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嶽宗恒岱요 ; 오악은 항산과 대산을 종주로 하고
[156] 禪主云亭하니라 ; 봉선은 운운산과 정정산에서 주로 하였다.
ㅡ嶽(묏부리 악) 宗(마루 종) 恒(항상 상) 岱(뫼 대)
ㅡ禪(터닦을 선) 主(주인 주, 주장할 주) 云(이를 운) 亭(정자 정)
[총설]
옛 사람들의 산악숭배사상을 표현한 글이다. 오행사상에 입각해 옛날 중국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서남북중에 각각 위치한 명산을 찾아 오악(五嶽)으로 명명하고, 그 산꼭대기에서 하늘에 제를 지내는 봉선(封禪) 의식을 거행했다. 天子는 12년에 한번씩 순수(巡狩)하였는데 반드시 태대(泰岱 ; 태산)에서 봉선의식을 거행하였다. 태산 위에 토단을 쌓고 하늘의 공에 보답하는 제사를 봉(封)이라 하고 태산 아래의 양산(梁山)이라는 작은 산에 땅을 파고 땅의 공에 보답하는 제사를 선(禪)이라 한다. 云云과 亭亭은 태대 아래에 있는 작은 산으로 천자가 반드시 이곳에 유숙하며 목욕재계한 뒤에 대종(岱宗)에 제사하였다.
윗글에서 말하는 오악이란 동악(東嶽)인 태산(泰山), 남악인 형산(衡山), 서악인 화산(華山), 북악인 항산(恒山), 중악인 숭산(嵩山)을 가리키는데 岱山은 태산의 별칭이다.
우리나라의 오악이라 함은 백두산(白頭山)·묘향산(妙香山)·금강산(金剛山)·삼각산(三角山, 일명 北漢山)·지리산(智異山)을 말한다.
617. 嶽(묏부리 악) : 山部
사람을 위압하는 감옥(獄 ; 옥 옥)처럼 험준한 산(山)을 말함.
618. 宗(마루 종) : 部
신(示 : 보일 시)에게 제사지내는 곳( ), 곧 사당을 가리키고, 그 사당은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므로 높다는 의미의 '마루'를 뜻한다.
619. 恒(항상 상) : (心)部
본래 글자는 . 마음 심( )에 배 주(舟)와 두 이(二)를 넣어 두 강변 사이를 늘 일정하게 왔다갔다하는 배( : 건널 긍, 달이 뜨고 지는 모습으로도 본다.)처럼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한편 恒이라는 글자 그대로 보아도 자강불식(自彊不息)하는 해의 운행( : 굳셀 환, 베풀 선)처럼 항상 변치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620. 岱(뫼 대, 클 대) : 山部
山에 代(대신할 대)를 덧붙인 형성문자로 태산(泰山)의 별칭이다.
621. 禪(터닦을 선, 봉선 선, 물려줄 선) : 示部
여기서 單(홑 단)은 땅을 판판하게 닦는 것을 말한다. 즉 땅의 공에 보답하기 위해 평평하게 단을 설치하고 제사지내는 것을 禪이라 한다.
622. 主(주인 주, 임금 주, 주장할 주) : (점 주)部
등잔불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가만히 정지된 불꽃 주위로 벌레들이 모여들 듯이 손님들을 맞이하는 주인을 뜻하는 글자로 轉하여 쓰인다.
[참고] 에 관하여
설문해자에서는 점을 찍어놓은 모습인 를 '일정한 곳에 머물러 그쳐 있는 상태'로 풀이하였다. 점을 찍는다는 것은 점치는 행위와 연계되는데, 點(점 점)에 占(점칠 점)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는 卜(점 복)과도 그 의미가 통한다. 上과 下의 古字도 一의 위와 아래에다 각기 를 찍어 놓았다. 후대에 대신 卜으로 바꿔 쓴 것은 점치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나아가고(上) 물러나는(下) 때를 잘 판단하여야 진퇴존망(進退存亡)의 때를 알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는 곡식 알갱이나 열매의 씨알이라는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米(쌀 미)나 鹵(소금 로), (울창주 창) 등에서 볼 수 있다. 한다.
623. 云(이를 운) : 二部
하늘(二, ; 윗 상의 古字)위로 올라간 수증기의 뭉침( : 마늘 모, 사사 사), 곧 구름을 말한다. 雲의 古字이다. 假借하여 '말하다', '이에'라는 뜻으로 쓰인다.
624. 亭(정자 정) : (돼지해머리 두)部
성문의 모습을 담은 高(높을 고)에서 출입문을 뜻하는 口(입 구)를 빼고 대신 기둥 모양인 丁(고무래 정, 장정 정, 못 정)을 넣어 '정자'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