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할머니 두 분이 저의 집을 방문하셨길래 안으로 모셔 대화를 나누었습니
다. 이야기 중 나는 하느님을 믿기 위해서 성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의 중
요한 기준으로 참고하는 것이라 말했으며 그 예로서 아브라함 이전 시대의 사람들을 언
급했습니다. 그리고는 성경의 기록을 절대적인 것으로 의존한다면 그것은 우상숭배나
주술신앙의 종류라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할머니 한 분이, 저의 말 대로라면 어떻게 하느
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더욱이 그분이 완전하시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라는 질
문을 던지셨다. 막상 그런 질문에 답변을 준비해 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답변을 해드렸는데, . . .
더 이상 이야기해봐야 안 통하겠다고 생각했는지 같이 온 사람을 찝적거려 나가버렸습니
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한 것 같아 여기에 간단히 적어
두고 다음에 혹시 재방문 오면 답변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Q1: 성서가 없이 하느님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으며, Q2: 더욱이 그 하느님이 완전한지를 보증할 수 있는가? |
A1: 하느님의 존재 문제는 사실적 증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선험적인 이성에 의한 것이다. 즉 과학이나 사실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며 그 믿음은 대개 현존하는 사물의 추리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대략적으로 현재까지 신 존재 증명은 세 가지 방식이 있는데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① 존재론적 증명 하느님은 가장 능력이 우월한 분이시다. 그리고 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우월하다. 그런데 만일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하는 사물보다 우월하지 못하다. 따라서 하느님이 존재해야만 가장 우월한 존재라는 정의에 맞는 것이다. ② 우주론적 증명 모든 사물은 타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거나 자기에 의해 존재하는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만일 모든 사물이 자기에 의해 존재하지 않고 타에 의해 존재한다면 그 타는 무한 소급될 것이므로 이는 불합리하다. 따라서 자기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있어야만 그것에 의해 다른 사물이 존재할 수 있다. 자기에 의해 존재하는 것, 곧 스스로 존재하는 자를 신이라 칭한다. ③ 목적론적(자연 신학적) 증명 이 세계를 살펴볼찐데, 이를테면 이 태양계에서 태양과 각 행성, 특히 태양, 지구, 달의 거리는 조금만 더 멀거나 가까워도 생명체가 살 수 없다. 이것은 이 우주와 만물이 지적인 설계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지적인 설계자를 우리는 창조주 , 곧 신이라 부른다. 이상의 증명 이론은 결코 성서에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서를 절대적 기록물로 받아들여, 그 내용 안에 하느님을 증거하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이 자연이 그것을 증거하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더 큰 능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선험적 추리에 의한 것이다. A2: 만일 신이 완전하지 않다면 그보다 더 완전한 어떤 것이 존재해야 한다고 추리할 수 있으며 따라서 완전하지 못한 신은 열등한 존재가 될 것이다. 이는 신이 가장 우월한 존재라는 가정에 모순이 된다. 따라서 신은 완전하다. 즉 완전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모든 사물의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