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1절부터 7절까지의 말씀은 악질로 이스라엘을 제외한 애굽의 생축만을 죽이시는 내용입니다.
여호와께서 애굽에 내리시는 재앙의 심도가 점점 깊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피 재앙이나 개구리 재앙, 이 재앙, 파리 재앙 등은 모두가 생활 환경에 미치는 재앙이었다면 이제부터 시작되는 악질 재앙부터는 생축의 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재앙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생축의 몸에 직접적으로 악질 재앙이 미치게 하십니다. 악질 재앙 역시 다른 재앙과 같이 여호와께서 바로에게 그 재앙을 예고하시는 것은, 재앙이 임했을 때에 바로로 하여금 그 재앙이 여호와의 능력으로 주어지는 것임을 알고 깨닫게 하시려는 목적에서입니다. 그리고 악질 재앙이 고센 땅의 이스라엘 생축에게는 임하지 아니하게 하시는 것은 바로에게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라는 표징을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로 하여금 바로에게,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의 백성‘ 보내기를 거절하고 억지로 잡아두면 애굽 온 땅의 가축에게 심한 돌림병 재앙 주실 것을 말씀하십니다(1~3절).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파리 재앙과 같이 전염병 재앙도 히브리인의 가축과 애굽인들의 가축을 구별하셔서 표징 보이실 것을 말씀하시며(4절) 재앙의 기한을 “여호와가 내일 이 땅에서 이 일을 행하리라”고 정하여 예고하신대로 애굽과 히브리 백성들의 가축을 구분하여 벌하시고 보이셨으나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여 백성을 보내지 않습니다(5~7절).
위의 본문에서 애굽 왕 바로에게 명령하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히브리 사람의 여호와 하나님‘이라며 모세에게 전하도록 말씀하십니다. 이 칭호는 하나님이 모세를 시내산으로 인도하신 후에 꺼지지 않는 떨기나무 불 가운데서 불러 사명을 수여하실 때에 그에게 소개하신 칭호이십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이 칭호를 모세와 아론으로 바로에게 보내셔서 애굽에 재앙을 시작하실 때에도 모세의 입을 통해 사용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이같은 칭호를 사용하시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칭호는 사용되는 그 본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한 마디로 요약한 것임과 동시에 장차 언약대로 오실 메시야 예수님까지 이어지는 칭호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에서 ’히브리 사람‘은 아브라함을 뜻합니다. 그러면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라는 말은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라엘의 조상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하란에서 부르시고 그에게 언약을 하십니다. 그 언약의 내용은 곧, 아브라함을 통하여 나라를 세우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나라는, 비록 아브라함의 혈통으로 인한 자손들로 세워지지만 하나님께서 하시겠다는 것을 언약하십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에서 여러 아들들이 태어나지만 이삭만을 후손으로 삼으셨으며 그리고 이삭에게서 두 쌍둥이 아들이 잉태되었으나 야곱만을 후손으로 삼으셨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아직 후손이 없을 때에 그의 후손이 사백 년간 이방에서 종살이 할 것을 언약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언약대로 후손을 주시고 그들을 애굽 땅으로 내려보내시며 그리고 종살이를 하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열조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신대로 성취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애굽 땅을 향한 재앙은 이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신대로 사백 년의 기한이 끝나가므로 인해 지금까지 종살이를 하던 애굽 땅 바로에게서 출애굽을 위한 재앙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은 ’여호와‘입니다. 그 이름의 의미는 ’언약을 하시고 그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자‘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언약하신 것을 그 이름대로 성취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성취의 과정이 온 우주와 만국을 창조하시고 스스로 통치하시며 뜻하시는 대로 전능자로서의 능력으로 성취하십니다. 이 하나님의 열심과 사역에는 세상 어느 피조물이 방해하지 못합니다. 단지 하나님 여호와의 영광만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애굽의 바로에게 자신을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라고 밝히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호칭은 본문만이 아니라 신구약 전체의 내용을 관통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세우신 아브라함은 곧 장차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이며 또한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메시야이신 예수께서 탄생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말씀이 이어지는 “내 백성을 보내라” 입니다. 여기서 ’백성‘은 히브리어로 ’암(עם)‘이라 하는데, 뜻은 부족이나 씨족보다는 규모가 큰 ’민족‘, ’족속‘ 등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단순히 외형적인 집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이 독특한 통일성 내지는 내외적 관계로 형성되어 있음을 시사하는데, 그 관계의 실체를 뜻하는 수식어가 ’내‘입니다.
’내 백성‘에서 ’내‘라고 소유격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것은 일찍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통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겠다고 약속한 하나님의 언약을 상기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이 말씀은 이스라엘 민족이 바로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이므로 당연히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제사하며 여호와를 섬겨야 한다는 것을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세와 아론을 통하여 몇 번씩이나 동일하게 ’내 백성을 보내라(7:16, 8:1,20)‘라고 요구하신 하나님의 명령 속에는, 여호와께서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맺으신 일방적이며 절대적인 언약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리고 그가 일방적이며 절대적으로 맺으신 그 언약을 반드시 이루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가 포함되어 있음을 뜻하는 명령인 것입니다(참조, 창12:1~2).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의 손이 애굽의 모든 가축을 죽이셨으나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여 백성을 보내지 아니합니다. 이 또한 여호와의 말씀과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재앙 속에서 확인되는 바는, 여호와 하나님의 뜻대로 되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모세는 더욱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며 그리고 바로 앞에서는 더욱 담대해집니다.
위의 본문에서는 지난 파리 재앙에서처럼 여호와께서 ’구별‘하십니다. 지난 파리 재앙에서는 선민들이 거주하는 고센 땅을 구별하셨고 돌림병 재앙에서는 선민들의 재산인 가축을 구별하셔서, 이스라엘의 가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하시도록 능력을 행하십니다. 이러한 ’구별‘은 결국 세상을 심판하시는 마지막 날에 주께서 똑같이 행하실 것을 예수께서 언약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