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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면목의 회복과 심신치유
에니어그램(Enneagram)은 9(ennea)라는 숫자와 점, 선, 도형(gram)을 가리키는 희랍어의 합성어로서 보편진리 안에 내재된 신성을 뜻하며 성격유형론에서는 참 자기 발현을 위한 것으로서 본래 면목의 회복을 위한 활용으로 쓰인다. 에니어그램의 스승 구르지예프(G.I.Gurdjieff)는 “무수한 세계들이 절대로부터 태어나고 각각의 세계로부터 새로운 또 다른 창조의 빛이 시작된다.”라고 말함으로써 인간을 포함한 세계가 절대라고 부르는 창조의 빛으로부터 왔음을 설명했다. 절대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존재하면서 모든 것을 뛰어넘는 비교 불가능이라는 의미다. 절대, 절대자를 신(神)이라고 부른다면 구르지예프가 말하는 창조의 빛이란 신성의 빛을 뜻한다. 아홉 신성 - 옳음, 사랑, 성취, 품위, 지혜, 충실, 기쁨, 강함, 평화는 누구로부터 배우지 않았어도 이미 지니고 태어나는 보편의식으로서 본래덕목이며, 우리는 아홉 본래덕목이 가지고 있는 힘, 아홉 신성의 빛으로부터 발현된 빛의 얼굴, 본래 면목으로 태어난다.
인간은 신성의 빛으로부터 발현된 빛의 얼굴로 태어나지만, 인간의 육체적 심리적 생명 자체는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조건에 의해 변화를 계속하다가 먼지로 돌아갈 관계 안의 생명으로서 비실체, 비존재적 생명이다. 비실체, 비존재적 생명인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아홉 신성의 빛 - 옳음, 사랑, 성취, 품위, 지혜, 충실, 기쁨, 강함, 평화가 가지고 있는 창조적인 힘과 연결되지 않고서는 생명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 아홉 신성의 빛은 절대자의 절대의식에너지, 법, 혹은 창조주 하느님의 마음으로부터 오는 말씀의 힘으로서 인간 생명의 원인이 된 생명의 빛이자, 인간의 의식을 움직여 가는 절대의식에너지로서의 생명의 핵, 본질이며, 인간의 몸 세포를 활성화시켜 주는 숨, 생기,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아홉 신성의 빛 중 자신과 연결된 빛에 지속적으로 닿아 살아갈 힘과 생명력을 얻기 위한 무의식적 본능적 생존 욕구에 의해서 빛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가치가 자신 안에서 올곧게 발현될 때 얼굴빛은 생기를 띄운다. 에니어그램 탐구는 이탈리아의 철학자 이탈로 만치니(Italo Mancini)의 마지막 저서 얼굴들이 돌아오게 하소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는 얼굴이라고 하는 이타성의 중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며, 바라볼 얼굴, 존중할 얼굴, 어루만질 얼굴들이 존재하기에 우리 세계도 존재한다.”라는 의미에서 우리들 본래 면목의 회복과 관련된 삶의 양식을 위한 탐구여야 한다.
인간존재의 원인이며 본질이자 생명력인 아홉 신성의 빛은 신의 마음, 절대자의 절대의식으로부터 오는 힘이다. 절대의식의 사전적 의미는 차별 대립을 근거로 하지만 차별 대립을 너머선 초월의식이라는 의미다. 옳음, 사랑, 성취, 품위, 지혜, 충실, 기쁨, 강함, 평화는 그 자체로서는 차별대립에 근거한 자성을 가지고 있지만 차별대립을 너머선 공성으로서의 초월의식이다. 온전한 사랑 안에는 기쁨과 평화가 함께 있으며, 온전한 기쁨 안에는 사랑과 평화가, 온전한 평화 안에는 사랑과 기쁨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 대립을 넘어 함께 있음으로써 온전해 지는 초월의식 - 절대자의 절대의식으로부터 온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조화와 균형 안에서 다함께 손잡고 생명력을 주고받음으로써 살아있음, 생명의 약동을 느끼게 되는 관계 안의 유기체적 생명으로서 인체의 오장육부처럼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결핍된 자아, 결핍된 생명이다. 그러나 선악과를 따먹고 태어난 알몸,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자신의 힘으로 선악을 분별해 보려는 힘과 생명력의 중심, 자성으로서의 기질(氣質)을 가지고 태어나며, 기질에 따른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자신의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과 조건에 따른 가치체계와 주관, 주관에 따른 지각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 앞에 놓여진 현실을 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인식만큼 알아채고 경험하며 반응하도록 조건 지어진 몸이다. 따라서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인식의 차이와 부조화 안에서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되어 결국 생노병사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에니어그램의 스승 구르지예프는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어 부조화로운 관계 안에서 부정적 감정과 함께 생노병사의 과정을 걷게 만드는 육체적 심리적 생명의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으로부터 오는 인식과 그에 따른 자동반응이 만들어내는 의식을 감옥 안의 잠자는 의식이라고 부른다. 구르지예프의 가르침은 “나는 감옥에서 살고 있다. 내가 바로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자유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은 없다.”라는 것이다.
