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서원에서 한문서당을 엽니다. 초보들이 모여서 한문의 기초도 배우고, 공부의 기본기도 익혀나가는 서당을 엽니다. 말로만 듣던 한문고전들을 내 손으로 한 자 한 자 짚어가면서 읽어가려고 합니다. 공부의 기본은 자기가 직접 대면해서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여행책만 백날 읽고 있는 것보다 직접 여행을 한번 다녀오는 것이 마음에 더 많은 것들을 남게 합니다. 그런 것처럼 누군가가 대신 읽어놓은 고전보다 내가 직접 읽어보는 고전에서 생생하고 살아있는 삶의 지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엔 한문이라는 장벽이 있습니다. 써본 적이 없는 외국어처럼 한문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공부하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집니다. 대부분은 이 서투름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혼자 외국어를 공부하다가 그만둔 경험들이 누구나 한 번쯤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해주는 친구입니다. 같이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혼자서는 포기해버릴 일도 해보게 됩니다. 혼자라면 하지 않을 공부도 해보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앞으로도 꾸준히 한문공부를 해나갈 서당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