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알렉산더 카렐린의 멘탈.jpg

[김종목]

누군가가 이면 누군가는 반드시 진다. 그것이 투쟁이고 스포츠다. 

스포츠에 있어서 승리의 추구란 '공인된 에고이즘(자기만족)' 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승리를 확실히 단순하지만, 그 어떤 기쁨보다 뛰어난 것이다.

그것은 언젠가는 찾아오게 될 패배마저 상쇄시킨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그것은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투기의 세계에서는 모든 선수가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강한 점과 약한 점이 있다. 

경기에 대비하면서 "나를 이겨낼 선수는 있을 수 없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최고의 컨디션으로 매트에 오를 수 있도록 집중하고 내 몸을 최대한의 긴장상태로 만들 뿐이다.

계속 이겨나가면 거기에 따라 책임도 생겨난다. 가족 혹은 동료, 

승리의 소식을 기다리며 나를 뒷받침해주는 사람들에게 대한 책임감이 탄생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자연의 힘을 이용해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내가 살고있는 시베리아의 노보시빌리스크는 11월부터 4월에 걸쳐 눈에 덮여있다. 

허리높이까지 쌓인 눈을 가르며 달린다. 가능하다. 

다리를 눈의 표면까지 걷어올려차면서 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부하를 조절하면서 달린다. 

보통의 조깅은 단단하고 평탄한 길을 달리니까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눈속에서는 스피드가 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달렸느냐 하는 거리가 문제가 된다. 

보트의 노도 젓는다. 보통의 경기용 보트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어부들이 사용하는 무거운 보트다. 

또한 숲 속을 달린다. 일부러 울퉁불퉁한 길을 달린다. 

때로는 무거운 돌을 멀리까지 운반해가서 집어던진다. 

그러나 내가 이러한 방식으로 훈련한다고 해서 기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 말은, 자연 상태에서도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기구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성에 있어서 기구를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자연에서 운동하는 것을 즐긴다. 

이것은 취향차이다.

레슬링에서는 잡아당기는 힘이 중요하지만 때로 상대방에게 잡혔을 때 

이를 뿌리치기 위해 미는 힘도 필요하다. 나도 기구를 사용한다.

벤치프레스를 할 때나 스쿼트를 할 때이다. 

나는 항상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있다. 나는 가장 무거운 체급이지만, 

경량급 선수들도 놀랄만큼의 천부적인 체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체력과 기술을 대립시키는 사고방식에는 반대다. 

이 두가지를 갈라 놓고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체력과 기술이 하나가 되어야 비로서 자립한 일류선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게 완력과 몸이 뛰어난 자는 기술훈련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나의 경기방식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타고난 신체와 힘만으로 경기를 이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 없는 힘이란, 사실 무용지물인 것이다. 수많은 경기에서 내가 보여주는 

디펜스, 테크닉들은 모두 내가 수천, 수만번씩 연습한 결과가 밑바탕이 된 것이다.

기술없이 타고난 완력만으로, 최소한 수년의 세월을 훈련해 온 레슬러들의 유연한 움직임과 

기술들을 받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큰 오산이다.

이것은 전세계의 수많은 레슬러들을 우롱하는 말이다.

내가 앞으로 수년간 레슬링계를 재패할 것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그런 야망이 있느냐고 묻는다. 솔직하게, 내가 언제까지 정상의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레슬링이 즐겁다. 몸과 몸이 부딪히고 기술과 기술이 얽히는 것이 즐겁다.

내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1992년 Sports Illustrated지 인터뷰 -

역사적인 기록의 시작.

1987년, 유럽 레슬링 선수권 그레코로만형 130kg급 결승전. 20세의 '알렉산더 카렐린'이, 

스웨덴의 '토마스 조한슨' (86년 그레코로만형 130kg급 세계선수권 1위)을 밀어붙히고 있다.

알렉산더 카렐린은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자를 꺾으며 유럽 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감량고가 그대로 드러나는 우승자의 얼굴.

1987년 유럽 레슬링 선수권, 그레코로만형 130kg급 금메달의 주인공은 

20세의 알렉산더 카렐린이었다.

그의 첫 성인부 국제대회 우승이자, 전무후무한 기록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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