피부조직을 경계로 떨어져 있지만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관계 안의 생명인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인체의 오장육부처럼 관계 안의 여러 조건에 의해서 변화를 계속하다가 결국 먼지로 돌아갈 무상ㆍ고ㆍ무아의 존재양식을 가지고 있다. 무상ㆍ고ㆍ무아의 존재양식을 가지고 있는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종적으로는 존재적 생명인 신성과의 연결 안에서 횡적으로는 다른 신성의 얼굴들과의 연결 안에서 온전한 생명력인 존재적 생명을 찾아 관계 안으로 흐르고 있는 역동자체로서 존재적 생명인 말씀, 혹은 법과의 일치 안에서 주어진 가치를 본질적인 힘으로 추구할 수 있을 때 영적치유와 함께 참으로 존재할 수 있는 생명력을 얻는다. 그러나 힘과 생명력의 중심을 가지고 있는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감옥 안의 잠자는 의식, 무지 안에서 존재적 생명에 닿아 살아갈 힘과 생명력을 얻기 위한 무의식적 본능적 생존욕구로서 주어진 가치를 집착으로 씀으로써 차별대립으로 치달아 생명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실상 내가 누구인지도, 나의 진정한 가치와 소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시지프 신화 속의 이야기처럼 산의 정상으로 올려놓은 돌덩이가 굴러 떨어지기가 무섭게 또 다시 정상으로 올려놓기를 계속하면서 힘과 생명력을 탕진한다. 몸ㆍ마음ㆍ영성적 접근법의 에니어그램 워크숍은 자신의 진정한 소망을 알아차림으로써 자신이 힘겹게 들어 올리고 있는 돌, 집착의 정체를 의식하고 내려놓기 위한 것이며, 영혼의 치유와 함께 진정한 힘과 생명력을 되찾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안에서 집착을 알아차려 의식하고 내려놓기 위한 EBSH 워크숍에서 유형설명이나, 체크리스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지력이란 감옥 안의 잠자는 의식,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으로부터 오는 가치체계와 주관, 그에 따른 인식과 경험, 체득된 정도에 따른 한계 안에서 보고 듣고 읽을 수밖에 없도록 조건 지어진 지력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형설명이나, 체크리스트의 내용도 그것을 고안해 낸 사람의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에 의한 지력이라는 한계로부터 온 것이고, 유형설명이나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듣고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 역시 적용하는 사람의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에 의한 지력과 그 한계로부터 오는 인식과 경험, 체득된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적 사실이 아닌 사람의 성격을 다루는 에니어그램 워크숍에서 인간의 지력에 의해 설명되는 유형설명이나 체크리스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구르지예프가 그의 제자 우스펜스키에게 말했듯이 그것은 오직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특별한 지시 없이는 아무도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불완전하고 이론적인 형태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데이비드 봄(David Bohm)은 그의 양자이론을 통하여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초월의식, 스스로 작용하고 있는 활성정보로부터 원초적인 의식계와 물질계가 분화되었으며, 인체 세포 역시 스스로 작용하고 있는 활성정보, 초월의식과 연결되어 있음을 “내장질서”와 “표출질서”로서 설명하고 있다. 봄은 인체의 내장질서가 우주공간을 채우고 있는 내장질서, 초월의식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인체를 구성하는 소립자, 분자, 세포조직 및 장기 등은 초월의식에너지로부터 온 의식과 물질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봄은 의식을 실체로 보고 파동으로 표기함으로써 우리의 세포조직 및 장기가 의식과 물질, 파동과 입자의 상보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조직 및 장기 등이 초월의식에너지로부터 온 의식과 물질, 파동과 입자의 상보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은 몸ㆍ마음ㆍ영성의 연결고리를 설명해 주는 과학적 근거로서 한사람을 움직여가는 내장질서 - 정신적ㆍ영적 조건은 어김없이 한사람의 표출질서 - 신체적 조건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우리는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여 가는 신성과의 연결 망 안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몸(신체적 조건) - 한 사람의 얼굴, 눈빛, 몸짓, 태도로부터 한 사람을 움직여가는 마음ㆍ영적 조건 - 기질과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더구나 관계 안의 유기체적 생명인 생물학적 몸은 관계 맺기에 따른 여러 조건에 의해 변화를 거듭하다가 먼지로 돌아갈 뿐인 비실체, 비존재적 생명으로서 존재적 생명을 찾아 관계 안으로 흐르고 있는 역동자체이다. 에니어그램 유형설명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여 가는 신의 마음, 우주적 기운이 한 사람을 통하여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는가를 보여주는 한 사람과의 연결 망 안에서, 관계 맺기의 조건에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흘러가는 역동자체라는 맥락 안에서 특징만을 간단히 설명해 주는 것이 위험을 줄여주는 방법일 것이다.
