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門中)재산 욕심 내봐야

[우리강산]

살며 사랑하며

                 문중(門中)재산 욕심 내봐야

                                                                                                                 곽영석

예부터 조상의 묘역을 관리하는 일은 종손(宗孫)의 덕행중에 하나요, 종부(宗婦)의 제사모심은 문중(門中)일가 삶의 거울이었다. 그래서 문중사람들은 재비를 거출하여 제사를 모시고, 조상의 유골을 모신 선산을 마련했다. 그리고 종손이 조상모심에 헌신할 수 있도록 먹고 살 수 있는 종토답도 마련해주었다. 또한, 재물을 추렴하여 철따라 준비해야 하는 기제사와 시조의 뼈를 묻은 혈(血)자리에서 일가의 대표들이 모여 지내는 산제도 지냈다.

예나 지금이나 그것이 문중의 자손된 도리인 줄 알았다.

종손은 마땅히 문중을 대표하여 숙명처럼 그 일을 감내하는 것을 자랑으로 알았었다. 그런데 사회가 분화되고 다문화 가정이 속출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종손의 개념이 사라지고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돼온 납골당 문화가 정부의 묘지공화국 탈피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더니 여기저기 석조 가족묘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겉모양은 멋지고 번드르르 하지만, 다른 유골을 넣으려고 납골묘원을 열면 노내기나 깍지 벌레. 뼈를 갉아먹고 사는 쌀벌레보다 작은 미충들이 전생에 무슨 원수 지은 일이 있었는지 엉기고 성겨서 파먹고 있는 모습을 본다.

남골함을 밀봉하고 뼈와 화공약품을 섞어 갈무리해도 개봉하여 수목장으로 다시 개장하려다보면 역시 자생해충(自生害蟲)이 유골속에 자리하고 있어 놀라곤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흙으로 돌아가시게 놔 둘걸” 하는 분들이 많다.

충남 홍성. 최근에 지은 00소주공장이 바라다 뵈는 근처에 선산을 둔 친구는 지난 2월 말에 선산의 묘역을 다시 조성했다.

종가의 일족이 모인 자리에서 종손이 ‘더이상 묘역 관리하기가 어려우니 납골하고 여러 차례 나눠 지내는 제사도 산재로 한 차례 지내겠다!’고 선언한 뒤에 제사를 모실 제각(祭閣)을 먼저 지었나보다.

종가의 일에 크게 부조하지 못하는 문중 이웃들은 아뭇소리 못하고 동조를 했는데, 1만8천여평에 이르는 문중 선산의 공동등기 문제로 그동안 형제사이에 몇 차례 몸싸움까지 했다고 들려준다.

사실 문중 선산은 임의단체로 등록하여 팔거나 분할 상속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아놔야 일족의 재산으로 보존을 할 수가 있다.

이 집안의 종손이라는 사람도 형제간의 분쟁이 예상되는 일인데도 알아서 처신해야 했을 텐데 부친이 세상을 떠나신 뒤 집은 물론, 논밭과 선산을 모두 자기 앞으로 등기를 하고 입만 쿡 다물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야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납골묘원을 조성하기 전에 삼촌들도 모르게 네딸 중에 두 딸에게 면적이 큰 선산을 분할 상속을 한 것이다.

종손이 제를 모실 아들을 두지 못하면 친족중에 양자를 들이면 되는데 그것이 자기 자손심상 들일 엄두가 나지 않았나보다.

연년생으로 딸만 내리 넷을 두었는데 시집간 딸들이 고희가 넘은 제 아비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고 나서 ‘이제 선대 조상 제사를 모실 만큼 모셨으니 파묘하여 납골당에 모시고 제사 횟수부터 줄이라.’고 할 때까지도 삼촌들은 조카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나보았다.

3년전부터 자형의 채근을 받은 형제들도 모두 외지에서 생활을 하는 탓에 ‘선산관리가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자형이 이럴까’ 해서 의견을 좁혀가는 중에 지난 추석절에 남골묘를 짓겠다고 선언을 했던 모양이다.

“우리 셋째 동근이를 종손으로 양자(養子)로 주었거든. 족보(族譜)에도 그렇게 올라가 있어.”

“왜? 제사 참견을 못하게 하는가?”

“자기 죽은 다음에는 몰라도 자신이 모실 때까지는 모신다며 참관도 못하게 하는 거야.”

