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틈새 걷기…. (서울 둘레길 6, 5, 4-2 코스) (‘18년 02/14)

[소그미]

‘Back to the Basic’

보통 어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보자’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

이와 유사하게

기본으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을 때

위와 같은 말을 자주 쓰게 된다.

현재 주말마다 강화 나들길로 길나섬을 하고 있고

강화길은 바다(해안), 산 등으로 구성되어

매우 아기자기한 경험을 제공하며

또한 social walking 차원에서도 나름 쏠쏠한 재미로 길나섬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적어온 후기들을 읽어본 결과

혼자 걸을 때는 주로 길 자체에 대한 느낌을 쓰게 되지만

동행형 걷기에는 주로 “social”과 사람간의 “interaction”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으로

길에 대한 내용은 그리 크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어떤 인간 내 조직이든,

그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수행하는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은 받는 부분은 그 구성원간의 인간적 관계의 트러블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동행형 강화 나들길의 후기는

그런 사회적인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반영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원래의 스타일, 마인드 등은 자연히 묻혀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시점에 “나의” 기본 사항을 다시 재점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마침

이번 주가 설날이 있는 주이기 때문에 돌아오는 토요일에는 공식적인 강화도 길나섬은 없다.

그리고 마침 오늘(2월 14일(수))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올림픽이 한참이지만 올림픽을 본적이 없다.

예를 들면 쇼트트랙에서 기념비적인 역전을 거둔 한국 낭자군 이야기도

후에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보았을 뿐이다.

그래서 만일 집에 있게 된다면

틀림없이 하루 종일 올림픽 실시간 중계는 물론이고,

하이라이트 및 각종 분석 자료로 눈을 호사시키기도 하고,

또는 눈을 혹사 시키면서 하루를 보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마침 서울 날씨 예보가 최저 1도, 최고 8도로

거의 봄이 오는 듯한 느낌이 들 수준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미세먼지는 예보를 더 들추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기온이 좀 오르고 따뜻해지면 여지 없이 중국에서의 미세먼지는 몰려 오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심각한 수준만 아니라면

미세먼지는 길나섬에 참고만 할 정도인 “하나의” 대기 정보가 되어버렸다.

아무튼 그런 날씨를 그대로 방구석에서 날려 보내서야 진정한 나들꾼이라고 할 수 없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나름 긴 시간..

물론 중간에 일가친척과 모여야 하고, 어디를 다녀와야 하는 일정도 있지만

이 시간은 뭔가를 스스로 active 하게 디자인 할 수 있는 꿈 같은 시간이다.

사실 강화 나들길은 수명산 선생님께서 짜 놓으신 프로그램을 따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만 가면 되는 “passive” 형으로 나름 장점이 많지만,

자신만이 고유 identity를 찾기는 살짝 어려운 방식이다.

예를 들면, 패키지 여행이 가이드를 따라 가면서,

보라면 보고 서라면 서면 되는 편한 방식이기도 하지만,

customized된 루트나 또는 스킵 하고 싶은 곳,

또는 더 있고 싶은 곳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Active 방식의 길나섬.

그래서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옵션은 다름 아닌

아직도 채우지 못한 강화도 나들길 제 16코스이다.

그렇지만 16코스는 3월 초에 이미 예정되어 있고,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이 코스로 길나섬 했다가는

멘탈 짱이신 토란님에게 얻어 맞을 것이 뻔하므로 일단 이 코스는 제외하기로 했다.^^

그 대안으로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강화 나들길 길나섬 때문에

상대적으로 잠시 소홀했던 서울 둘레길을 탐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8기 100인 원정대 공지가 뜨기 시작했고

또한 지인을 통해서 겨울을 견뎌낸 서울 둘레길이 이제는 다닐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니

이미 작년 이맘때쯤에 본격적인 서울 둘레길 탐방 이전의 모니터링 목적으로

2코스를 탐방하였기 때문이다.

이왕 가용한 시간이 며칠 되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오래간만에 서울 둘레길을 몇 코스를 탐방하기로 했다.

