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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시대의 법과학에 관한 책입니다. 당시에 있던 사건과 관련한 법과학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각 사건은 짧게 서술이 되고, 익사한 시체나 맞아 죽은 시체에 관한 긴 설명이 시작됩니다. 말투는 현대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만약 조선의 법과학이 어떤지 궁금한데, '무원론'이나 '신주무원론'의 두께와 가격에 놀라워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가볍게 읽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 나오는 어휘들이 이해하기 쉬운 편이 아닙니다. 주석이 달려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시대에도 법과학이 있었고, 색과 형태, 사체의 모양 등을 관찰해내 분류하였던 조상들의 슬기로움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법과학에는 맞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들이 어떻게 보았는지를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위의 설명까지가 그나마 보편적인 견해에 해당되고 이제부터는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사실, 이 책이 개편되어서 표지까지 바뀌어서 현재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이전의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낙 추리 쪽 분야에 흥미를 가져서 책은 사지만 읽는 속도를 못 따라가거든요. 요새는 잘 사려고 하지는 않고 읽으려고 노력해도 많이 벌어진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더군요. 아, 이런 저의 책 사랑이(독서 사랑 말고요) 제 책장에 몇 번 펼쳐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에 학교에서 들은 과목의 소논문 과제를 하게 도와준 '신주무원론'이 있습니다. 보니 '증수무원록언해'도 있군요. 비싼 책이긴 하지만, 자료 찾는 용으로 샀었고, 소논문 쓸 때도 그런 식으로 썼었습니다.
이 책의 경우에는 신주무원록에서 나오는 몇몇 가지를 뽑아 엮은 느낌도 듭니다. 두 책의 성격이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신주무원록의 경우에는 조선에 사건이 일어날 때, 어떻게 사건을 처리하고 검안해야하는지 참고 서적이고, 이 책은 그 내용을 빌려 당시 있던 사건과 몇몇 경우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주무원록을 띄엄띄엄 부분부분 읽은 저한테 이 책이 신선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두꺼운 책은 못 읽고 이 책은 다 읽을 수 있었다는 것에는 만족합니다.(신주무원록의 경우, 원래 표기인 한자와 오른쪽에 한글로 옮긴 것이 구성되어있어서 내용에 비해서 두껍습니다)
게다가 우연히 운좋게 보게 되었던 '조선의 법의학과 풍속'의 인터넷 강의에서 봤던 저자분이라서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강의를 본 시간과 이 책을 읽은 시간의 관계가 있긴 했지만, 충분히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배경 지식들을 알려주었습니다. 만약에 책에 흥미있으신 분은 나중에 강좌 쪽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책 자체는 재미나다기보다는 이 책이 속한 시리즈인 '지식전람회'에 맞게, 전문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