를 넘어가다 보니까 조그만 주막집이 있는데, 아주 예쁜 주막집 여자가 쉬어가라 어쩌라 유혹을 하는데요.
‘쉬고 갈까’ 싶은 생각도 나지만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것이 간첩 아닌가?’ 싶거든요.
‘나를 붙잡아 놓고선 오늘 저녁에 잡혀 죽게 하려고 살살살살 거짓 친한 척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그것이 은애사친자입니다.
“恩”이라고 하는 것은 부모에 대한 은혜. “愛”라고 하는 것은 이성에 대한 사랑.
부모형제에 대한 사랑이“恩愛”인데, 이것이 자꾸 마음에 걸리거든요.
그 전에 어떤 청년이 중 되러 왔는데요.
중 되려고 학교다닐 때부터 무척 별러왔대요.
‘내가 군대 마치면 곧바로 해인사 가서 중 돼야지.’ 하고 별렀는데요.
대학도 마치고 군대도 마치고 중 되러 턱 와서 며칠 있으니까 그 “은애”가 모두 걸리거든요.
자기 파트너, 엄마, 누나도 자꾸 마음에 걸리고요. 누구누구 또순이 월순이 전부 마음에 걸리거든요.
그것을 다 끊어버리고 머리를 깎느냐? 머리를 깎기는 깎아야 되는데...
갑순이 월순이를 내일부터는 만날 수도 없고, ‘끝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무엇이 자꾸 올라와서 답답하다는 겁니다.
“집에 가서 다 정리를 하고 오겠습니다.” 하더니만 가서 잡혀서는 정리는 무슨정리... 허허허허허허허
홀랑 덮어 씌워서는 졸졸판 이겠지요. 善根因緣(선근인연)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은애사친자가 아주 그냥 사람을 홀리는 장애물이거든요.
‘저 여자에게 홀려서 여기서 하룻저녁 자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서 딱 떼어버리고 막 뛰었어요.
은애사친자도 떼어버리고 오음전다라도 떼어버리고, 육입공취락에도 들어가지 않고,
사뭇 달리다 보니까 큰 강물이 닥치거든요. ‘옳거니 닥칠 강물이 닥쳤구나!’
그 닥친 강물은 生死長河(생사장하)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라는 말입니다.
배도 없고 어떻게 건너가요? 그 넓은 강물을...
사방을 보니까 판자때기도 있고, 갈대 부스러기도 있고, 나무 조각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것을 주워 모아서 갈대로 엮어서 뗏목을 만들었어요.
뗏목을 타고서 계곡을 내려가는데.. 몇 번 쳐박히고 떨어지고 죽을 뻔 했지만,
그래도 용하게 용하게, 어떻게 어떻게 해가지고, 大望(대망)의 彼岸(피안)에 턱 도착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山窮水盡(산궁수진)이라 하더니..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하고,
이제 완전히 유암화홍 별유천이라.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은 별유천지가 딱 나타나더라.
그것이 말하자면 “波羅密多(바라밀다), 파라다이스” 입니다.
“波羅”라는 것은 천당이고, “密多”라는 것은 저 언덕이라는 뜻이거든요. 저 언덕에는 안락한 세계가 나타난다 이 말입니다.
그 여러 가지 찌끄러기, 칡넝쿨, 갈대 넝쿨 등으로 얽어 묶는 것을 三十七 助道品(37조도품)이라고 그럽니다.
서른일곱가지 道를 돕는. 도 닦는 일을 돕는, 공부하는 방법을 돕는 그것이 조도품입니다.
“助道”.. 도를 도와주는 법이다. 그것이...
이 얘기는 열반경에 나오는 비유인데,
여기서 왕은 누구냐? 왕은 心王(심왕)을 말하는 것입니다.
네 마리 뱀을 간직한 광주리는 뭐냐? 一心(일심)을 말하는 것이고,
四蛇(사사), 네 뱀은 四大(사대)를 표현한 것이고,
광주리를 내 버리고 가라고 일러준 사람은 善知識(선지식)이고,
광주리를 내 버리고 도망간 신하는 바로 求道者(구도자)입니다. 도를 구하는 사람.
다섯 가지 전다라. 오음 전다라는 색수상행식이고요.
육입공취락, 여섯 빈 마을에.. 육근대적, 안이비설신의가 달려든다 이 말입니다.
밤낮. 주야로 마구 내빼니까 밤은 無明(무명)을 말하는 것이고,
오음공취락에 들어가니까 누가 떡 하니 “육근대적이 오니까 도망가거라.” 하고 일러 주는 것은 내 양심입니다.
강은 生死大海(생사대해)고요.
뗏목은 37조도품 이지요. 4념처. 4정근. 4여의. 5근. 5력. 7각지. 8정도.. 서른일곱 가지 수행 방법입니다.
彼岸(피안). 저쪽 언덕은 열반의 세계라는 말입니다.
열반경 800가지 비유 중에 이것이 상당히 큰 비유입니다.
이런 비유 이야기가 열반경에는 800개가 있어요. 열반경 40권, 800가지 비유거든요.
이것이 상당히 긴 비유에 속합니다. 드라마틱한 비유지요.
첫댓글 <보광님 댓글> [추천글 보기 10.09.11. 21:50]
일타스님 법문, 열반경 ()()()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