조금 무리하면 전체 157km의 탐방도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동계라서 코스별 정확한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무리는 하지 않고, 일단은 적당한 코스를 선택하여 탐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코스 선택

일단 서울 둘레길로 길나섬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 옆지기가 제일 반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코스트코’ 때문이다.

내일 모레 설날이 있어 장을 볼 것이 있음에 틀림 없다.

기본적인 것은 이미 장을 봐 두었으나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거나, 또는 나중에 보면 빠진 것이 한 두개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예상과 다름없이, 서울 둘레길 길 탐방을 마치고는 집에 돌아올 때

코스트코에서 몇 개를 사다 달라고 한다.

예전에는 코스 여부에 따라 심부름을 시키곤 하던데

이제는 어떤 코스가 갈 것인지는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건 알 바 없고, 오로지 결과만 갖고 오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는 걸어야 할 코스는 이미 확정적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년 여름에 나 스스로 표제를 붙였던  “코스트코 길”이기 때문이다.

사실 집에서 걸어서 코스트코로 가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집에서 가까운(?) 코스트코가 2개 있는데, 하나는 상봉지점이고

다른 하나는 양재지점이다. 그런데 집에서 이 두 지점 간 거리가 거의 비슷하다.

살 것이 많지 않고, 무겁지도 않고 또한 긴급하게 냉동, 냉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의

세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 코스트코를 걸어 다녀오는데 두 코스 약간 방식이 다르다.

상봉지점은 주로 집부터 출발하여 왕복으로 걸어 다녀오는 방식이고

양재지점은 둘레길을 걷고 오다가 들려서 물건을 사고

전철을 이용해서 돌아오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름 상봉지점은 제1 코스트코길, 양재지점은 제2 코스트코길로 명명해 두고 있다.

그런데 특정 상호가 표제에 붙어 있는 것도 사실 촌스럽다.

강화 나들길은 코스별로 나름 상징적인 표제가 붙어 있다.

예를 들면, 7코스는 ‘낙조 보러 가는 길’로 표제화 되어 있고, 11코스는 ‘석모도 바람길’ 등 이다.

표제가 좀 길어서 그렇지, 일단 이방인이라도 이 표제를 읽거나 들으면

머리 속에 퍼뜩 어떤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에 비해 서울 둘레길은

표제는 바로 해당 코스의 대표적인 산 이름을 인용하고 있다.

1코스는 수락산-불암산, 2코스는 아차산-용마산 등이다.

산이 없는 6코스는 안양천은 산이 아닌 하천명으로 표제를 삼고 있다.

그런 방식에서 보면

서울 둘레길은 직유 화법적이고 다소 남성적인 반면

강화 나들길은 은유 화법적이고 다소 여성적인 표제이다

이러한 강화 나들길 장점은 활용해도 좋을 듯 싶다.

그래서 “제1 코스트코 길”, “제2 코스트코 길” 하면 좀 밋밋하고 촌스러우니

“장보러 가는 길” 또는 “마트 가는 길”로 하면 좋은 것 같다.

장보러 가는 길이나 마트 가는 길이다 매 마찬가지이만

나름 두 가지 길을 이렇게 분리해 놓으면 기억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촌스러운 점은 벗어나지는 못했다.^^

“마트 가는 길”은

가양 전철역 입구에서 출발하여 가양대교 하단의 스탬프통을 거쳐

서울 둘레길 6코스인 안양천과, 5코스인 관악산-삼성산을 거쳐

4코스 중 4-2 코스 격에 해당되는 우면산을 거쳐

양재 시민의 숲의 스탬프통에 다다르고, 이어 양재 코스트코 입구까지 이르는 길이다.

서울 둘레길만의 순수 거리는 약 38.3km 이고

최초출발점과 최종목적지까지의 접근 구간을 합하면 대략 40km 내외이다.

투어 개요

새삼 이 코스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서울 둘레길 홈페이지, 수명산님의 개인 블로그를 포함한 다양한 블로그,

서울 둘레길 카페 내 100인 원정대 등 후기 등 정말 차고 넘친다.

