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흙의 사랑법, 이정원

<table id=cafe_editor_main_table_color bgColor='#ffffff'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 width=100%><tr><td id=cafe_editor_main_table class=text><div>[시가 있는 아침] 흙의 사랑법 </div> 흙의 사랑법<div> -이정원(1954~ )</div><div> </div><div><div class="ab_photo photo_left" style="width: 250px;"><div class="image"><img alt="" src="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joins.com%2Fnews%2Fcomponent%2Fhtmlphoto_mmdata%2F201612%2F12%2Fhtm_201612121554137937.jpg" data-src="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612/12/htm_201612121554137937.jpg"></div></div></div><div> </div><div>독을 묻었네 마당을 파고 김칫독 묻었네 흙에서 난 배추를 흙으로 만든 독에 담아 다시 흙에 묻었네 흙은 독을 발효시키고 독은 배추를 발효시키고 배추는 나를 발효시킬 것이네 맛이 깊어질수록 독은 점점 제 속을 비워 나를 끌어당길 것이네 겨울이 깊어질수록 나는 독안으로 한없이 꺼져 들어갈 것이네 <hr> 사랑은 서로 포개지고 겹쳐지는 것이다. 흙과 김칫독과 배추는 둥글게 안은 채 서로에게 파고든다. 발효의 시간이 이들 사이의 경계를 지운다. 이것을 바라보는 “나”도 발효되어, 이들의 사랑 속으로 “한없이 꺼져” 들어간다. 긴 겨울을 함께 가는 땅 속의 사랑. 찬 바람과 얼음과 눈발도 막지 못하는 흙의 사랑법.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a class="tx-link" href="http://news.joins.com/article/20990335" target="_blank"> 흙의 사랑법</a></div><hr> </tr></td></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