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최후의 심판 날에 맞춰진 시계를 ‘지구 종말의 시계(Doomsday Clock)’라고 합니다. 이것은 1947년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핵전쟁에 의한 인류의 멸망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자정 7분 전이었고, 지금까지 모두 17번 조정되었습니다. 2007년에도 시계는 다시 등장했는데, 1월 17일자로 핵과학자협회는 23시 53분에서 23시 55분으로 2분 앞당겼습니다. ‘지구 멸망 5분 전’이라는 것입니다. 이 협회는 시간조정 이유에 북한과 이란 등 일부 국가의 핵개발 움직임과 함께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재앙을 추가했습니다.
우리는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대로, 우주만물(宇宙萬物)이 시간과 더불어 창조됐고, 마침내 시간과 함께 종말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압니다. 인간은 우주의 시작이 137억 년 전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알아냈지만 우주 종말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주 종말의 시각 역시 분명하게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종말은 인간의 어떠한 노력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정하신 종말의 때에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재림하시어 각 사람이 은총 안에서 하느님과 맺은 관계의 진실성이 드러나게 되고 모든 행위의 동기와 과정과 결과들도 완전히 밝혀지게 되어 공심판이 이루어지리라’고 가르칩니다. 그때는 역사 안에 잊혀진 진실과 정의와 사랑이 승리하게 되고 이 승리가 거짓과 불의와 증오를 삼켜 버릴 것입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은 어디 있느냐?”(이사25,8; 호세13,14; 1코린15,54-55)
우리는 역사의 종말에 이루어질 죽음에 대한 승리가 이미 역사의 한가운데서 일어났음을 믿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사건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이미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단의 거짓 종말론과 거짓 그리스도에 속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내일 지구가 종말을 맞는다 할지라도 예수님의 복음을 전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을 전할 때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심을 체험합니다. 우리는 복음을 위하여 일하고 수고하며 모욕을 당하고 고통당하는 것을 특권과 영광으로 여깁니다. 복음을 위한 인내를 통해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썩어 없어질 세상이 아니라 복음을 위해 사는 인생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