서울 둘레길은 벌써 3년을 훌쩍 넘어서서

길 관련 정보와 후기 등 이미 많은 data가 인터넷에 축적되어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구글링을 조금만 해도 관련 내용이 쏟아진다.

유투부에도 KBS 500회 특집 “산”을 포함해서 다양한 동영상이 이미

포진해 있다.

이번 길나섬에서는

“기본”적인 서울 둘레길 코스에 살짝 변화를 주었는데 그 부분이 바로 우면산 정상로이다.

5, 4-2코스에는 관악산, 삼성산, 호암산 등 빼어난 산들이 즐비해 있는데

투어 일정상 이런 산들로의 정상 등반은 시간상 어렵다.

대신 우면산 정상로는 기존 서울 둘레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로드도 비슷하여 우면산으로의 변화 포인트를 주었다.

날씨도 온화하여

간간히 산보 또는 스탬프를 찍는 서울 둘레길 탐방인을 볼 수 있었으며

관악산 부근에서는 어떤 모임에서 온 듯한 단체 탐방인도 볼 수 있었다.

서울 둘레길은 이미 눈에 많이 익숙한 코스이기 때문에

특이하게 눈에 뜨이는 부분은 없었지만

타 시즌 탐방과 비교해보면

가장 눈을 끄는 부분은 바로 한강과 안양천의 합수부 부근의 얼음이었다.

요즘 신문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 뉴스 중에

강화도 앞쪽의 유빙들 때문에 부속 도서로 배들이 출항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있다.

워낙 유빙이 심하여 매일 2편 있던 운항이 멈추었고

그 결과 섬 주민의 생활의 불편함이 매우 심각해지자

최근 밀물 시간에 배 한 편 정도를 재개 하였다는 기사도 있다.

썰물 때는 유빙들의 집적도가 높아져서 배의 스쿠류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염하의 줄기차게 흘러가는 “유빙”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마치 강화도의 갯벌의 얼어터진 바다와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강이 얼어 붙어 요상한 모양의 얼음이 가득한 한강을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코스는 아침 6시에 가양역을 출발하여 오후 1시 15분에 코스트코에 도착하여

7시간 15분 동안 탐방하였고, 그 동안 9개의 스탬프를 득하였다.

거리상으로는 서울 둘레길 전체 구간 157km 중 38.3km로 약 25%에 해당되지만,

본 코스를 통해서 28개 스탬프 중 약 32% 즉 거의 1/3에 해당되는 스탬프를 얻을 수 있어서

나름 가성비가 높은 구간이기도 하다.^^

날씨

낮에는 기온이 상승하고, 새벽 기온 역시 그리 춥지 않아서

최근 강화 나들길 복장과는 달리 약간 선선하게 입고 탐방을 나섰다.

바뀐 부분은 바지 부분이였는데, 기동성 때문에 얇은 여름 바지를 입고 나섰다.

새벽 동작역 지하철 역사 안에서 9호선 출발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서늘한 공기 때문에, 너무 때 이른 경량화(!)를 한것은 아닌가하는 후회를 했었는데

가양역에서부터 본격적인 걸음이 시작하고

특히 석수역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땀이 나기 시작하며

오히려 얇게 입고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탐방 환경

이 시즌쯤 탐방에 장애가 될 듯한 잔설이나,

밟아서 단단하게 된 탐방로 상의 미끄러운 구간이 걱정되어

나름 아이젠도 챙겼으나 코스 전체적으로 얼음 길, 눈 길은 거의 전무하여 아이젠은 사용하지 않았다.

얼음이나 눈을 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어쩌다 스쳐 지나가는 계곡뿐이었다.

가장 얼음다운 얼음을 본 곳은 관음사 아래 쪽으로 흐르는 계곡 정도에서였다.

최근의 건조 주의보 때문에 탐방로에는 뽀얀 먼지만 가득하였다.

다만 구지 눈길이라면, 우면산 등정길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아마도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아주 짧은 구간뿐이었다.

