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제사 축문
오늘은 음력 7월 27일(양력 8월 22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기일입니다. 이 자리에는 생존한 6남매 중 3형제와 사촌동생, 손자 형순이, 운순이, 건영, 증손자 국진이, 그리고 큰 형수, 둘째형수, 4째 제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64년 전 6.25침략인 인공난리가 한참 진행되어 국가의 운명이 위태롭던 상황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14년 전에 돌아가셔 지금은 두 분이 한 곳에 평안히 긴 잠을 자고 계십니다. 아버지의 기일을 당하니 끊어진 필림이 다시 돌아가듯 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몇 가지 기억되고, 이제 아버지의 돌아가심을 슬퍼하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저희들이 살아 있는 한 저의 자식들의 몸과 마음속에서는 부모님의 핏줄과 성품 유전자 전부를 받았고 손자 손녀에게는 2분지1이, 증손자 증손녀에게는 4분지1이, 고손자, 고손녀에게는 16분지 1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저희 자식들이 부모님을 불효한 죄책감과 추모하는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마치 졸이는 장국물처럼 더욱 진하게 더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사를 중히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의들 자식, 손자 손녀들 가정에 별탈이 없이 지냈으나 금년 봄에 둘째매형이 세상을 떴습니다. 어머니에게는 미안한 말씀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사정에 의하여 작년 어머니 제사를 마지막으로 올렸고 금년부터는 아버지 제사에 함께 술을 올리게 되었음을 고하니 너그럽게 용서하여주시기 하오나 어머님에게 부끄럽기 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자식들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정성껏 차린 음식을 많이 흠향하여주시옵소서.
2014년 음력 7월 27일 자식 구영, 구복, 구철 올림