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blog/1344C0024CC3E51706)
짙은 안개의 바다를 보며 남강, 일생 일대의 개그 하나 퍼뜩 깨닫는다.
"어, 싹 다 하얗잖아"
![](https://t1.daumcdn.net/cfile/blog/1544C0024CC3E51807)
실연이 익숙해진 들꽃, 이제 사진찍는 것 마저도 촛점이 어렵다.
그의 심각한 노안 앞에서 어린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저 좀 찍어주소"하고 섰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644C0024CC3E51808)
슬비에게 겁도 없이 다가가고 있는 오른 쪽 귀퉁이 저것의 정체를 밝혀야만
이 불륜의 산에서 벌어진 추리극을 끝맺을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4C0024CC3E51909)
그는 노안 뿐 아니라 허리통 근육통 안걸린데가 없는 종합병원이 되었다.
키스에게 버림받은 충격은 사람을 날로 쇠약하게 만들었으니 아---악, 키스야, 나를 어떡하란 말이냐?
![](https://t1.daumcdn.net/cfile/blog/1644C0024CC3E5190A)
예사랑의 홍군 소년병이던 신체는 거기서 딱 멈추고 느끼만 자라게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44C0024CC3E5190B)
사실 키스 그녀도 바람피던 젊은 날이 귀찮기만 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4C0024CC3E5190C)
생의 마지막 사랑같은 담배를 불태우며 친구의 친구를 사랑한 마음을 날려보낸다.
여자란 어차피 담배 한 개비와 그 연기같은 것임을 깨닫는 것으로.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4C0024CC3E51A0E)
사람들은 모든 것을 알고도 그 어떤 것도 모른다.
제각각 섬처럼 떠서 어느 하나를 바라보면 답을 얻을 것처럼 사랑도 아픔도 만들어보지만
세상은 어차피 안개에 가려진 추리극의 전개처럼 언젠가는 마지막에 이르러
그 모든 것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일 뿐.
인생, 어차피 한 편의 연극인게야.
![](https://t1.daumcdn.net/cfile/blog/1944C0024CC3E51B10)
어리던 예사랑도 얼추 그것을 인식하며 성장하게 되어 있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2044C0024CC3E51B11)
제법 소년을 벗은 지 오래여도 맛있는 것에 감동하기는 매 한가지.
인생 그까이거, 이렇게 사소한 감동인거야.
![](https://t1.daumcdn.net/cfile/blog/1344C0024CC3E51C13)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아닌가, 오렌진가?
![](https://t1.daumcdn.net/cfile/blog/1544C0024CC3E51C15)
산에서 만난 오후의 사랑은
봄처럼 따뜻하게 토연을 감싸 흐르로
슬비마저도 연약한 나를 감싸줄 따뜻함은 예사랑도 남강도 아니었음을 깨닫는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1744C0024CC3E51D16)
그러니까 모두가 웃어본들 토연처럼 홀로 도드라지지도 못한다.
사랑의 힘이란 그런 거야, 니들이 알어?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4C0024CC3E51D17)
모두 저마다의 사랑을 앓아본 사람들만 산으로 모이게 되어 있는 법.
![](https://t1.daumcdn.net/cfile/blog/2044C0024CC3E51E18)
이제 저 지팡이마저도 부질없어 보이지 않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44C0024CC3E51E19)
나, 토연이야. 저 붉게 타오르는 것도 내 몸보다 타오르지 못한다구.
니들이 인생을 알아? 니들이 사랑을 아냐구?
![](https://t1.daumcdn.net/cfile/blog/1560FF0E4CC3E65774)
헐, 그래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60FF0E4CC3E65876)
넵, 정신 똑바로 챙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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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야, 내가 그렇게 비행기를 태웠더나예? 옴마야, 나 몰라...
![](https://t1.daumcdn.net/cfile/blog/2060FF0E4CC3E65878)
그러니까 쫌 기고만장해도 되겠네요. 슬비 고상한척 폼좀 잡아보지만, 순 날린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60FF0E4CC3E65979)
키스는 이도 저도 다 떠나 보내고 오래오래 그 가을산에 남기로 한다. <끝>
-에필로그-
이야기속 남녀들은 가을산으로 각자의 사랑이 목숨보다 중요한듯 떠났지만
모두 가을산에 붉게 타오르는 그것만큼은 아니었나보다며 돌아왔다.