이런 환경을 서울 둘레길 전체적으로 일반화 하기는 한계가 있고,

또한 2월 3월 초 시즌이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변화 무쌍한 기온 패턴을 보이고 있는

시기여서 이런 상황이 계속 봄까지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즈음에 서울 둘레길을 걷기 좋은 환경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오히려 봄이 되면서, 얼은 땅이 녹으면서 질퍽하게 될 때보다 훨씬 양호한 상황인 것 같다.

배낭

일단 싱글 투어이니 짐이 매우 단촐 해졌다.

점심도 없고 가벼운 간식거리 두 개만 챙기면 끝.

그런데 강화 투어길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넣었으니 그건 다름 아닌 물이다.

혼자 고속으로 걸으면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길” 변화

내게는 지난 11월 초 “서울 둘레길 3주년”이 가장 최근의 둘레길 탐방이었고

“마트 가는 길” 은 약 넉달 만에 와보는 것 같은데 그 사이에 길에서의

자그마한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일단 길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대신 길 주위의 환경 몇 개가 바뀌었다.

고척돔 근처의 안양천 길 옆에는

겨울 시즌 동안 한시적으로 운용되는 슬로프형 눈썰매 장이 있었다.

여름에는 금천교 아래쪽으로 유아용 풀장이 개장되는데

이와 대비하여, 겨울 시즌 동안 한시적으로 운용되는 것 같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눈썰매를 타고 하강하는 것.

슬로프는 크게 경사가 되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유아들에게는 나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다.

관악산길은 대대적인 정비를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서울 둘레길의 주황색 리본에 해당되는 노란색 안내 리본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관악구에 해당되는 석수역 앞 삼성산 초입부터 관악산의 관음사까지

전체적으로 서울 둘레길와 동일한 코스에서 관악산 리본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서울 둘레길 탐방객은 주황색 리본뿐 아니라

노란색 리본을 참조 해서 길을 찾아도 좋을 듯싶다.

관악산 길 중에 서울대학교 뒤쪽에서 볼 수 있었던 “도란도란 길”과 같은

새로운 길 이름도 추가되었는데 낙성대 뒤의 “인헌공 강감찬길”이다.

안내목에도 이 길 이름이 추가 되었다.

낙성대를 지나 산을 오르는 중

어떤 안내목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뭔가 새로운 글자가 있었음이 감지 되었다.

길을 찾아 가는 것은 아니므로, 글자를 자세히 읽지는 않았고

그저 단지 스쳐 지나가는 글자들이었다.

그런데 느낌상 “인천공항길” 뭐라고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속으로 “미쳤나?” 여기부터 인천공항까지?

이런 생각이었는데

다음 안내목에서 자세히 보니, “인헌공 강감찬 길”이었다.

아마도 눈의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냥 곁눈으로 보는 주변시를 이용해서

“인헌공 감감찬 길”을 “인천공 항”으로 읽은 듯 싶다.^^

그럼 그렇지…

이 밖에 관악구에는 산불 장비를 넣어두는 반 컨테이너 사이즈의 시설물이

새롭게 설치 되어 있었고, 우면산 구간 중에는 기존 나무 계단을 보수하여

완전히 나무 계단로 바뀐 구간이 있었으며

또한 길옆의 가드레일 등 비교적 최근에 설치 된 시설물들이 있었다.

이렇듯 서울 둘레길 곳곳은 시즌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보수 관리 되어

많은 탐방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초구에서는 방법용 CCTV를 몇 개의 주요 포인트에 설치를 해 두었다.

우면산 7km 구간 내 약 2~3곳만 신규로 설치 되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은 생기지만,

분명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을 듯 싶다.

Hot line도 운용하여 비상 시, 빨간 버튼을 누르면 비상 연락이 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내 촉이 약간 늦은 감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서울 둘레길 리본은 좀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아니면 새로운 종류의 리본이 생긴지도 모르겠다.

볼이 좀 두툼해졌다.

차이점

동계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둘레길 상에는

간간히 산책 또는 스탬프를 찍으면서 둘레길을 탐방하는 탐방객을 볼 수 있어서

어쩌다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수 있는 강화도와는 사뭇 다른 환경으로

역시 서울 둘레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둘레길의 탐방로 역시 우수하고 숲속 길은 가을과 겨우내 떨어진 낙엽으로 낙엽 천국이었다.

