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나? / 라슐 감자토비치 감자토프
날아가는 학들은 자기의 먼 길을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 길을 알고 있는 것일까? 결국 우리는 어디에 닿게 될까?
모두들 가고만 있네…… 아직 쉴 때가 아닐까?
아니, 고요한 시냇가에서도 우린 쉬려 멈추지 않겠지
난 잠을 깰 수가 없네,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
눈도 뜰 수가 없었지, 그들은 내게 미리 귀띔조차 없이
하나, 둘, 벌써 그곳에 와있었네
그들이 내 손을 잡아 끄네, 꿈속의 우리 만남을 훼방놓으며
파도를 가르며, 기선들이 항해하고 있다……
재앙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은 도대체 어디로 항해하고 있는 것일까?
이 땅의 가련한 사람들은 무서움 속에서, 굶주림 속에서,
몸을 덥히려, 누더기를 바짝 끌어 당기고 있구나
위대한 우리 시대는 무엇을 준비하는 것일까? ……큰솥으로
어떤 이는 나이프를, 어떤 이는 포크를, 또 어떤 이는 숟가락을 들고
웅성웅성 모여 들었지…… 모여든 이들은 게걸스게 까악까악,
재난 덮친 어스름 속의 까마귀 떼처럼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맺어야 하나?
어디서 시간을 붙잡지, 별들에게 물을까,
우리 아버지들이 잠든 무덤들에 물을까,
사랑스런 눈동자에 물을까, 어디서 이 시간을 붙잡아야 하지?
사노라면 / 라슐 감자토비치 감자토프
사노라면 때론 모든 게 거꾸로 될 때가 있지
나는 이 사실을 자주 확인하곤 해,
저 들녘이 햇살을 바랄라치면, 비가 내리고,
저 들녘이 목타할 때는, 폭염만 활홀 타지
정확히 와야할 것은 제때에 오질 않지
심술과 호읙 예기치 않게 생겨나지
바로 그날, 네가 내 삶 속에 나타났을 때,
나는 너를 기다리지 않았어, 아니 기다릴 수 없었지
모든 건 단숨에 다른 것을 따라 움직였지,
난 타인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노래하며 살아왔지
사노라면, 모든 게 그리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난 이십 년째 믿기질 않아
떄론 운명이 우리를 심술궂게 조롱하지
그렇지만 난? 정말 난 행운아였어
비온 뒤
아가가 울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다가가면
아가는 요람 속에서 또다시 방끗 웃지
잎새들도 그와 마찬가지
당신 저 잎새들을 보구려
맑게 빛나는 거리를 따라,
한줄기 비가 지나가자마자,
촉촉이 눈물 젖은 잎새들이
햇살 받아 또다시 생끗 웃는 것을
당신 바라보구려
노래하는 시인에게 영감이 떠오를 때
시인의 손에 들린 악기소릭ㅌ이,
이 맑게 개인 시간, 새 힘을 얻은 산속 시냇물이
우렁찬 찬가를 실어 보내는 것을,
당신 바라보구려
여기서 저 멀리까지
하늘 아래 모든 자연이 밝게 빛나는 것을,
막 강물로 목욕을 끝내고서
햇살에 채 몸을 말리지도 않은 처녀같은 자연을
소나무
저 높은 꼭대기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폭포
폭포 위 하늘조차 빨갛게 얼어 붙었지
그러나 소나무는 당당히도
푸른 색 봄옷을 겨울옷으로 갈아입지 않아
하얗게 눈 덮힌 어깨, 어두운 청동빛 줄기
번쩍이는 태양조차 춥게 느껴지는 계절,
소나무는 봄을 말하기에, 내 사랑을 받고,
소나무는 내게 늘 일깨워주지
산 아래에서 조잘대는 샘을,
숲의 요정 꾀꼬리들은,
그리고 때론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꽃들을 일깨워주지
우뚝 선 소나무, 그리고 나란히 비탄에 잠겨
백살 먹은 참나무가 줄곧 소나무를 생각하지
소나무는 참나무에 젊음을 일깨워주지
그 무엇으로도 길들이지 못하는 푸른 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