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96회 비행
며칠 전 부터 윈드구루와 동네예보를 살피면서 주말 날씨를 예상해 보니 토요일은 대구를 비롯하여 인근 거의 모든 활공장이 비 소식이 있지만 오직 문경만 새벽 3시에 비가 그치고 낮시간 동안에는 날씨가 맑은 것으로 되어 있다.
문경활공장은 비행이 가능하겠구나 싶었지만 아침에 눈 뜨 보니 역시나 창 밖엔 추적 추적 비가 내린다.
문경에는 비가 없다는 예보만 믿고 기체 백을 메고 나오지만 뭔가 개운하지는 않다.
날씨가 이래서 인지 오늘의 참석자들이 너무 적다.
고문님, 교택교관, 태만형님, 나 딱 4명이다.
비행 장소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문경으로 결정하고 출발했고 고속도로 올려서 가는 내내 비가 뿌려대서 예보가 틀린 거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남구미 벗어나니 비가 없다.
문경에는 하늘에 구름은 좀 있지만 비 올 기상은 아니다.
금강산 가든에서 점심을 먹고 이륙장에 올라 보니 점심 먹을 때 식당에서 보았던 대전 비익조 팀들이 먼저 올라와 준비하고
있었다.
이륙장 바람은 예보와는 달리 동남풍이고 풍속은 1. 중반대로 약하지만 이륙 하기엔 별 무리 없는 정도로 불어 온다.
그리고 바람이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도 길고 더웠는데 절기는 확실히 무시 못하나 보다.
끝없이 덥기만 할 것 같은 지루한 여름도 이젠 끝나고 하늘도 새파란게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듯 하다.
문경활공랜드 팀이 텐덤손님 태우고 한무리 이륙하고 솔로 비행자들 이륙해서 비행하는데 대부분의 비행자들이 이륙 후 바로 좌턴해서 능선 넘어 바로 착륙장으로 들어 가거나 한두명 착륙장 상공, 서풍불 때도 보통 열 튀는 장소에서 한두바퀴 돌려 보고 별 소득이 없는지 바로 착륙 들어 간다.
대전 비익조 일부 회원들도 이륙해 보지만 별반 차이가 없으니 일부는 기상이 더 좋아지길 기다리면서 이륙장에서 기체 들었다 놨다 이륙 연습만 한다.
우리팀은 다른 팀 비행하는 거 좀더 지켜 보면서 기상이 좋아지면 비행하려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이번에 고문님 새로 바꾸신 지니 라이트 하네스 보조산이 잘 빠지지 않아서 새로 셋팅을 했고 고문님은 어제 마신 술이 아직 깨지 않았다면서 오늘은 비행은 하시지 않고 운전만 하시겠다 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자 영 속이 불편 하다.
어제 먹은 음식이 잘못 되었는지 어제 저녁 부터 배가 안좋더니 아랫배가 살살 아파 오는게 신호가 온다.
화장실 가고 싶은데 나 자리 비운 동안 다 나가 버릴까봐 못가겠다 하니 걱정말고 다녀 오란다.
그렇게 말해놓고 다 나가버릴거지? 절대 안나간단다.
화장실 갔다 왔지만 잠시 후 또다시 배가 살살 아파오는게 컨디션이 영 별로다.
새로 이륙한 몇몇 솔로 비행자들 착륙장 뒷산 사면 상공에서 서클링 하는 것을 보니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컨디션이 안좋아서 더 기다리기도 그렇고 열을 잡는데 까지 잡아보고 쫄하게 되면 보조산 셋팅이나 하던지 기체 뒤집어서 청소나 해야 겠다 생각하고 이륙 하겠다 하고 활주로에 들어 섰다.
바람이 조금 삐딱하게 불지만 별 지장 없을 거 같아서 기체 들어 세우고 뛰는데 어깨를 덜 눌러서 오른쪽 팁이 돌아 가는 바람에 오른쪽 팁이 한방 먹는다.
뒤늦게 어깨 눌러 제압하고 뛰어 보지만 벌써 활주로 끝부분.
지금 뛰어 나가면 매미 확률 20%, 이륙 하더라도 이륙고도가 너무 낮아서 자칫 능선을 못넘어 갈 확률도 있고....