저마다 사랑을 원하지만 오고가는 이야기들에서 가장 변색되기 쉬운 것도
사랑인 것만 배우고 돌아왔겠지.
고작 꾸며낸 이야기로 이렇게 가을사랑 그냥 보내지 못해 치장을 해 보여도
아마도 가을이니 채워지는 것은 사실 없으리라. 모든 것은 떠나게 되어 있었다.
모든 것은 자연의 한 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언제나 이 말이 변질되지 않을
진리임을 죽을 때까지 이해하며 살아가리라.
첫댓글 오랜만에 산에 오르니까 참 좋았어. 그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도 마음 다 비우고 돌아왔다. 너무 다 비워서 아프다..자꾸 영화같은 사랑은 꿈꾸게 되고.
영화같은 사랑을 열심히 꿈꾸는, 같은 병을 앓고있는 동지(동생) 여기 있습니다. 술 한잔의 취중진담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슬비언니, 산에서 끈기있게 지켰던 7시간의 걸음처럼 짧지않은 함께의 시간을 영화처럼 되감아 보셔요. 산바람이 신나게 해 줄 겁니다.
슬비는 막걸리 마시고 뭐라고 횡설수설 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 다만, 내 사랑을 가야산 단풍에 두고 왔다는것 밖에.
예쁘서 미안하고 아름다워서 미안하다 그 모든것이 내 속에 큰 병이 있기때문이지. 막걸리 한 사발 링거되어 온 몸을 적시니 주도가 도주되어 비를 맞으며 방황하니 만물상보다 더 멋진 천태만상의 한 조각이 되었다네.
막걸리 시타임이 이렇게 나왔네요. 예뻐서 미안하고 아름다워서 미안합니다. 도망간 막걸리 정신 붙잡지도 못했나이다. 잠이 와 죽는 줄 알았습니다. 토연샘이 하루종일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오래 생각을 한 사람이 흔치 않았는데 나는 도망도 못갔는데 풍운은 덩치를 저버리셨죠? 갚아야 하나이다.ㅎㅎ
막걸리를 많이 마셨더니 영 ~~ 곤합니다.
항상 옆길로 새는 데는 달인이십니다. 개@#꽃님..ㅎㅎㅎ.
이미지 잘 보았네요 가을 가야산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사랑을 주제로 한 주연 키스 조연 슬비 그리고 손님 1.2.3. 특별출연 토연선생 잘 읽고 가을을 삶을 익히고 남았습니다. 행복한 가을 되세요
선생님도 담에 조연으로 함께 출연해요.
선생님은 한 편의 연극무대에 초대받을 자격이 있으십니다. 하지만 손님은 1,2,3,4여야 됩니다.ㅎㅎ
거북아 거북아 니 머리 내놔라. 흥 니것어모 내놓것나 , 내 몸이 다떨어져 나가도 지켜달고 있는데. 머리가 없으면 내라쿠는거 알것나. 쪼다야.
남강님, 제가 올린 "싹 다 하얗잖아?"를 남강님 톤으로 읽어봐 주세요. 진짜 웃긴데. 잉, 나만 그런가?
올~백~
즐거운 가을 산행이었습니다. 20년 후에 기막힌 산행을 한번 추억으로 떠 올려보겠지요.
아따~~ 마이 달아났구나. 도망갔다고? 아! 달아 놓았구나. 산에 운제 갔다왔는고? 지네들끼리 갔다왔나? 어제는 비가 왔고. 비 맞고 갔다온 모양이군! 고생들 했어요!!!
참고 있을려고 하나-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니네들은 나를 보고 자꾸만 궁시렁거려라 한다......내가 걸었던 길을 뒤따라오는 그대들이 무신 말이 그리 많노? 나무관세음보살....머리속살 자꾸만 훤해지는 이 가을! 나무아미타불...막걸리 마시고 무서버 먼저 도망친 넘들과 내 앞에 머리 쳐박고 기도한 그대들이 입은 여전하게 살아 퍼득이는구나! 그것도 젊음이냐? 에라이 개코들아...... 관세음보살
ㅎㅎㅎ 선생님, 진짜 이렇게 등장하시니 배꼽 빠지겠습니다. 머리 처박고 기도는 안해도 자꾸만 산행하고 씻지도 않고 잠잘까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와, 이렇게 따끔하게 나무아미타불...하며 등장하시다뇨. 개코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참~~~ 막걸리 한 번 곤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