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권 15) 명지거사를 만나다 ①
선남자여 남쪽에 성이 있나니 이름을 대흥이라 하는 도다. 거기에 거사가 있나니, 이름을 명지라 하는 도다. 그대는 거기에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가 물을 지로다.
때에 선재동자가 그 발 앞에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한량없이 돌고 앙모하여 우러러 보고, 열의가 그침 없이 하직하여 물러갔도다.
그 때, 선재동자가 다함 없는 장엄복덕장 해탈광명을 얻고 나서 복덕의 대바다를 사유하고, 복덕의 허공을 관찰하고, 복덕의 취락에 나아가 복덕의 산에 오르고, 복덕장을 거두는 도다.
복덕의 연못에 들어가고, 복덕의 못에서 노닐고, 복덕의 법륜을 청정하게 하고, 복덕장을 보고, 복덕의 문에 들어가고, 복덕의 도를 행하고, 복덕의 종자를 닦으면서, 점차 나아가 대흥성에 이르러, 두루 명지 장자를 만나고자 하였도다.
선지식을 마음으로 갈망하여 앙모하는 마음을 내고, 선지식의 그 마음에 훈습되어 선지식을 보고자 하는 의지와 방편을 구하는 뜻이 견고하였도다.
모든 선지식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물러서지 않고, 모든 선지식을 섬기기를 원하는 마음이 게으르지 않았나니, 선지식에 연유하고, 의지하여 알고자 하는 까닭이로다.
능히 갖가지의 선을 원만하나니, 선지식에게 의지하여 알고자 하는 까닭이요, 능히 갖가지의 복을 출생하나니, 선지식에게 의지하여 알고자 하는 까닭이로다.
능히 갖가지의 행을 증장하나니, 선지식에게 의지하여 알고자 하는 까닭이요, 다른 이의 가르침에 연유하지 않고, 스스로 능히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고자 하는 도다.
이와 같이 사유할 때 그 선근이 자라고, 깊이 마음을 청정하고, 근기와 성품이 증가하고, 덕의 근본이 이익되고, 대서원이 더하고, 대비심이 광대하고, 일체지에 가까워지고, 보현도를 구족하고, 일체 모든 부처님의 정법을 밝게 비추고, 여래 십력 광명이 증장하는 도다.
그 때, 선재동자가 명지 거사가 그 성안의 시가지에 있는 사거리의 칠보대 위에서 무수한 보배로 장엄한 사자좌에 앉아 있음을 보았도다.
그 사자좌는 매우 훌륭하나니, 청정한 마니보배로 몸체을 이루고, 금강 제청 보배로 다리를 만들고, 보배 노끈으로 얽어 메고, 오백 가지의 묘한 보배로 장식하였도다.
하늘 보배옷을 깔고, 하늘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장대한 보배 그물을 덮고, 대 보배 휘장을 설치하였도다.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두르고, 비유리 보배로 장대를 만들어 사람들이 잡고 있고, 그 위를 덮었도다.
커다란 거위의 깃털로 만든 매우 청정한 부채를 흔드나니, 갖가지의 묘한 향기를 풍기는 도다. 갖가지의 하늘 꽃을 비내리고, 좌우에서는 항상 오백 가지의 음악을 연주하나니, 그 소리가 미묘하여 천상의 음악보다 뛰어나서 듣는 중생들마다 모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도다.
십천의 권속들이 앞 뒤로 둘러싸고, 그 색상이 단아하고 엄숙하니, 사람들이 즐겁게 보고 있도다. 하늘의 장엄구로 장엄하게 장식하였나니, 인간과 천상 가운데 가장 수승하여 비교할 수가 없도다.
모두 보살의 뜻하는 바를 이미 성취하나니, 모두 명지 거사와 더불어 옛날부터 같은 선근으로 시립하여 우러러 보고 그 가르침과 명을 받드는 도다.
그 때, 선재동자가 그 발 앞에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도다.
성자시여, 저는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을 구경까지 안락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을 생사의 바다에서 나오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을 법의 보배 섬에 머물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의 목마르게 애착하는 미음을 말리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대자비심을 일으키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이 애욕을 버리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이 불지혜를 앙모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생사의 광야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이 부처의 공덕을 좋아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요, 모든 중생들이 삼계의 성에서 나오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또한 모든 중생들을 일체지의 성에 들어가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어떻게 보살도를 닦고, 능히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