불확실한 이륙보다는 이륙 중지가 백배 낫다. 풀브레이크 해서 기체 세웠다.
다시 기체 메고 올라가서 새로 깔고 이륙, 이번에는 무난하게 이륙 했다.
좌측으로 고도 여유있게 돌려 고개를 넘어 능선 뒤로 빠져 착륙장으로 향했다.
동풍 이륙이라서 능선을 넘어 서자 마자 약하지만 배풍이라서 기체를 내리 누르는데 침하속도가 장난아니다.
초당 2점대 이상으로 까지기 시작하니 오랜만에 삐이이이~ 하는 하강음을 듣는다.
착륙장 들어 가기 전에 눈여겨 보아두었던 남들 열잡는다고 한번씩 돌려 보고 착륙 들어 가는 포인터로 들이 밀었다.
나보다 앞서 니비욱 기체한대가 열심히 열을 탐색해서 밀고 당기고 하고 있는데 겨우 현상 유지 정도 되는 듯 보인다.
니비욱이 돌리고 있는 부근은 내가 직접 안가봐도 열의 크기나 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지라 더 안쪽 산사면쪽으로 공략해 보니 이곳에도 역시 약하지만 열은 있다.
스프린터 에보 비행 시 초당 1.2미터 침하인데 이것 보다 적게 침하된다는 것은 열은 있다는 말이다. 다만 열이 약해서 기체를 위로 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계기를 보면서 오감을 집중했다. 귀를 열고 바리오 상승음을 들으면서 눈으로는 계기판의 미세한 상승, 하강 표시를 읽으면서 어깨로는 기체가 당기는 감을 느꼈다.
조금이라도 상승이 좋은 쪽으로 기체를 부드럽게 몰아 부치면서 열을 찾았다.
침하율이 -1.0, -0.8, -0.5, -0.3 꾸준히 오른다. 아직 실제적인 상승은 아니지만 열을 찾아 가는 중이다.
그러다가 0.0, 0.2, 0.4, 0.0, -0.2, -0.4 열코어를 지나서 빠졌다.
이제 코어를 물기 위한 수정작업 4-5번의 밀고 당기고를 반복하면서 엇비슷하게 코어를 물었다.
리사이트 열이라서 그런지 삐뚤 삐뚤 힘들게 버티기 하면서 올라 가자 이륙장에서 고문님과 교택교관이 응원해준다.
응원에 힘입어 기분 좋게 600대에서 800대로 올라 섰다.
초반에 나보다 앞서 비비던 니비욱 기체는 나보다 한참이나 아래에 있다.
약한열에 남들 못잡을 때 잡아 올라 가니 왠지 기분이 더 좋다.
처음 바닥에서 약한열 잡고 올라서기가 힘들지 그 다음 부터는 한결 쉽다.
고도가 높아지니 열 탐색을 위한 여유가 생긴다.
바람의 세기, 풍향에 따라 몇번이나 바뀌는 열코어를 따라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를 높이고 있는 중에 뒤에 이륙한 교택교관이 성주봉과 운달산 사이에서 고도 잡고 있는 것을 봤는데 언제 올라 갔는지 나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벌써 구름 언저리에 있다.
본인기체도 아닌 처음 타는 용석이 기체로 암튼 대단하다.
살짝 오기가 생긴다.
또 감각을 집중. 근처에서 다시 코어를 찾아 1000미터 대로 올려 이제 비슷한 고도다.
내가 고도 잡아 올라 가는 것을 보고 다른 팀 비행자들 이륙해서 밑으로 들어와서 열심히 돌려 보지만 리사이트 열이라서 잡기도 힘들고 잡고 고도 올라가면서 바뀌는 열코어를 또다시 옮겨 타고 해야 하는데 밑에서 서너번 돌려보다가 빨리 포기하고 착륙장 들어 가는 거 같다.
이륙장 위로 올라서 있는 비행자는 아직도 교택교관과 나 뿐이다.
교택교관 말대로 남들 다 올라 갈 때 올라 가는 거는 누구나 올라 갈 수 있는 것이고 남들 다 까질 때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기분좋은일 아니냐 하는데 정말 그런 거 같다.