아홉 신성의 빛 - 옳음, 사랑, 성취, 품위, 지혜, 충실, 기쁨, 강함, 평화로부터 오는 힘은 크게 세 힘으로 나눠진다.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이다. 진리이고 선함이고 아름다움 자체인 신성(神性)의 발현인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함에 있어서 현실을 인식하여 알아채고 대처하는 방식과 힘을 얻는 고유의 신체기관을 가지고 있다. 머리, 심장, 장이다. 머리, 심장, 장은 아홉 신성의 빛에 지속적으로 닿아 힘과 생명력을 얻어 누리기 위한 힘과 생명력의 중심이다. 각 힘과 생명력의 중심에 따른 몸ㆍ마음ㆍ영적 조건을 알아보자.
1) 몸
● 진리를 추구하는 머리중심 사람들 - 지혜, 기쁨, 충실 유형 사람들은 진리 지혜를 찾아 생명력을 누리려 하는 사람들로서 생각하는 눈빛과 사려 깊고 온화하고 이성적인 얼굴로 태어난다. 이들은 대체로 마른 체격에 편편한 가슴을 가지고 있고, 생각이 많은 탓에 건조해 보이는 피부조직을 가지고 있다.
● 아름다움과 사랑을 추구하는 심장중심 사람들 - 사랑, 성취, 품위 유형사람들은 관계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려는 듯 기대로 반짝이는 사랑스러운 눈빛과 따스하고 감정적인 얼굴로 태어난다. 이들은 촉촉한 피부와 부드러운 외모에 친근감을 나타내려는 표정과 다정함을 지니고 있다.
● 선함을 추구하는 장중심 사람들 - 옳음, 강한, 평화유형 사람들은 불의를 알아차리고 척결하려는 듯 심지 있는 눈빛과 의지적이고 단호한 얼굴로 태어난다. 이들의 피부조직은 부드러우나 촘촘하고 질기고 두껍다. 뼈와 근육 역시 마찬가지다.
2) 마음
● 진리를 추구하는 머리중심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라는 본능적인 욕구와 충동, 태도, 어휘, 사고방식 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먼저 자신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이해받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는 과정에서 현실을 파악한다. 이들은 실수를 두려워하며 수줍어지고 소심해 질 수 있다.
● 아름다움과 사랑을 추구하는 심장중심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랑 받아야한다.> 라는 본능적인 욕구와 충동, 태도, 어휘, 사고방식 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현실을 파악한다. 이들은 감정적일 수 있으나 따뜻한 사람들이다.
● 선함을 추구하는 장중심 사람들은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적 변화>를 위한 욕구와 충동, 태도, 어휘, 사고방식 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디서 불의가 일어나는지를 빠르게 판단하며 자신의 힘으로 상황을 통제하여 질서를 회복하려는 쪽으로 움직인다. 이들은 진지하고 심각하다.
3) 영성
머리 중심 사람들의 영성은 이론적이고 논리적이며 이념적이고 전례 중심적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심장 중심 사람들의 영성은 좀 더 감성적인 정서에 다가서는 경향이 있으며, 장 중심 사람들의 영성은 이념이나, 전례,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좀 더 본질적이고 삶과 연결된 실제적인 경향을 보인다.
