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문화】
제3절 불상
3.불상의 종류
(2) 보살상
보살상은 대승불교의 특징을 상징하는 보디사트바(Bodhisattva)를 도상화한 상이다.
보살은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上求菩提 下化衆生)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대승불교에는 수많은 보살상이 등장하고 있다.
보살상은 대부분 머리에 화려한 보관(寶冠)을 쓰고 머리칼[寶髮]을 드리우며,
몸은 장신구로 장엄하고 옷은 천의를 걸치고 있다.
보통 보살상에는 독존상도 있지만 거의 부처님 좌우의 협시상으로 조성된다.
불상이 주연이라면 보살상은 조연으로 주연 배우의 성격을 드러내주고
곁에서 보좌하는 구실을 한다.
즉 본존(本尊)은 불상이고, 협시(協侍)는 보살인 것이다.
때로는 보살상이 홀로 주연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보살이 바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문수보살이다.
보살상은 주로 손에 든 물건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고,
보관의 형태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①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
문수보살은 산스크리트로 ‘만주슈리(Man~jus´ri)’며
이 말 전체를 묘길상(妙吉祥)·묘덕(妙德) 등으로 번역한다.
문수사리와 만수실리는 이 만주슈리를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며,
문수(文殊)란 문수사리(文殊舍利)를 생략한 말이다.
문수보살은 불교의 실천[行]을 상징하는 보현보살과 함께
석가모니불과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로 사자를 탄 형상으로 나타난다.
문수보살상은 사자를 타고 있는데 이렇게 사자를 탄 문수를 언급한
최초의 경전이 초기 밀교 경전인 《다라니집경》이다.
“문수의 몸은 온몸이 흰색이며 정수리 뒤에 빛이 있다.
칠보의 영락과 보관(寶冠), 천의(天衣) 등 갖가지로 장엄하고
사자에 올라타고 있다.”라는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수 신앙처는 오대산과 금강산이다.
오대산 상원사 청량선원의 문수보살상과 문수동자상이 유명하다.
② 지혜의 실천자 보현보살
보현보살은 산스크리트로 ‘사만타바드라(samantabhadra)’이다.
‘사만타’란 ‘완전한’ ‘보편적인’이라는 뜻으로,
보(普)·편(遍) 내지는 보편(普遍)으로 한역된다.
‘바드라’란 ‘행복한’, ‘좋은’,‘아름다운’이라는 의미로
현(賢)·현선(賢善)·선(善)·묘(妙) 등으로 의역된다.
이 의미대로 본다면 보현보살은 이 세계 곳곳에서 어질고 아름다우며
완벽하게 나타나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바로 문수보살의 지(智)와 대응하는 실천적이고 구도적인 행(行)의 보살이다.
보현보살은 여섯 개의 상아를 지닌 흰 코끼리를 타고 모든 장소에 몸을 나투어
청량한 빛으로 중생을 길러내는 자비를 상징한다.
따라서 불교미술에서는 석가모니불과 비로자나불의 좌우 협시보살로서
늘 함께 표현된다.
③ 깊은 명상에 잠긴 미륵보살
미륵보살은 미륵불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준다는 산스크리트 ‘마이트리(maitri)’에서 파생된
‘마이트레야(Maitreya)’로서 자씨보살(慈氏菩薩)로 의역된다.
석가모니불도 이 세상에 태어나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도솔천 내원궁(內院宮)에서 살았던 것으로 설해져 있다.
미륵보살은 56억 7천만 년 동안 도솔천에 머물면서,
여러 중생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깊은 사유에 잠기기도 하면서 수행에 몰두한다.
《미륵하생경》과 《미륵대성불경》에 따르면,
미륵보살이 지상에 하생(下生)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륜성왕이 통치하는
이상사회가 구현되어 있어야 한다.
실제로 백제와 신라의 지배층은 이 미륵하생신앙을 미륵보살이 하생할 만한
이상사회를 건설하는 주체로서 자신들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반가사유상을 삼국시대인 6세기부터 통일신라 초기까지
약 1백 년간 집중적으로 조성했다.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은 국보 제78호와 제83호 미륵반가사유상이 대표적인데,
일본에도 영향을 미쳐 고류지(廣隆寺)와 츄코지(中宮寺)의 반가사유상과 같은
많은 예를 남기고 있다.
④ 대자비의 화신 관세음보살
대승불교의 꽃인 관음보살은
산스크리트 명칭으로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s´vara)’라고 하며,
여러 종류가 있다.
《법화경》 <보문품>에서는 그 변화의 모습을 33가지로 나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성관음(聖觀音)·천수관음(千手觀音)·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불공견삭관음(不空寇索觀音)·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마두관음(馬頭觀音)·
준제관음(准提觀音) 등이 가장 유명하다.
관음보살상이 다른 보살상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보관에 표현된 화불(化佛)과 손에 연꽃 가지나 연꽃 봉오리,
또는 정병(淨甁)을 들고 있는 점이다.
보관 속의 화불은 《관무량수경》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정병은 물 가운데서도 가장 깨끗한 물[淨水]를 넣는다는 뜻이다.
깨끗한 물은 감로수(甘露水)라는 말과도 통하는데,
감로수는 중생들의 고통이나 목마름을 없애준다.
특히 관음보살이 이 감로수로 중생들의 고통을 없애주어 감로병이라고 했다.
관음보살 외에도 미륵보살이나 제석천 등도 이러한 병을 들고 있다.
⑤ 지옥 중생의 구제를 서원한 지장보살
명부(冥府)의 세계에서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을 다 제도할 때까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룬 분이 지장보살(Ks·itigarbha)이다.
지장보살은 전생에 장자의 아들이었고, 또 다른 전생에서는 한 바라문의 딸이었다.
지장보살의 도상 특징인 보주(寶珠)와 석장(錫杖)의 의미가 이로써 설명된다.
지장보살은 협시로서 무독귀왕(無毒鬼王)과 도명존자(道明尊者)를 거느린다.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을 지장전(地藏殿),
명부세계의 재판을 담당하는 왕과 함께 봉안하면 명부전(冥府殿),
시왕전(十王殿)이라 한다.
지장보살의 도상 특징은 화려한 보관(寶冠) 대신
삭발한 스님의 머리를 하고 있거나 때로는 두건을 쓰기도 한다.
아마 여기저기 중생들의 다양한 바람에 부응하려면
몸에 장신구를 두르는 것이 거추장스러웠을 것이다.
손에는 석장과 보주를 쥐고 있다.
지장보살이 들고 있는 보주(寶珠)를 여의주(如意珠, cinta-man·i)라고도 한다.
⑥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불교에서 인간의 수명과 관련이 깊은 부처님은
약사여래와 치성광여래(熾星光如來)다.
이 두 부처님의 좌우 협시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다.
《약사여래본원공덕경》에서는 일광과 월광보살이 약사불의 협시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미술에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은 해와 달을 가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보관(寶冠)에다 해와 달을 표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손에 들고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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