교택교관은 고도 좀 잡더니 주흘산 공략하러 출발한다고 하길래 고도 얼마에 출발 했느냐 물어보니 1,150m 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물었을 때 고도였고 1,225m인가? 고도에서 출발 했다 한다.)
교택교관 장비가 C등급 (예전 2급) 카이엔 4 니깐 아무리 엘디 차이 나도 내가 100미터 정도 더 올리면 출발해도 안되겠나 싶어서 급하게 고도를 100미터 더 올려 중간에 짜르고 나와 1255m에 나도 출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두르지 말고 고도를 좀더 높여서 갈걸 생각이 들지만 그 때는 따라간다고 앞뒤 재지 못했었다.
동풍이라 주흘산 쪽으로 직선으로 붙여도 와류는 없기에 바로 붙이면서 바람이 그리 세지 않으니 착륙장 지나면서 착륙장 인근에서 발생한 열이 밀려 올라 오면 잡으면서 가야지 생각했는데 하천 건널 때까지 상승음 한번 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주흘산 까지 골이 생각 했던 것 보다 무척이나 길다.
나중에 다시 교택교관에게 무전으로 경로를 물어 보니 바로 앞에 작은 산 우측으로 붙였다는데 결과적으로는 교택교관도 열을 못잡아서 똑같았지만 교택교관 가는 경로가 확률상 열을 잡을 확률이 더 높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확률 싸움인데 동남풍이라서 바람에 밀려오는 열이 앞쪽 작은 산 사면을 타고 올라 오는 것을 잡을 확률이 그냥 주흘산으로 바로 가는 것 보다는 더 높을 수 있으니깐...
계속 침하만 되고 아직 주흘산 가려면 3-4킬로는 더 가야 되고 고도와 남은 거리를 대충 계산 해보니 주흘산 4-5부에 겨우 붙일 거 같은데 그렇게 해봐야 별 의미도 없다.
8부 이상에 붙이려면 지금 보다는 최소 400이상은 고도를 더 확보 했어야 갈수 있는 거리다.
무리해서라도 가보기나 해볼까? 하고 비상 착륙장을 살펴 보았지만 굳이 내리려면 내릴데는 있겠지만 무리한 비행을 할 하등의 이유도 동기도 없는 듯 하여 아쉽지만 기수를 돌렸다.
역시 XC는 힘들다. 생각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은 거 같다.
기수를 돌려 착륙장 상공에서 고도 정리하면서 보니 착륙장 상공에 약한 열이 있다.
작은 열을 살려서 다시 주흘산 공략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에 열을 돌리고 잡다 보니 교택교관도 주흘산 공략 포기하고 착륙 들어 온다.
갑자기 흥이 식어 버린다.
카이엔 포는 확실히 엘디가 좋고 성능이 괜찮아 보인다.
주흘산 공략 포기하고 하천 넘어 올 때는 착륙장 못들어 가겠구나 싶었는데 착륙장 상공에서도 고도 정리 해서 착륙 들어간다.
교택교관 내리고 나서 나도 같은 방향으로 고도 정리 후 무사히 두발 착지
물한잔 먹고 그늘에서 쉬면서 두사람 다 남들 다 쫄할 때 올라 간 것에 대해 뿌듯하게 이야기 하는 중에 내가 고도 더 높았다고 막 띄워 주길래 애가 왜이러나 하고 있는데 내가 장원이니 밥사야 한다고 한다.
ㅎㅎ 비행실력만큼이나 수완도 대단혀~
내가 이륙하고 열 잡는 거 보고 교택교관, 태만형님 이륙했는데 교택교관은 다른 곳에서 열잡고 올라 왔지만 태만형님은 교택교관과 내 둘중에 내가 잡는 곳이 착륙장과 더 가까운 곳이라 만만해서 내 밑으로 와서 잡다가 못 잡고 착륙 들어 갔다 한다.
오기가 생겨 고문님 픽업 부탁해서 다시 올라 갔는데 이번에도 열을 못잡고 내려 오는 중이다.
고문님 차량 회수 해서 착륙장 들어 와서 주차 할 즈음에 태만형님 착륙 들어 오신다.
