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에 태윤이가 교회에 놀러왔습니다. 엄마랑 동생은 집 안에 있고 태윤이는 제가 일하는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는 나무를 도끼로 쪼개며 주변 정리 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무를 쪼개다가 잠시 쉬며 태윤이에 게 망치를 들어서 나무에 찍혀 있는 도끼를 쳐 보라고 했 습니다. 말을 알아듣고서는 두 손으로 망치를 들고 도끼를 내리치다가, 아니 톡톡 두 번 건드리다가 무겁다며 내려 놓습니다. 아예 들지도 못할 거라고 예상한 저는 속으로 적잖이 놀랬습니다.
일을 계속하다가 뭐 태윤이랑 놀게 없나 싶어 이번에는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도끼날이 좋지 않아 나무가 완전히 쪼개지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제가 손으로 벌려가며 나무를 쪼갰습니다. 사실 찢다시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손으로 장작을 벌리며 태윤이를 웃으며 보며 말했습니다. “으, 태윤아 도와줘” 그런데 태윤이가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싫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포기하겠습니까? 이번에는 좀 더 실감나게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습니다. “으……. 태윤아 너무 힘들어. 도와줘.” 그러자 태윤이가 저에게 와서 제 왼손에다 손을 대며 벌리는 시늉을 하며 하는 말 한 마디. “응”. 사실 ‘응’소리는 해도 저에게 태운이의 힘은 전해오지 않습니다. 그저 손을 댄 것 뿐 입니다. 그래도 저는 ‘으쌰’하면 나무를 둘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 태윤이는 다시 제 자리에 가서 제가 일하는 모습을 구경했습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제가 웃으며 도와달라고 할 때는 싫다고 하다가, 제가 정말 힘든 척을 하니까 와서 도와준 태윤이가 나름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저의 지나친 생각일까 싶습니다. 태윤이도 진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태윤이에게 한 그런 쇼는 태윤이에게 통할 수는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살아내며 이 세상의 불의와 의인의 고난을 보고 가슴아파하며 진실로 우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