그런데 숲길 측면에서 본다면

서울 둘레길과 강화 나들길 간에는 분명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탐방로 상의 낙엽 여부다.

강화의 숲길에서는 깊은 낙엽층을 밟아 걸을 수 있어 마치 이불을 밟고 가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에 비해 서울 둘레길은 워낙 많은 탐방인이 걷는 상황이므로

탐방로 상의 낙엽이 보존되지 못하여 싹 치워져 있어서

길 위는 맨들맨들 하고 “깨끗한” 탐방로가 되어버렸다.

길을 찾아 가는데는 물론 용이하겠지만,

깊은 낙엽길 맛은 없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교통

강화도를 가자면 보통 김포공항행 9호선 급행 전철을 이용하여 송정역로 이동하는데

김포공항역 바로 직전 역이 가양역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적지가 서울 둘레길이므로

이를 걷기 위해 “중간역”인 가양역에서 하차하였고

바로 그 지점부터 바로 탐방길이 시작되니 참으로 느낌이 다르다.

무엇보다도 서울 둘레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접근성” 이라는 사실.

정말 이것 하나는 최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Epilog

출발 직전, 휴대폰 전원을 절약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 Airplane 모드로” 하였다가

양재쯤 도착하여 휴대폰을 정상 상태로 돌려 놓으니, 이런 저런 문자 메시지가 쏟아진다.

문자나 카톡으로 바로 답을 해야 할 것도 있고, 전화를 드려야 할 것도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명상을 하며 걷던 하천 길, 그리고 산 길에서는

온전하게 나의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 둘레길을 오래간만에 혼자 걸으며

속도를 좀 내어 긴 나무 데크길로 된 산 구간을 오를 때 장단지 뒤쪽이 살짝 땡겨짐이 느껴졌다.

아마 최근 쓰지 않았던 근육을 사용한 것 같다.

서울 둘레길을 한참 걸을 때는 이런 적은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요즘 한참 진행 중인 강화 나들길에는

북한산, 수락산 등 서울 둘레길 (또는 북한산 둘레길)과 같은

연속된 산 구간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갯벌 투어가 많아서 워킹 로드가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강화 나들길은 겨울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는 동계에 걷기 좋은 코스이다.

그렇지만 가끔씩은 리프레쉬 차원으로도

서울 둘레길에서 셀프 튜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강의 추위도 이제 서서히 기운이 빠지는 듯싶고

산길도 이제 겨울의 때가 빠지며 서서히 걷기 좋은 시즌의 모습으로 되어 가는 것을 보니

서울 둘레길 산 속에는 이미 봄이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마트 가는 길” 의 다른 서울 둘레길 코스에는

또 어떤 변함 없는 가치와,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일단은 다음 코스부터 정해봐야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이기백]

역쉬 대단합니다.
준비성이나 관찰력이 섬세하고 예리합니다.
겨울이 긴만큼 봄도 멀지 않았나 봅니다.

[소그미]

에그 별 말씀입니다. 오래간만에 서울 둘레길에 들어서니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그마한 변화 포인트를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100인 원정대 공지도 벌써 나오고 하니 봄이 온다는 실감이 더욱 드는 것 같습니다. 올해 두번 모두 또 봉사하시느라 바쁘시겠지요? 늘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명산]

서울둘레길에서 잠시 벗어나 겨울을 보낸 강화나들길이 이제 끝이보이지요, 그동안 함께 동행하면서 늘 그리워하던 서울둘레길이 이제 다시 길이 열렸군요. 서울둘레길은 접근성이 좋아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둘레길이라 생각합니다. 한달 후면 제8기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의 발걸음이 시작됩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모두가 행복을 찾는 발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

서울 둘레길 길동무의 주요 원천은 바로 서울 둘레길 원정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일정에도 넣으신 것 같고요. 또한 서울 둘레길을 원정하면 대한민국의 그 어떤 길이라도 다닐 수 있는 기본 역량과 체력, 노하우가 비축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혜안에 늘 존경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