태만형님 기체 개어 정리 할 때 이륙하는 기체들 보니 벙벙한게 고도 꽤 잡는다.
이열은 아마 태만형님으로 인해 생긴 열???
문경은 오후 늦게 기상이 좋아진다 더니 그런 거 같다.
더 비행할 것이냐 묻는데
비행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만족하는 비행을 했기에 더 이상 비행은 안한다 했고 교택교관은 2000회 비행은 내일 회원들 많이 모이면 할 것이라고 그만 하겠다 해서 조금 일찍 문경에서 철수 했다.
대구로 들어오는 중에 구미 넘어서자 빗방울이 뿌리는데 대구에는 하루종일 비가 오락 가락 했다 한다.
오늘 초.중급자들 비행 했더라면 오후 늦게는 참 좋았을 날씨인데 오후에는 제법 열이 벙벙하여 고도 확보도 쉬웠을 거 같고
오전에는 이착륙연습 하기엔 좋았을거 같은 날씨 였었다.
신천동에 와서 장원턱 낸다고 국밥집에 가서 순대국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오늘 같이 이런 비행은 예전에 대니산 남자에서 이륙해서 착륙장 상공에서 다시 걷어 올려 고도 높였을 때 만큼이나 아기 자기한게 나름 성취감도 있고 재밋는 비행이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96회
2. 일자 : 2013년 08월 24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Gin Sprint EVO S size
- Edel Confidence M size 16회
- Edel Live S size 106회
- Gin Bolero Plus M size 7회
- Gin Zulu M size 1회
- Gin Sprint EVO S size 66회
4. 기상
- 평균풍속(최대풍속) 및 풍향 : 1.4(2.2), 동남동
- 기온 및 습도 : 27도, 습도 86%
5. 이륙장, 및 고도 : 문경활공랜드 제2이륙장(동쪽방향), 약 865m(아센 755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문경활공랜드 착륙장 217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648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1,255m(이륙장 대비 390m 상승)
7-2. 최고속도 : 47.2km/h
7-3. 최대상승 : 1.9m/sec
7-4. 최대하강 : -2.7m/sec
8. 비행시간 : 53분 25초(총누계 비행시간 : 74시간 08분 03초)
8-1. 이륙시간 : 14시 26분 18초
8-2. 착륙시간 : 15시 19분 4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29.34km
9-2. 직선거리 : 2.18km
10. 특기사항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62742521CB53619)
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7A742521CB53E09)
남구미 부근에서 부터 비가 없어지고
문경 도착하니 구름은 좀 있지만 비올 날씨는 아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1C233D521CAC2B0B)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9C53D521CAC2D38)
예보와는 달리 동풍, 동남풍이 불어서 동쪽으로 이륙해야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3793D521CAC2F05)
금강산 가든에서 점심 먹을 때 인사 나누었던 대전 비익조 팀원들
우리보다 조금 먼저 도착해서 셋팅 중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91D3D521CAC322A)
문경텐덤 팀의 텐덤비행 이륙직전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84D3D521CAC340D)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6C23D521CAC3724)
나보다 먼저 열포인터에서 열을 잡고 있었던 니비욱 기체
나는 올라 왔지만 아직도 밑에서 열을 찾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1F33D521CAC39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C2D3D521CAC3B1F)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ADE3D521CAC3E17)
오늘도 주흘산을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기수를 돌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7433D521CAC411A)
착륙장 상공에서 약한 열을 잡아 고도 올리려고 애 써는 중에
주흘산 공략 포기하고 착륙 들어 오는 교택교관 기체
고도가 낮아 착륙장에 들어오지 못할거 같았는지 하천 쪽으로 기수를 돌리는 듯 보이더니....
나중에 보니 고도 회복 해서 착륙할때는 고도 정리 후에 착륙 들어 가더라는.....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57A3D521CAC2819)
고도 회복 중인 교택교관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81D3B521CB5DD1E)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69D3B521CB5E106)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8EF4E521C9F2B10)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ADB4E521C9F2E0F)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34F4E521C9F3031)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CA44E521C9F320E)
4-5번의 코어수정 비행.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F344E521C9F3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