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금) ~ 8/20(토)
고은이와 안동종합사회복지관에 계신 김기철 선생님을 뵈러 안동에 방문하였습니다.
글을 정보원에 처음 올리는거라 쑥쓰러워 고민하다가, 감사한 마음 새롭게 할겸 이렇게 올려봅니다.^^
사회복지정보원 캠프의 인연으로 김기철 선생님과 이현규 선생님을 뵈러 가게 되었다. 김기철 선생님은 안동, 이현규 선생님은 영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고 계시다. 나는 아직 사회복지라는 전공을 택하지 않아 아무래도 전공으로 택한 사람에 비해 한걸음 물러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예비 직업인으로서가 아닌,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픈 한 청년으로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많은 배움을 얻게 된다. 특히, “배움의 연결”을 경험한다. 내가 여름방학에 만났던 품이나 사회복지정보원 선생님들의 말씀,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들, 심지어 성경말씀까지 연결되고 그것들을 모두 관통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즐거워진다.
저녁에 맛있게 고기를 구워먹고 그곳에 놀러온 내일러 분들과도 잠깐 담소를 나눈 후 선생님들과 고은이, 나는 따로 모였다. 숙소(의성 민산기념관)의 주인장이신 김수형 선생님도 합석하셨다. 그 분은 사회복지사는 아니시고, 안동의 문화를 다시 살려내고자 여러 축제도 만드시고 민산기념관도 여시는 등 많은 활동을 하시는 분이셨다. 이번에 안동을 여행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안동에는 독립운동가들이 참 많았다. 예전부터 제대로된 선비정신을 가지고 살아온 선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들려주신 선비정신은 이 시대에도 다시 살려내야할 우리 고유의 정신이었다. 선비들은 단순히 책만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선비정신은 책에서 읽어 깨달은 대로 바르다고 생각하면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하는 정신을 뜻한다. 선비정신이 현대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좀더 고민해봐야 할까? 현대에는 “바름”, “옳음”의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치가 인정되는 시대이고, 따라서 서로 그 가치가 상충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각자가 자신이 바르다고 생각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단, 그것에는 객관적인 사유가 필요하다고 본다. 실천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그 실천의 당위성을 설명할만한 근거를 스스로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시대는 이해(利害)를 따지는 것이 조선시대보다 더욱 심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우리는 자본주의에 깊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알아채지 못할 때도 많다. 성공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세상.. 베스트셀러들을 훑어보면 성공하게 해준다는 내용이 정말 많다. 지금쯤 우리는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뜻이 옳더라도 내게 손해가 되면 하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나가고 싶지만 내일 레포트 제출 때문에 포기한다. 권정생 선생님의 말처럼, 내가 많이 가지면 누군가는 그만큼 적게 가져가야 한다는데 알지만 나는 내 것을 버리지 못한다. 이럴 때 바르게 실천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은 선비정신에서 나온다. 현대 한국에 필요한 것은 멀리 찾아볼 것 없이 바로 우리 안에 있었다.
선생님은 8월 15일에 등을 만들어 행진하는 축제를 여셨다고 한다. 그런데 참여자가 곧 자원봉사자인 축제였다. 굳이 그렇게 돈 안 쏟아부어도 시민들 스스로 축제를 만들어내고 꾸준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했다. 김기철 선생님이 복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주신다. 클라이언트(사회복지 대상자)가 곧 베푸는 자가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려는 노력이 복지라고 하셨다. 아래로부터 복지를 해야 사회가 튼튼해진다 하셨다. 이거다. 너와 내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 너도 부족한 것이 있고 나도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 그럴 때에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진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가만.. 김기철 선생님의 말씀과 김수형 선생님 말씀이 연결된다. 김기철 선생님은 복지 얘기 하셨고 김수형 선생님은 문화 이야기 해주시는데.. 궁금하여 여쭤보니 간단하게 답해주신다. “우리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이니까 통하는 거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그렇게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해도 연결이 되는 것이구나! 자신의 이웃들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서로 다르지만 통하겠구나!
새로운 단어 하나 배웠다. ‘저지레’ 저지레가 경상도 사투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뜻은 일에 문제가 생기게 해서 그르친다는 뜻이란다. 선생님들끼리 모여 저지레 팀을 만드셨다는데, 엉뚱한 일이라도 일단 저질러보자는 정신을 구현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벌일 때, 어떤 것이 두렵거나, 걱정만 하다가 끝나고 만다. 김수형 선생님이 처음에 광복절 행사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안된다는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았다고 한다. 그건 어떡하냐, 혹시 그렇게 되면 어쩌냐 라는 걱정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쓸데없는 것이다. 일단 저질러야 그런 걱정도 생산성 있는 것 아니겠냐는 선생님의 말씀. 내게도 그런 저지를 수 있는 아이같은 순수함이 필요하다. 고민만 하다 묘지 가서야 해볼걸.. 하게 되겠지. 그래서 지금 하나 해보고 싶은 것은 인문고전모임이다. 이런 자발적인 모임들이 많아져야 진정한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도 같이 공부하고, 바칼로레아 질문도 서로 던져보면서 밤새보고.. 그런 것들이 나중에 다 자산이 되지 않을까? 나도 ‘저지레’해야겠다.
이번 안동 여행은 정말 받기만 해서 송구스럽다. 재워주시고.. 먹여주시고.. 여행시켜주시고.. 가르쳐주시고.. 이 받은 것들을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 다음에 또 안동, 의성, 영주에 갔을 때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 뵙고 싶다. 그것만이 보답할 길이라고 생각이 든다. 아자!
왼쪽부터
현규 선생님 , 기철 선생님, 나, 고은, 수형 선생님
민산기념관에서,
첫댓글 와~ 안동에서의 시간들이 눈에 그려져요.
고은이한테 안동이야기 잠시 들었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1학년이지만 이렇게 공부하는 모습을 지지합니다. ^^
앞으로 성장할 모습이 기대됩니다~ 화이팅~!!
^^ 화이팅!!
나눠주셔서 고마워요^^ 저지래...ㅋㅋ 정감가고 동감하고 노력해야하는 말입니다.^^
저지레 !><늦게와서먄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