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악기를 다루면서 간혹 뜻하지 않은 트러블을 만나 당혹한 경우 있을겁니다.
현악기의 줄이 끊어지거나 갑자기 소리가 이상해지며, 관악기의 경우 바람이 새거나 음정이 틀어지며, 삑사리 나는 등...
아니면 일단 정상이긴 한데, 뭔가 불편하고 다루기 거북하여 어딘가 조금 손봤으면 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전공자의 경우는 상당히 고가의 악기를 다루는데, 예외없이 이러한 트러블을 만나면 가슴이 철렁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값비싼 악기를 이 상태로 그냥 두거나 함부로 만지면 더 큰 일 날것 같아 무작정 악기점으로 들고 뛰는 일도 많습니다.
실제로 전공 학생들 중에는 바이올린 줄 하나만 끊어져도 즉각 악기점으로 '긴급 출동' 하는 사례 여러번 봤습니다.
사실 별것 아닌데도 말이죠.
오늘은 대중적인 몇가지 악기별로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자 스스로 해결해 보는 요령과 그 사례를 들어봅니다.
<피아노>
줄이 단선되거나 음정이 틀어진건 어차피 전문가에게 맡겨야 되겠지만,
터치가 너무 무겁거나 피아니시모 표현이 어렵거나 하는 경우는 (또는 그 반대인 경우) 액션의 "조정" 만으로도 해결 됩니다.
피아노 액션의 구조와 동작에 대해 미리 공부해 둘 필요있는데, 액션 해머의 'Let off" (또는 Escapement)거리 조정하면 됩니다.
드라이버 처럼 생긴 전용 공구로 '레귤레이팅 버튼' 이란 걸 돌려 높이를 맞추는건데, 아울러 '백 스톱' 상태도 확인해 둡니다.
한편 마찰이 되는 부분은 흑연칠이 되어 있는데, 4B 연필로 덧칠해주면 좋아집니다. (더 자세한건 관련 서적 참조)
해외의 어느 유명 연주자는 직접 조율도 하며, 연주회에 조율 도구를 지참하여 몇 시간 전부터 본인 스타일에 맞게 손본다고 합니다.
(능숙한 자동차 운전자가 스스로 자가정비 하듯이...)
<현악기>
줄이 끊어지는 경우 또는 낡은 줄 교체는 일상적으로 빈번하므로 스스로 숙달 필요하고,
브릿지의 높이도 직접 다듬어 각자의 취향에 맞게끔 튜닝해 봅시다 (여기서 튜닝은 음정 맞추기가 아닌 최적화를 의미)
지판에서 줄의 높이가 너무 높으면 연주가 힘들어지고 (손가락 아프고 둔해짐)
그 반대이면 편하긴 하지만 포르테시모에서 잡음이 나는데, 연주 습관에따라 적정 높이를 정해 브릿지를 깎습니다.
그러나 대다수는 악기점에서 맞춰준 대로 쓰는데 (공임 포함 몇 만원 소요), 본인에게 어색하면 적응하느라 고생좀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브릿지를 손수 깎아보는것도 해볼만 합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 몇번 하게되지만, 브릿지 원재료는 몇천원밖에 안됩니다)
통기타의 경우는 예전부터 스스로 맞추는게 보통인데, 브릿지나 너트의 높이를 각자 구미에 맞게 깍거나 받혀 조절하고,
간혹 줄 높이가 너무 낮거나 Neck 이 휘어 잡음이 나면 프렛(Fret) 을 야스리로 갈아내기도 했습니다. (웬만해선 악기점 안 갑디다)
애써서 잘 깎아놓은 브릿지도 오래 쓰다보면 오징어 구이? 처럼 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못 쓴다고 버리지 맙시다.
뜨거운 물에 잠시 담그면 다시 펴진다고 합니다. 이 상태로 평평한 곳에 잘 눌러 말리면 한동안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되어 때가 탄 부분은 사포로 살짝 갈아주면 새것같이 됩니다.
바이올린의 경우 A 선이 잘 끊어집니다. 그것도 줄감개 부근에서 쉽게 손상되는데,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 있습니다.
A 선을 조일 때 D 선의 줄 감은 부분과 간섭하면서 강하게 마찰되어 훼손되는 것인데,
Cloth 로 감싼 부분이라 한 순간에 쓸려 나갑니다. 또한 당장 끊어지지 않더라도 자주 튜닝하다보면 결국 먼저 절단납니다.
모처럼 새 줄인데 끼우자마자 망가지면 속상하지요. 따라서 이 부분은 가느다란 빨대 같은걸 끼워 마찰을 피하면 됩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통 내부의 사운드 포스트가 이탈되는 사고? 도 있는데, 전용 도구가 있다면 손수 복원 가능하고,
연주자에 따라서는 그 위치를 약간씩 옮겨가며 스스로 사운드의 최적점을 찾기도 합니다.
이 외에 바이올린의 주변 부품으로 테일피스, 엔드핀, 턱받침 등이 있는데, 주로 세트로 판매되며 손수 장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엔드핀은 가공이 필요한데, 약간의 손재주만 발휘하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만 하고 계속하여 다른 악기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