“그럼, 양자의 존재를 아주 부정한다는 이야기잖아?”

“그런 생각인 거 같애. 아버지 생존시에도 ‘동근이를 양자로 삼아 종가의 제사를 모시게 하라.’고 유언까지 하셨어. 동생들도 한 마디씩 하는데 형이 아예 못들은 체 하더라고.”

“뭔가 이상하잖아. 그래 등기부 등본 떼어 봤어?”

“뭐? 아차! 그걸 미처 생각을 못했네. 맞아 뭔가 이상한 게 있어. 막내동생에게 등기부 등본 떼어보라고 해야 하겠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동기간 큰 싸움으로 번졌나보다.

납골묘원을 완공하고 문중일가를 불러 제사를 지내는데 막내동생이 분할한 토지를 증거로 시집 간 큰 조카가 대출을 받은 것을 추궁했던 모양이다. 형제들과 상의를 했어야 하지 않았냐고.

우연히 묘원구경을 할겸 따라갔다가 형제간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었다.

7남매중 아들만 여섯이다.

일찍부터 술을 거나하게 한 잔 걸친 둘째가 제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제상을 치우는 제 형수에게 시비를 걸었다.

“형수, 조상 재산이 그렇게 탐이 났소? 조카들에게 상속하고 그 땅에 대출까지 받았네. 돈 필요하면 2천 5백만원 우리 형제들이 빌려주지 못할까봐 조상 땅에다 근저당을 설정하고 돈을 빌려. 창피하지도 않아? 제사는 뭐 잘했다고 지내. 시발!”

물통을 걷어차니 몇 조각으로 부서져 저만큼 나뒹군다.

사색이 된 그 형이 한마디 했다.

“00야, 너 이게 무슨 행패야?”

“행패? 행패 좋아하시네. 자형만 아니었으면 패 죽이고 싶다. 어이그 시발.”

“이자식 너 보이는게 없구나 응?”

“그래 보이는게 없다. 형만 아니었으면 어이그. 도끼로 찍어버리고 싶어!”

“뭐야? 이런 개망나니 같은 놈!”

동리 어른들이 나서서 수습을 하는 듯 했지만, 형의 평소 소행이 괘심했던 지 싸움을 말리는 시늉만 하는 듯 했다.

친정행사에 왔던 조카가 화들짝 놀라 제 아비의 앞에 나서서 제 삼촌들에게 말했다.

“삼촌, 비닐하우스 지으려고 조금 빌렸는데 올 가을 농사지어 갚을 거예요.”

“이런 싹아지 없는 년, 어디다 대고 주둥이 나불거려. 선산 팔아먹는 놈들 지금까지 잘되는 거 못 봤다. 너 똑똑히 들어. 나랑 셋째, 넷째, 선산에 매매중지 가처분 신청할 거야. 우리 죽으면 당연히 이 산에 묘를 쓸 거고. 납골, 우리는 안 해. 네가 선산 팔아 먹으려고 네 아버지 부추켰는지 모르지만 어림없다. 어디 재산권 행세 해 봐. 발목을 잘라 버릴테니….”

어느 집안이나 이름있는 문중에서 이와 비슷한 일로 다툼이 많다.

그래도 어쩌랴. 현 세태가 그렇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쓰려는 정부 시책에 역행할 수도 없으니 납골묘원은 장려되고 선산의 개념까지 잊게 만들고 있다.

양평의 어느 산자락은 멧돼지가 묘봉을 자꾸 파헤치니까 아예 시멘트로 발라 놓았고. 명지산이나 검단산의 산자락에는 철책으로 묘원을 두른 곳도 적지 않다.

살아서 영화를 누린 사람이나 옹색하게 산 사람도 이승을 떠나면 한줌 흙으로 돌아간다. 싸울 일도 없고 빈부의 격차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흙으로 돌아가 한줄기 바람으로 날려 세상을 떠돌며 이승의 모습을 다시 관찰하다보면 이 풍진 사바세계의 경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욕심이 부질없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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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산]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하다는 것은 큰것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작은것에 만족하는 것이랍니다.
순간의 생각차에 따라 불행이 시작되는것이고 요커다란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 작은 행복을 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작은 행복에 만족할 때 큰 행복도 함께 옵니다.
향긋한 차 한잔에 행복한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