구르지예프는 “거짓된 생각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거짓된 생각은 인식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각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에 따라 현실을 다르게 인식하고 반응하지만 각 인간은 그것이 실상이라고 착각한다. 구르지예프는 또렷한 의식이라고 착각하는 자신의 의식이 자신의 감옥 -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생각하는 한 그에게 기회는 없으며, 어느 누구도 그의 뜻에 반하여 강제로 그를 돕거나 해방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은 비실체, 비존재적 생명인 육체적 심리적 생명이 존재적 생명에 닿아 살아갈 힘과 생명력을 얻고자 하는 무의식적 본능적 생존욕구, 자신을 육체적 심리적 생명과 동일시한 잘못된 자기사랑에 의한 집착에 의해 행해지는 기계적 자동 반응이다. 구르지예프는 그의 제자 우즈펜스키가 심리학에 대해서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심리학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리는 그것을 누구에게 적용하고 누구에게 적용하지 않는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심리학은 사람들, 인간들에게 적용됩니다. 기계와 관련해서는 어떤 심리학(그는 이 말을 강조했다.)이 적용될 수 있습니까? 기계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이 아니라, 기계역학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계역학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심리학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도덕성 발달 이론으로 알려진 미국의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했다. 콜버그는 힘과 생명력의 중심이 머리에 있는 머리중심 사람이다. 머리 중심 사람들이 집착에 갇힐 때 기계적 자동반응으로서의 사고과정은 문제를 확대하고 결국에는 어두운 쪽으로 각본을 쓰도록 만든다. 로렌스 콜 버그가 자신의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으로부터 오는 기계적 자동반응을 알아챘더라면 그는 자신의 감옥으로부터 탈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르지예프는 먼저 그대의 영혼을 창조하고 죽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 모든 걸 앗아간다. 죽음조차 어찌할 수 없도록 그대의 존재를 결정화하라. 라고 가르친다.
이탈리아의 마르티니 추기경 역시 움베르뜨 에코와의 대화를 엮은 그의 저서 무엇을 믿을 것인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복음서에 가르치는 최상의 가치는 육체적 생명이나 심리적인 생명(그 두 생명을 가리키기 위해 복음서에서는 그리스어의 비오스(bios)와 프시케(psyche)를 쓰고 있습니다)이 아니라 인간에게 전달된 하느님의 생명(그리스어 복음에서는 조에(Zoe)라는 말로 지칭하고 있습니다.)입니다. 위의 세 용어는 신약성서에서 엄밀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두 단어는 세 번째 것의 하위개념입니다.” - 누구든지 자기 목숨(psyche)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psyche)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Zoe)을 간직할 것이다. 요한 12.25-
비실체, 비존재적 생명인 육체적 심리적 생명(bios, psyche)는 존재적 생명(Zoe), 하느님의 생명인 말씀, 혹은 법과의 일치 안에서 영적 치유와 함께 진정한 힘과 생명력을 얻는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육체적 심리적 생명은 자신의 신체적ㆍ정신적ㆍ영적 조건 안에서 일어나는 부조화와 고집, 상처로부터 오는 부정적인 것들과의 동일시, 감옥 안의 잠자는 의식으로부터 깨어나 존재적 생명과의 일치 안에서 전체성을 얻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의 창시자이며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를 쓴 존 카밧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나는 명상수련은 명상수련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하고 치유력이 있어서 변화가 일어난다고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에 지남에 따라 자기 스스로에 대한 개인적인 비젼 같은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비젼은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최선의 자기가 되는데, 자신과 평화를 이루는 온전한 자기가 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 온전한 자기라는 전체성은 전체로서 존재하기에 총체적으로 참여 하는 것, 어떤 순간에도 전체성을 구현해 내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질 때 그 대가로서 얻어진다.”
존 카밧진 박사가 말한 “전체로서 존재하기에 총체적으로 참여 하는 것”이란 육체적 심리적 생명의 핵인 존재적 생명(zoe) - 말씀, 혹은 법과의 일치 안에서 온전한 자기로서 전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양식을 말한다. 온전한 자기로서 전체성을 가진 존재양식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우리의 성격, 육체적 심리적 생명보다 더 큰 존재이어서, 육체적 심리적 생명이 그 조건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두려움, 수치심, 화, 슬픔 등은 단지 조건에 따른 부조화로부터 오는 자연스런 반응이란 걸 알아채게 되어 객관화시켜 바라보고 흘려보낼 수 있으며, 영혼의 자유와 함께 본래면목을 회복할 수 있다. 전체성을 가지고 온전한 자기로서 살아가는 존재양식 안에서 육체적 심리적 생명과의 동일시로부터 벗어나 객관화의 능력이 주어진다는 의미는 자신을 묶고 있는 감옥 안의 잠자는 의식, 몸ㆍ마음ㆍ영적 조건 과 그 한계로부터 올 수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말과 행위들을 알아차려 자각함으로써 영혼의 해방과 함께 심신치유의 능력이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 마음, 영성적 접근법의 에니어그램』황인숙 지음에서 발췌
첫댓글 감사합니다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