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
3일 ·
우연과 필연을 통해서 섭리하는 하나님
1.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신학자들의 성명을 보니 인간의 기원을 우연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진화론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진화론을 수용하면서 신의 창조의 역사가 어떠했을지 성경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저와 같은 사람의 입장은 유신진화론이라며 진화론보다 더 나쁘다고 합니다.
2. 한편으로는 자연법칙으로 인과과정이 전개되고 무언가 만들어지면 그건 결코 신의 창조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 기계적인 꽉 짜여진 필연으로 과정에서 신이 한 일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자연법칙의 연속 과정은 그저 결정론일 뿐이지 신은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다고 합니다.
3. 그러니까 이 둘을 종합하면 우연과 필연은 둘 다 신의 창조를 부정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신은 언제 역사하고 섭리합니까? 우연과 필연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특별한 사건, 그러니까 기적을 통해서만 일한다는 것이죠
4. 흠.. 과연 그럴까요? 그럼 이 말은 평소에는 그러니까 우연과 필연이 작동하는 자연현상은 전혀 신이 역사하지 않는 자기충족적인 일이고 신은 그 자연법칙을 뚫고 들어와서 뭔가 기적을 행해야만 신의 역사가 된다는 것이죠.
5. 이런 모델은 이미 폐기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신을 안드로메다로 휴가보내버리고 그대신 자연법칙의 우연과 필연으로 자연현상을 설명하다가 그 법칙이 깨지는 그러니까 우연과 필연을 넘어서는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안드로메다에 보내버린 신을 소환해서 일을 시키는 모델은 더이상 정합적이지 않습니다.
6. 과학은 모든 현상을 우연과 필연으로 설명합니다. 한가지 가능성 밖에 없어서 반드시 그 일이 일어나면 필연, 다른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 일이 일어났다면 우연입니다. 필연과 우연은 둘다 필연이 일어났다면 도대체 왜 그런 필연이 가능한다, 왜 그런 필연이 일어나는가를 질문할 수 있습니다. 우연이 일어났다면 왜 다른 가능성 대신에 그 우연이 일어났는가 질문할 수 있습니다.
7. 신은 과학이 필연과 우연이라고 설명하는 바로 그 과정 하나하나를 통해서 자연세계에서 역사하고 섭리합니다. 필연과 우연으로 설명되는 과학이 설명하는 모든 현상에서 신을 배제시켜서 안드로메다로 휴가보내고 그 대신에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에만 집착하고 거기서 신을 찾으려 하는 것은 고대와 창조관에 불과합니다.
8.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단세포를 이루고 세포분열에 따라 10달이 지나면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과학은 필연과 우연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창조가 아닌게 되나요? 그럼 그렇게 주장하는 창조과학 지지자들은 하나님이 어떻게 창조하셨나요? 뿅? 제발 좀...
9. 우리는 그 필연과 우연의 과정이 바로 하나님이 섭리하시고 역사하시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믿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10. 그러니 과학이 밝힌 우발성, 우연의 과정을 우리 수준에서 비목적성이나 무방향성과 동의어로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과학의 범주에서 다루는 우연과 필연은 형이상학적 차원의 가치를 담지 못합니다. 그저 자연현상 내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뿐입니다.
11. 하나님은 우연과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 개입함으로써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법칙과 우연으로 이루어진 전 과정을 통하여 창조하십니다.
12. 다음주 주일 5월 19일 주일 오후 1시에 훌러톤 장로교회에서 [과학시대의 신앙]이란 제목으로 약 2시간의 강연이 있습니다.
창조과학이 드세고 여전히 그랜드캐년에 창조과학 탐사를 가는 거점인 LA에서 과학시대의 신앙이란 무엇인지 깊이 다룹니다. 험한 동네지만 이 시대의 창조신앙이 어떠해야 하는지 힘차게 다룰 예정입니다.
주변 분들에게 널리 알려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이 글도 많이 공유해 주세요. 창조과학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과학을 수용하는 신앙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기이있게 그리고 균형있게 고민하고 배우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페친들의 지지와 응원도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